실험용으로 사용되는 인공 폐를 환자 맞춤형으로 대량 생산 할 수 있는 3D프린팅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POSTECH(포항공대, 총장 김무환) 신소재공학과 정성준, 생명과학과 유주연 교수, 통합과정 강다윤씨 연구팀은 잉크젯 바이오 프린팅을 이용해 다종의 인간 폐포 세포주를 포함하고 있는 3차원 폐 모델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사람 몸속에 들어온 산소는 기도를 거쳐 폐포에 도착하고, 폐포의 모세혈관을 통해 혈액이 싣고 온 이산화탄소와 교체된다. 여기서 폐포는 얇은 상피 세포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주변의 얇은 모세혈관으로 둘러싸여 속이 빈 포도송이 모양을 하고 있다.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이동하는 폐포막은 ‘상피층·기저막·내피 모세혈관층’으로 된 3층 구조로 쉽게 기체의 이동이 쉽도록 매우 얇은 두께로 돼 있다. 이와 같이 얇고 복잡한 구조로 때문에 실험용 폐포를 정확하게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에서는 최초로 카트리지에 가해지는 압력으로 초미세 잉크방울을 토출 시켜 세포 및 바이오소재를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도포하는 ‘드롭-온-디맨드(drop on demand) 방식’의 고정밀 잉크젯 프린팅을 이용했다. 폐포 세포를 고해상도로 적층해 약 10마이크로미터(μm)의 얇은 두께를 갖는 3층 폐포 장벽 모델을 재현했는데 폐포 세포와 하이드로젤을 섞어서 배양한 3차원 비 구조화 모델과 비교했을 때도 높은 모사도를 보였다.
또한, 연구팀은 제작된 폐포 장벽 모델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모델로 사용했을 때, 바이러스의 자가 증식과 항바이러스 반응이 나타나 실제 조직 수준의 생리학적 반응을 유사하게 재현한 것임을 밝혀냈다.
정성준 교수는 “바이오 프린팅을 이용해 세포를 프린팅하고, 조직을 제작하고 있지만, 약 10 μm 두께의 3층 구조를 가진 폐포의 장벽을 모사한 것은 세계 최초”라며 “인공 폐포를 바이러스에 감염시켜 생리학적 항바이러스 반응을 관찰한 사례 역시 처음”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에 제작된 인공 조직은 환자 맞춤형 질병 모델 제작뿐 아니라 대량생산과 품질 관리가 가능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비롯한 전염성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치료 약물 및 백신 유효성 평가용 초기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