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포 내 미세 환경 변화를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물질을 이용해 미토콘드리아의 산화 손상 경로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산화 손상을 인위적으로 유도하는 광역동(PDT) 치료, 방사선 치료 등 암 치료 기술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UNIST(총장 이용훈) 권태혁·서정곤 교수팀은 미토콘드리아를 산화 손상시킴과 동시에 주변 환경 변화 감지가 가능한 다기능성 유기금속 분자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유기금속 분자는 외부 빛을 흡수해 활성산소를 만들고, 미토콘드리아 주변의 점도, 극성과 같은 정보가 담긴 새로운 빛을 내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개발된 기술을 단백질 분석 기법과 결합해 미토콘드리아 산화가 세포사멸로 이어지는 경로를 제시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가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내 핵심 기관이다. 활성산소에 의한 미토콘드리아가 산화되는 현상은 각종 암 치료 의료산업에 응용될 뿐 아니라 신경 퇴행 질환 및 심장질환과도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미토콘드리아 산화가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유발하거나 더 나아가 세포를 죽게 만드는 구체적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미토콘드리아의 특정 단백질 변성이 미토콘드리아 막 점도를 더 끈끈하게 만들고 탈분극(depolarization) 현상을 유도해 세포사멸이 일어난다는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점도 증가와 탈분극 현상이 물질 이동 장애를 유발해 미토콘드리아를 부풀어 오르게 하고 정상적 기능수행을 방해하는 것이다.
개발된 물질을 암세포에 주입하면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막에만 선택적으로 붙는다. 여기에 맑은 날 약 1초 정도 노출되는 햇빛 수준의 아주 적은 빛 에너지(0.1 J/㎠)만 쪼여주면 암세포 사멸이 발생할 정도의 충분한 활성산소가 나온다. 또 이 물질의 곁가지(기능기) 간 에너지 교환 현상을 분석해 미토콘드리아 주위의 극성, 점도 등을 알 수 있다. 에너지 교환 현상이 빛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공동 1저자인 이채헌 UNIST 화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개발된 금속유기복합체가 내는 빛(발광)의 수명과 파장을 분석해 막 점성과 극성에 대한 정보를 얻은 덕분에 미토콘드리아 산화 손상 과정을 정확하게 이해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동 1저자인 남정승 UNIST 화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프로테오믹스(proteomics) 기반 단백질 분석으로 미토콘드리아 산화에 의한 세포사멸 메커니즘을 뒷받침했다”며 “이번 연구는 화학-생물학 간 융합 연구의 성과”라고 전했다.
한편, 연구진은 형태변화 감지를 통해 미토콘드리아가 산화되면 미토콘드리아가 갈라지거나(fission) 서로 합쳐지는 현상(fusion) 빈번해 진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권 교수는 “개발된 물질은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죽이는 동시에 미토콘드리아가 산화돼 세포 사멸이 일어나는 정확한 과정의 이해 할 수 있게 한다”며 “광역동 치료를 비롯한 세포 산화 기반 항암 치료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월 4일 자로 온라인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아산사회복지재단 의생명과학 장학사업, 글로벌박사양성사업(GPF),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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