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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2-19 11: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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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ST 박노정 교수(좌측)와 김범섭 연구원

‘자석’이 갖는 물리적 특징을 이용한 컴퓨터 기억장치인 ‘자성 메모리(MRAM)’는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고(비휘발성), 처리 속도도 빨라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는다. 이 장치의 효율을 더 높이는 데 실마리가 될 연구결과가 나왔다.


UNIST(총장 이용훈) 자연과학부의 박노정 교수팀은 인천대 김정우 교수팀, KIST 김경환 선임연구원과 공동으로 수억 분의 일 미터(m)의 얇은 두께를 갖는 자성체의 ‘자기이방성’(Magnetic Anisotropy)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방법을 제시했다.


‘자기이방성’은 자성체 결정(結晶)의 축 방향에 따라 자성을 띠는 정도가 달라지는 성질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성질을 ‘온-오프 스위치(on-off switch)’처럼 사용해 에너지를 소모를 줄이면서 정보를 더 빨리 안정하게 저장할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물질의 자성은 ‘스핀(Spin)’이라는 전자 회전운동에서 비롯된다. 스핀은 N-S극을 갖는 아주 작은 ‘자석 알갱이’로, 자기장을 가해 그 방향을 정렬할 수 있다. 이때 물질이 자성을 띠며 이를 ‘자화(磁化)’라 한다. 자성 메모리는 바로 이 ‘자화 방향’을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고 읽는다. 하지만 자기장으로 자화를 조절하면 전력 소모가 많고 발열이 생겨 메모리 소자의 집적도를 높이기는 어렵다.


이번 연구에서는 자기장이 아닌 ‘빛과 전기장을 이용해 자화 방향을 조절’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이차원 물질인 요오드화크롬(CrI₃)에 빛과 전기장을 가하면 이 물질의 자기이방성 크기를 제어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자성체는 자기이방성 크기에 따라 자화 방향이 달라지므로 자기장 없이도 자화 조절이 가능하다. 이 경우 에너지 소모는 줄이면서 정보를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


자성체의 자기이방성이 크면 스핀이 한쪽으로 정렬되는 성질이 강하다. 그 덕분에 입력된 정보가 안정적으로 저장되지만, 새 정보를 입력할 때 들어가는 에너지 소모는 크다. 이런 ‘딜레마’는 자가이방성을 조절해 극복할 수 있다. 정보를 입력할 때는 자가이방성 크기를 낮추고, 정보를 보관할 때는 자가이방성 크기를 높이는 것이다.


이렇게 조절하면 적은 에너지로 더 빠르게 효과적인 정보의 입력과 저장이 가능해진다. 연구팀은 이론계산을 통해 빛과 전기장을 이용해 원자 수준으로 얇은 자성체의 자기이방성을 아예 없애거나 5배까지 키울 수 있음을 밝혔다.


또한 요오드화크롬의 자기이방성을 조절해 수직 방향으로 자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강화할 수도 있었다. 수직 자화가 수평 자화보다 정보저장밀도가 높고 스핀 방향을 바꾸는 에너지 소모가 적으므로, 이번 발견은 향후 자성 메모리 개발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박노정 교수는 “빛과 같은 외부 자극이 있는 상태에서 스핀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기술할 수 있는 ‘시간의존적 범밀도함수이론’을 활용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고효율 자성 소자’ 구현에 필수적으로 여겨졌던 ‘자기이방성’을 빛과 전기장으로 매우 빠르게 제어할 수 있음을 보였다”고 연구의미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2월12일자로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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