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기차 시장을 이끄는 양대산맥인 중국과 미국에서 보조금 축소 및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전기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도 3년여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의 탑재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7.0GWh로 전년동월대비 11.2% 감소했다. 감소를 기록한 것은 2017년 1월 이후 2년 7개월만이다.
확대일로를 거듭하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이례적으로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중국과 미국에서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판매가 급감하면서 배터리 사용량이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8월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동월대비 20.4% 감소한 3.5GWh에 그쳤다. 이는 정부 당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경기침체 확산 등으로 현지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한 것이 원인이 됐다. 8월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25.2% 감소한 9만3천대를 기록했는데, 이중 PHEV는 65.1% 감소한 1만대에 그쳤고 BEV도 24.4% 줄어든 6만대에 불과했다.
두번째로 큰 전기차 시장인 미국의 8월 배터리 사용량도 1.5GWh로 전년동월대비 28.2% 급감했다. 경기 침체 등에 따라 테슬라를 중심으로 BEV와 PHEV 판매가 각각 전년동월대비 23.3%, 25.6% 줄어든 데에 따른 것이다. 다만 하이브리드차(HEV) 판매는 47.4% 증가한 4만5천대를 기록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8.4% 증가한 7만2천대를 기록했다.
반면에 8월 유럽 전기차 시장은 BEV와 HEV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전년동월대비 14.1% 증가한 8만4천대를 기록, 배터리 사용량은 77.7%나 늘어난 1.5GWh로 집계됐다.
올해 1~8월 누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70.9GWh로 전년동기대비 59% 증가했다. 올해 남은 기간을 볼 때 2019년 연간으로는 전년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최근 중국 시장 침체가 본격화되고 미국 시장도 다소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전기차 관련 업계의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앞으로 국내 업계에서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 및 배터리 사용량 동향을 지속적으로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적절히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