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리실리콘 가격 추이(단위:달러/kg, 자료:BNEF, 한국수출입은행)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처음으로 kg당 8달러대로 떨어졌지만 전세계적인 고효율 태양전지 수요 증대로 인해 주요 메이커들은 증설 및 설비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치킨게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최근 발표한 1분기 태양광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kg당 9달러선을 유지했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5월 사상 처음으로 8달러대에 진입했다. 이는 세계 태양광 수요의 지속적인 증대에도 불구하고 폴리실리콘 과잉공급 우려가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세계 태양광 수요는 제품가격 하락 및 최대 시장인 중국의 태양광 지원제도 불확실성 제거로 인해 양호한 상황이며 올해 수요량은 130GW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고효율 태양전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단결정 잉곳·웨이퍼용 폴리실리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고품질 폴리실리콘 수요는 전체 폴리실리콘의 40%에 달하는 24만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2022년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를 위한 폴리실리콘 수요는 45만톤으로 올해 대비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은 규모를 키워 살아남아 시장을 지배하려는 치킨게임이 격화되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생산원가에도 못미치는 수준에 다다르면서 가격경쟁력과 자금을 확보한 대기업은 증설과 설비 전환에 나서고 있고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은 정리되고 있다.

고품질 폴리실리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OCI, 바커(Wacker), 중국 Daqo, GCL은 고품질 폴리실리콘 생산을 위한 설비전환에 나서고 있다. 폴리실리콘 메이커인 한국의 OCI는 올해 1만톤 규모의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 증설이 상반기 안에 끝나면 연산 6만9천톤에서 7만9천톤까지 늘어나면서 세계 2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중국의 경우 전기료가 저렴해 폴리실리콘 생산에 유리한 점을 활용해 Daqo는 3만5,000톤 규모의 Phase 4A 공장을 오는 4분기 가동할 예정이며, Tongwei는 6만톤 추가 증설을 올해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반면 Shaanxi Tianhong(3,500톤) Xinjiang Hejing(1,500톤) 등이 가동 중단되는 등 지난해 2분기 이후 가동 중단된 중국 폴리실리콘 기업의 생산량은 4만3,500톤에 이른다.

이러한 폴리실리콘 가격 약세와 공급과잉으로 우리나라 폴리실리콘 수출의 90%를 차지하는 對중국 수출은 2018년말 기준으로 전년대비 5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국업체들의 폴리실리콘 자급률이 상승하면서 올해 폴리실리콘 수출액은 7억달러를 하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치킨게임에서 버티기에 들어간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폴리실리콘 가격 전망에 대해 추가적인 하락보다는 3분기까지 현 가격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수요가 집중되는 4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폴리실리콘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올해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8~10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내수시장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로 인한 제품가격 급락으로 국내 제조기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구조조정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판매선의 지역적 다변화 및 내수시장에서 점유율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