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7년 세계 연구개발(R&D) 투자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우리나라가 전자, 자동차 등 일부 분야에 투자가 집중된 반면 중국은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EU집행위원회의 보고서를 인용해 글로벌 1,000대 기업의 2017년 R&D투자 현황을 분석한 스코어보드를 11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7년도 R&D 투자액 기준으로 134억유로(한화 약 17조원)를 투자한 삼성전자가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이는 전년대비 11.5% 늘어난 금액으로 총 매출액의 7.2% 규모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 기업이 319개로 가장 많았고, 투자액 역시 2,520억유로로 전체의 37.9%를 차지했다. 한국은 전년과 동일한 25개 기업이 총 267억 유로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R&D 투자 상위 10개 국가의 순위는 대체로 큰 변화가 없으나, 중국 기업들의 상승폭은 최근 몇 년 사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주요 기업들이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기술 선점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R&D 투자 상위 글로벌 1,000대 기업 중 중국 기업 수는 전년대비 20개 늘어난 120개를 기록했는데,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는 2017년 113억유로를 R&D에 투자해 세계 5위에 올랐다.
이밖에도 중국의 3대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바이두의 R&D 투자액이 전년대비 27.2% 증가했고 알리바바(33.4%), 텐센트(33.4%) 등도 두 자릿수의 투자 증가율을 기록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R&D투자가 가장 많은 산업분야는 ‘Pharmaceuticals & Biotechnology’로 전 산업의 18.9%를 차지했다. 미국, 일본, 중국은 특정 산업 분야에 치우지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골고루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각각 포함된 ‘Electronic & Electrical Equipment’와 ‘Automobiles & Parts’ 분야에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R&D투자 대비 고용증가율의 경우 한국 기업의 고용증가율은 3.72%로 세계 2위를 차지했다.프랑스가 4.22%로 1위를 기록했으며 한국에 이어 독일, 미국, 일본, 중국 순으로 나타났다.
고용 증가율이 가장 높은 산업 분야는 ‘Software & Computer Services’로 전년대비 5.77%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고용은 증가하였고, R&D 투자와 고용 모두 증가한 산업은 ICT 산업, 자동차 산업으로 나타났다.
주요 산업별로 기업의 분포 변화에 따르면 ‘Technology Hardware & Equipment’ 분야 기업 수는 10년 전 대비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가장 많은 기업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Software & Computer Services’ 분야의 기업수는 10년 전 대비 약 2배(54개)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밖에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분야로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의 기업이 주도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