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차세대 반도체인 SiC(실리콘 카바이드, 탄화규소) 전력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부산에 모여 관련 최신기술과 상용화를 위한 최신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부산광역시, 경상북도, 포항시가 주관하고 포항공과대학교 나노융합기술원(포스텍-프라운호퍼IISB실용화연구센터 : 센터장 신훈규 교수)이 주최하는 ‘SiC 재료 및 소자 국제심포지엄 2018’이 11월29일 부산시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조무현 포항공과대학교 나노융합기술원 원장, 신훈규 센터장 등과 LG화학, 포스텍, 전기연구원, 한국세라믹기술원 등 산학연 관계자 120명이 참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 열리는 SiC 2018 심포지엄은 세계적인 SiC 전력반도체 최신 기술을 국내에 소개함으로써 국내 SiC 기술개발 확대와 산업화 촉진과 함께 산학연의 네트워크 구축과 글로벌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전력(파워)반도체는 전자기기에 들어오는 전력을 장치에 맞게 전력을 변환, 분배 및 관리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며 전기차, 스마트카, 로봇, 스마트그리드 등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전력반도체 소재는 지난 1960년대부터 규소(Si)가 주로 사용돼 왔으나 신뢰성과 효율성 문제로 인해 SiC가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규소(Si)와 탄소(C)로 이루어진 물질로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단단하고 Si와 다르게 고전압·고내열 등 물질특성이 뛰어나 에너지 절약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특히 연비가 중요한 전기차의 경우 기존의 Si 반도체 대비 에너지 손실을 최대 90%까지 절감할 수 있는 물성을 지닌 탄화규소(SiC) 파워반도체가 필수적으로 탑재되고 있다. 그러나 SiC 관련 장비와 소재의 제약과 함께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아 연구개발과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미국, 일본, 스웨덴, 독일, 폴란드 등 해외 전문가 5명, 국내 전문가 9명이 연사로 나서며 기술 세션과 산업화 세션에서 SiC 기술분야 연구개발성과 및 정책, 상용화 기업의 산업화 추진방향 등을 논의했다.
해외 전문가로는 △안드레아스 할렌(Anders Hallen) 스웨덴 웁살라대학교(Uppsala Univ.) 교수 △안톤 바우에르(Anton .J. Bauer)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 박사 △티모테우스 시윅(Tymoteusz Ciuk) 폴란드 전자재료기술연구소 박사 △우세인 아예드(Hussein Ayedh)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교수 △바르지니엑 카즈브(Wawrzyniec Kaszub) 폴란드 전자재료기술연구소 박사 등이 참가했다.
안드레아스 할렌 교수는 SiC 전력반도체 제조의 핵심기술인 고온 이온주입 기술에 대해 설명하면서 SiC는 견고한 물질이기 때문에 이온주입이 쉽지 않고 손상과 결함 문제가 있어 임플란트 도핑이 적용되고 있지만 손상과 결함, 에너지 과다 소모 문제 등이 남아있어 걸음마 단계라고 밝혔다.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채널링 기술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온 주입속도를 조절하면 손상이 최대 5배 감소하는 등 최적의 도핑 방법을 찾는데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전문가로는 △박경석 온세미컨덕터 △나문경 한국전기연구원 박사 △정성민 한국세라믹기술원 박사 △구상모 광운대 교수 △신훈규 포스텍 교수 △김현배 부산TP 파워반도체상용화센터 등이 참석했다.
심포지엄에서 부산시는 지난 9월 발표한 바 있는 ‘파워반도체-파워코리아 비전 선포’ 목표 달성을 위해 산업부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파워반도체 상용화사업(2017∼2023년, 831억원) △파워반도체 신뢰성 평가인증센터 구축사업(2019∼2022년, 250억원)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 건립사업(2018∼2019년, 140억원) 등을 기반으로 한 ‘부산시 파워반도체 산업클러스터 조성종합계획(1940억원)’을 발표했다.
30일 열리는 테크니컬 투어에서는 오거돈 부산시장이 전력반도체 국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기술력 격차해소 등을 위해 SiC 파워반도체 분야 해외 권위자인 안드레아스 할렌 교수, 안톤 바우에르 박사 등을 시청에 초청해 국제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전력반도체 정책에 대한 관심과 아낌없는 조언을 당부할 계획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시는 현재 전력반도체 국내 매출액 3억 달러, 세계시장 점유율 1%에서 2028년까지 매출 58억 달러, 세계시장 점유율 10% 달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신산업으로 전력반도체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내에 파워반도체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신훈규 포스텍-프라운호퍼IISB실용화연구센터장은 “차세대 반도체시장 선점을 위해선 SiC와 같은 새로운 소재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매해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팹을 구축해 상용화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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