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가 탄화수소로 인한 오염으로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점을 해결할 고성능 촉매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UNIST(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김건태 교수팀은 신지영 숙명여대 교수, 한정우 서울시립대 교수, 정후영 UNIST 교수와 공동으로 SOFC의 성능을 높일 새로운 연료극 소재(촉매)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SOFC는 공기 중 산소를 수소나 탄화수소 등의 연료와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발생시키는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수소를 쓰면 물만 배출하는 청정 에너지원이지만, 아직 수소의 생산과 저장이 까다롭기 때문에 셰일가스를 비롯해 천연가스, 메탄, 프로판, 부탄가스 등의 탄화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SOFC 개발이 활발하다.
그러나 SOFC에 쓰이는 촉매는 탄화수소 계열의 연료에 포함된 탄소나 황 등으로 인해 촉매 표면이 오염되면서 성능이 악화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Layered Perovskite) 구조로 설계한 새로운 촉매를 개발해 문제점을 해결했다. 전기 생산에 필요한 화학반응을 돕는 물질(코발트, 니켈)을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에 심어뒀다가, 연료전지가 작동하면 저절로 올라와 합금을 형성해 연료전지 성능을 유지한 것이다.
실제로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메탄가스를 연료로 직접 사용해 500시간 이상 전류의 강하가 전혀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또 촉매의 활성화 정도만 따졌을 때도 기존에 보고된 촉매보다 4배 뛰어난 반응 효율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료전지의 세계 시장 규모는 1조8000억 원으로 연평균 85%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Energy, DOE)도 2020년경 세계 연료전지 시장 규모가 400억 달러(42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 중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은 64억 달러(6조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새로운 연료극 물질 개발로 SOFC 제조원가 비용절감을 가져올 수 있어 상용화 역시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김건태 교수는 “기존 SOFC 연료극 소재(촉매)는 탄화수소 연료를 직접 사용했을 때 초기에 높은 성능을 보여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하기는 어려웠다”며 “새로 개발한 금속 합금 촉매는 우수한 촉매 성능을 보여 연료전지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기술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촉매 물질이 스스로 합금을 이뤄 반응 효율을 높이는 현상’을 최초로 보고해 ‘재료화학 A(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서 ‘주목할 논문(Hot Paper)’으로 뽑혔으며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9월7일자 표지로도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