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물질을 원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이 최초로 개발되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최은미 교수 연구팀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고출력 전자기파를 이용해 원거리에서 방사능 물질을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는 기법을 최초로 실험적으로 증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원거리에서 방사능 물질을 탐지해 내기 위해 강력한 전자기파 발생장치를 개발했다. 방사능 물질 주변에 고출력 전자기파를 쪼였을 때 발생하는 플라즈마가 해답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플라즈마 생성 시간을 분석해 방사능 물질 유무를 파악했다. 기존 기술로는 측정이 불가능했던 원거리에서 방사능 물질을 감지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으며, 기존 이론 대비 4,800배 높아진 민감도를 통해 아주 소량의 방사능 물질의 탐지가 가능하게 되었다.
현존하는 대표적인 방사능 탐지 기술 중 하나인 가이거 계수기는 방사능 물질로부터 방출된 고에너지 감마선, 알파선 등이 계수기에 직접 도달해야 측정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기술로 탐지거리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전자기파는 원거리까지 방사 및 쪼일 수 있다. 이런 전자기파의 원리를 이용하면 탐지거리를 기존기술로는 불가능한 영역까지 늘릴 수 있다.
원거리에서 방사능 유출, 핵무기 개발, 핵무기 테러 등 각종 방사능 활동을 탐지할 수 있어 방사능 비상사태에 보다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최은미 교수는 “이 연구는 적어도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원거리에 존재하는 방사능 물질을 강력한 전자기파 발생장치를 원거리에서 쪼여 비파괴적으로 실시간 방사능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로봇도 접근할 수 없는 후쿠시마와 같은 고방사성 환경 탐지, 방사능 물질을 이용한 테러 활동의 감시, 원전 이상 사태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 성과는 교육부·한국연구재단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 글로벌박사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융합과학기술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5월 9자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