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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8-10 17: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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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조선산업은 지난해 431억달러(총 수출의 10.2%)를 벌어들여 자동차, 반도체를 제치고 수출 1위를 차지한 대표 ‘효자’산업이다.

한국의 조선산업은 1974년 한국 최초의 현대식 대형조선소가 건설된 지 12년 만에 유럽의 총 건조량을 추월하고 2003년에는 수주량, 건조량 및 수주잔량 전 부문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라 6년째 고수하고 있어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선박의 설계 및 건조 프로세스 정보화와 더불어 플로팅도크, 육상건조 공법, T자 도크 공법 및 메가/기가/테라블록 공법과 같은 신공법의 혁신화 등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조선산업의 추격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금융위기가 세계 경기의 침체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물동량이 감소했지만 우리나라의 조선해양업계들은 모두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증가율을 기록했다. 노후 선박의 교체 수요도 대부분 마감됨에 따라 2008년 이후 신규 선박 발주량이 40%이상 급감하는 등 조선해양업계가 수주 불황국면에 진입한 것이 사실이나 대형 조선업체들의 이미 확보된 수주량이 약 3년 이상 분이 있어 수주시 협상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안정된 건조기술을 바탕으로 FPSO, LNG선, 심해유전 개발용 드릴쉽, 쇄빙선과 같이 첨단 기술이 집약된 종합 해양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며 세계 해양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업계의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위기는 기회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시작된 세계경제위기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세계적인 물동량 감소로 이어져 조선․해운업계들은 수주량감소, 계약취소 등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 조선업계 상위 10위 안에 국내 7개 업체가 이름을 올렸고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11% 이상 증가해 조선해양업계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다.

지난해 7곳의 국내 조선해양업계들의 평균매출액증가율은 37%(한진중공업 제외)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조선해양분야 부문에서 전년대비 24.6% 증가한 12조1,78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매출액을 기록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1조3,557억원으로 전년대비 7.3% 증가했다.
현대중공업측은 이번 실적호조는 지난 2~3년 전 높은 선가에 수주한 선박이 매출로 반영됐고 환율상승과 건조척수 증가에 따른 매출액 상승으로 인해 고정비 감소효과가 나타나 영업이익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뒤를 이어 대우조선해양이 전년대비 56% 증가한 11조746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조315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236%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24.7% 증가한 4,017억원을 기록했다. 대우조선측은 지난해 15척의 LNG선을 비롯해 드릴십, 초대형컨테이너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다수 건조한 것이 실적 증가에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같은 사양의 시리즈 선박을 연속 건조해 생산성이 증가하고 경비 절감 노력 단행, 환율상승, 또 일부 중국산 후판 가격 인하에 따른 예정 원가 조정 등도 우수한 실적을 낸 요인이 됐다. 그러나 1조3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4777억원의 환 헤지 손실을 입어 순이익은 4,017억원에 머물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조선분야에서 전년대비 26% 증가한 9조9,957억원의 매출액과 전년대비 58% 증가한 7,8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0조에 달하는 실적호조는 생산성향상으로 인한 건조량 증가 및 선가 개선 때문이었다. 영업이익률이 7.8%에 불과한 것에 대해 삼성중공업측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은 영업이익률이 좋았으나 전략적으로 해당 선종을 수주하지 않고 Drillship, LNG-FPSO, LNG, 초대형 컨테이너선, 극지 운항용 탱커와 같은 고부가가치선에 수주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또한 타사와 달리 환 헤지 비중이 높아서 영업이익률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전년대비 33.5% 증가한 3조8,047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또한 전년대비 47.8% 증가한 5,367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9% 감소한 5,1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조선용 후판 등 원자재가격 상승을 일부 미헤지부문에서 환율상승에 따른 수혜로 만회했고 생산성이 높은 PC선의 건조비중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었기 때문이라고 현대미포조선측은 설명했다.
또한 현대미포조선은 주력 선종인 PC선의 수주를 기반으로 벌크선, 자동차운반선 및 RORO선에 대한 수주를 이어가 선종다변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와 장기적인 성장의 틀을 마련했고 12년 연속 평화적으로 노사협상을 마무리해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전년대비 43.3% 증가한 3조7,506억원의 매출액과 전년대비 0.2% 감소한 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삼호중공업측은 조선부문에서의 시장선도적인 위치와 지속적인 생산성 증가를 바탕으로 가격경쟁력 및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 대형 탱커, 대형 컨테이너, LNG선, LPG선 및 FPSO등 고부가가치 위주의 다양한 선박 수주로 매출증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STX조선해양은 전년대비 41% 증가한 3조56억원의 매출액과 0.4% 감소한 944억원의 영업이익, 73% 감소한 4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생산성향상과 건조능력확대에 따른 건조척수 증가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강재 단가 및 환율상승에 따른 재료비 증가로 순이익은 감소했다고 STX조선해양측은 설명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까지 가격이 비교적 저가인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선종들을 주로 건조했고 선박건조에 들어가는 후판구매에 매출액의 25%에 달하는 7,500억을 사용했다. 타사보다 후판가격 변동에 민감해 후판가격이 상승하면 원가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순이익이 큰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조선부문에서 2조173억원의 매출액과 3,9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조선부문에서 10억달러(특수선 4,100 억원 포함)의 신규수주를 달성했다. 급격한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로 4분기 조선부문의 영업이익률이 상승한 것이 좋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

△사업다각화로 불황을 이긴다.

국내 조선업계는 세계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전반적인 조선업계의 침체로 수주량이 급감했다. 조선공업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9년 1~3월 국내 선박 수주량은 69.7천CGT로 전년동기대비 98.3% 감소세를 나타냈다. 또한 선주와 선사들이 발주를 취소하거나 연기함에 따라 각 업체들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각 업체들은 그동안 조선․중공업분야에서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각종 대형플랜트사업이나 에너지산업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997년부터 태양광사업을 연구해 2010년 태양광사업에서 1조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선박프로펠러 원리를 응용해 연간 600MW(주택 20만 가구 사용분) 규모의 설비를 생산할 수 있는 풍력 발전기 공장 설립을 진행 중이다. 2012년 풍력발전설비에서 매출 1조2,000억원 달성과 함께 시장점유율 35%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도 생산단가가 저렴한 풍력발전에 진출해 지난해부터 풍력발전설비 관련팀을 조직하고 육상용과 해상용 풍력 발전설비를 생산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등 에너지관련 선박과 해양플랜트는 물론 에너지탐사와 생산에 나서서 카자흐스탄 잠빌 광구 지분을 인수하고 싱가포르에 원유거래 자회사를 설립했다.

올해 에너지 회사 로열더치셸이 50억달러에 이르는 LNG-FPSO(부유식 생산저장 설비) 프로젝트 설계 파트너를 선정하고 하반기에 총사업 규모가 320억달러에 이르는 호주 고르곤 가스 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등 해양플랜트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등도 대비를 갖췄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3월 해양플랜트사업에 전념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고 STX조선도 3월 회사 이름을 'STX조선해양'으로 바꾸고 해양플랜트 부문을 강화했으며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해양플랜트 건조용 전용 독(dock·배를 만드는 일종의 큰 웅덩이)을 완공했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최근 STX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잇달아 신규수주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올 하반기에 선박 신규발주가 정상화 될 것이라는 전망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조선 경기에 선행하는 해운업황이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금융시장이 점차 진정되면서 세계 선박 금융이 점차 활기를 찾고 있다는 점과 조선용 후판가격이 하락된 점이 고무적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조선산업의 올해 수출규모는 전년 대비 26% 증가한 544억달러로 예상되고 있어 수출 부문 선두의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른 경쟁국보다 풍부한 기술․기능인력과 세계 최고의 조선클러스터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조선산업은 계속 ‘효자’로 남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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