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그룹(회장 김해련) 계열사인 SBC(주)(대표 김재균)가 국내 최초로 천연광물에서 생산한 나노산화아연(Nano Zinc Oxide)을 자외선(UV) 차단제 원료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독일, 일본 등에서 수입에 의존하던 원료를 국산화함으로써 한류를 타고 급성장 중인 한국 화장품의 수출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송원그룹은 25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SBC(주)가 화장품 원료 소재 개발 기업 ㈜NFC(대표 류우영)와 공동 개발한 무기계 UV차단 화장품 원료 ‘내추럴징크’를 출시하고 이를 언론계 및 관련 업계에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산화아연은 WHO, 미국 FDA(식품의약국) 및 FPA(환경보호청), RoHS, 프랑스 유기농 인증기관 Ecocert certification 등에서 인정받은 인체에 무해한 안전 물질이다. 또한 항균지속성이 반영구적으로 우수하고 자외선 차단효과가 뛰어나 화장품, 항균필터, 비누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내추럴징크는 SBC의 나노산화아연 생산기술과 이를 가지고 기능성을 입힌 NFC의 기술력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지난 2011년 SBC는 국내 최초로 천연광물 원석을 연소·가열해 산화아연(Zinc Oxide)을 얻어내고 이를 용해·재결정함으로써 나노산화아연을 양산화하는데 성공했다. 20~30나노미터(nm)의 균일한 구형 입자에 표면개질(코팅)을 통해 UV 차단효과를 극대화시킨 것이 내추럴징크다.
천연광물에서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품질은 물론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게 됐다. 내추럴징크는 무기계 원료로서 인체에 무해한 것은 물론 기존 무기자외선 차단제가 가지고 있던 단점인 백탁현상(피부 표면에 하얗게 뜨는 형상)을 최소화했으며 입자가 균일하기 때문에 사용감과 발림성이 향상됐다. 또한 코팅처리가 잘돼있어 산화에 의한 변색현상이 없고 소량으로도 차단효과를 극대화시켰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kg당 5만원을 호가하는 독일·일본산 나노산화아연 화장품 원료 대비 30~40% 저렴해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SBC와 NFC는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UV차단 화장품 원료를 대체하고 나아가 산화아연 원료시장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2018년 기준 자외선차단을 위한 ‘썬케어(Suncare) 화장품’의 세계시장은 약 1조원, 국내시장은 약 350억원 규모로 예측되고 있다. 기능성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BB, CC 크림, 에어쿠션 등에 사용되는 썬케어(suncare) 원료를 감안한다면 그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전체 자외선차단제 원료 중 91%를 차지하고 있는 유기계 원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논란이 일면서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무기계 원료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도 호재다. 아직 무기계인 이산화타이타늄(TiO₂)은 7%, 산화아연은 2%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만큼 성장가능성은 높다.
내추럴징크는 현재 국내 화장품 원료회사에 공급되고 있으며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나아가 항균제품시장에 진출하는 한편 TiO₂를 자외선 차단, 초발수코팅 등 용도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김해련 송원그룹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확실히 입증되지 않은 유기물질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로 미뤄볼 때 향후 무기계자외선차단제 원료의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며 “상대적으로 고가인 독일과 일본의 나노산화아연 제품에 비해 우리나라 기업이 직접 개발한 내추럴징크는 높은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대까지 갖추고 있어 국내 화장품 원가 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학철 NFC 연구소 이사는 “한류바람을 타고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국산 화장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 신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SBC는 송원그룹이 기초소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인수한 기업으로, 아연을 기반으로 한 산화아연, 아연말, 인산아연, 아연플레이크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