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자동차 등 산업에서 첨단 고기능소재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소재부품 전문기업과 전문가들로부터 향후 기술개발 방향과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신소재경제신문과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은 14일 킨텍스 제2전시장 컨퍼런스룸 404호에서 제 1회 고기능소재 기술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올해 나노코리아 기간 처음 개최된 고기능소재 전시회(MATRIAL+ KOREA)의 부대행사로 마련된 자리로 산학연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했다.
연사로는 △하성규 한양대 교수 △강정구 다이킨 과장 △이원 효성 전무 △김성기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 전무 △김대현 풍산홀딩스 연구소장 등이 나서 주제발표했다.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복합소재 전문가인 하성규 한양대 교수는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고기능 복합재 부품제작’을 주제발표 했다. 현재 전세계적인 자동차 연비규제로 인해 경량화는 이제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 이에 BMW의 경우 복합소재를 통해 강도는 유지하면서 130kg 비중을 줄이는데 성공했으며 현대차는 본격적으로 복합소재를 적용한 부품을 개발·적용을 확대 중이다.
일례로 수소연료자동차의 핵심부품인 수소용기 소재로는 강도와 무게를 고려하면 탄소섬유밖에 없다. 또한 한국카본의 경우 복합소재로 수직이착륙 무인기를, 데크카본은 무게가 많이 나가는 자동차 브레이크를 복합소재로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복합소재 제작을 위해선 어떻게 비용을 낮추고 시간을 절감하느냐가 중요한 이슈다. 탄소섬유로 천을 짜고 레진을 넣어서 경화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최적 설계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경화에 2시간에 걸리던 것을 단 2분으로 줄이는 레진이 개발되는 등 소재개발도 활발하다.
또한 kg당 20달러에 달하는 탄소섬유가격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과 함께 재활용 기술 개발이 주요 이슈다. 향후 유럽 등에서 자동차는 85% 이상이 재활용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CFRP로 만든 범퍼가 찌그러질 경우 수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도 고려해야 한다. 하성규 교수는 “복합소재 제조기술보다 설계기술력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열가소성 수지의 경우 재활용이 큰 이슈이며 탄소섬유를 떼어내서 다시 재활용하는 기술이 큰 산업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적인 공조 및 불소화학전문기업 다이킨공업의 한국법인 다이킨코리아의 강정구 과장은 ‘첨단 불소화학제품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발표했다.
불소는 내열성, 내약품성, 난연성, 방오성, 절연성을 가지고 있는 ‘팔방미인’ 소재로서 이에 스마트폰에서 주방 프라이펜, 냉장고 및 에어컨 냉매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다이킨은 불소의 원재료인 형석으로 무수불산 및 플루오르카본가스를 통해 불소수지, 고무, 도료 등 4천종의 불소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매출액은 전세계 2조원에 달하고 있다. 강정구 과장은 ICT 용 지문부착방지제, 반사방지 저굴절 재료, 방수방습 코팅제 등에 사용되는 불소화학기술에 대해 중점 소개했다.
다이킨의 불소 방수방습코팅 기술은 타사 제품보다 얇은 피막으로도 잘 건조되고 친환경으로 제작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낮은 굴절률을 가지고 있는 불소의 성질을 이용해 반사방지용 저굴절률 폴리머 ‘OPTOLL AR-100’을 개발했다. 이는 저굴절률이 1.36~1.38로 고투명이 가능하고 열경화가 가능하면서 범용용제에 잘 녹는 장점이 있어 반사방지 필름 등에 사용되고 있다.
강정구 과장은 “향후 OLED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물과 닿으면 제품이 망가지기 때문에 방수 방습이 중요해지고 있어 불소화학제품의 수요가 늘 것”이라며 “디스플레이의 대면적화, 곡면화 등에 따라 저반사 소재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케톤을 전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효성의 이원 전무는 폴리케톤이 실제 산업에 적용되고 있는 사례와 개발되고 있는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효성을 울산에 연산 5만톤 규모 폴리케톤 공장을 구축하고 지난해부터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폴리케톤은 내충격성, 내열성, 내화학성, 내구성, 내광성 등이 뛰어난 특성을 가진 소재다. 과거 신소재로 각광받은 나일론은 스타킹에 적용되면서, 탄소섬유는 보잉사 비행기에 적용돼 상용화에 성공한 것처럼 폴리케톤도 어플리케이션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폴리케톤은 자동차 분야에서 레귤레이터, 커넥터, 휠커버, 퓨얼 필러 도어 등에 적용되고 있다. 전자제품에서는 소음이 적고 내마모성이 좋은 특징을 살려 냉장고 도어 클로저, 에어컨, 프린트 기어, ATM 기어 등에서 적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내화학성 등 장점을 활용해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용기에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데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냈다.
정수기의 경우 포름알데히드가 발생하지 않는 폴리케톤이 기존 소재를 대체할 수 있다. 내화학성이 좋아 석유가스 파이프 라이너로 상업화에 성공했다. 효성은 성질에 따라 7종류의 폴리케톤 레진과 36 등급의 컴파운드를 생산하고 있다.
폴리케톤은 원재료가격은 싼 편이나 제조과정에 필요한 촉매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여타 신소재와 같이 대체재로 활용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원 전무는 “폴리케톤은 이제 막 인큐베이터에서 나온 신소재로서 성장 잠재력이 높다”며 “2~3년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이에 많은 소재 공급 및 수요기업들이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실리콘 및 첨단소재 전문기업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의 김성기 전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위한 실리콘 소재’를 주제발표했다.
현재 차세대 유망 디스플레이 시장으로는 자동차와 플렉서블이 꼽히고 있다. 실리콘은 재료자체가 플렉서블하고 투과도가 높으면서 내열성, 내후성, 고수명 등 장점이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각광을 받는 소재다. 또한 파티클이 적기 때문에 제품에 영향을 덜 미치고 특히 고신뢰성을 요구하는 자동차 디스플레이에선 실리콘 수요가 늘고 있다.
OLED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가스와 수분을 막기 위해서 실리콘이 충전재, 박막봉지 등의 핵심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모멘티브는 최근 OLED용 고기능 실리콘 'InvislSil'을 출시했다. 또한 OLED 밝기를 60% 높이는 소재로도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기판이 휘고 소재도 기존 유리에서 플라스틱으로 다양화되면서 실리콘이 맞춤형 옵티컬 본딩용소재로 수요가 늘고 있다. 모멘티브는 상온에서 빠른 속도로 경화가 가능한 ‘Snap Care'를 출시했는데 고객사의 수율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김성기 전무는 “특수소재분야에서는 고객사에 좋은 재료가 아니라 맞는 재료를 공급해야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며 “모멘티브는 실리콘의 가지고 있는 특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고객과 밀착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철금속전문기업 풍산그룹의 지주회사인 풍산홀딩스의 김대현 연구소장은 ‘전극재용 나노금속분말 제조 연구’를 주제발표했다. 풍산홀딩스는 자동차, 기계, 전자산업 등에 적용되는 고기능 구리 및 알루미늄, 니켈, 철, 은 등 금속나노분말을 창원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현재 연산 1천톤의 구리 등 금속분말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광소결 및 잉크용 구리 분말, 폭발 추진제용 알루미늄/니켈 분말, 산화제용 철 분말 등도 생산해 대만 등에 수출을 하고 있다.
풍산홀딩스는 최근 광소결용 금속분말 연구과제를 통해 터치스크린용 전극에 사용되는 비싼 은(Ag)분말을 구리분말로 대체하기 위한 개발을 추진중이다. 김대현 소장은 “구리분말 가격은 기존 은분말대비 1/3 수준에 불과하고 성능도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적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