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 금속분말 생산·유통 선점 할 터”
“탄탈륨(Ta) 분말을 시작으로 블루오션인 3D프린팅용 금속분말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우리나라 대표 강소 소재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메탈실리콘 분말 및 유기실리콘 전문기업 한국메탈실리콘(주)의 최종오 대표는 국내 최초로 금속 3D프린팅 탄탈륨(Ta) 분말 생산을 앞두고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한국메탈실리콘은 6월15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이광식), 영월청정소재산업진흥원(원장 이태영)과 탄탈륨분말 소재 국산화를 위한 제조기술 및 장비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내달부터 연산 1톤규모의 파일럿 생산설비를 구축, 올 하반기 탄탈륨 분말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종오 대표는 오래전부터 탄탈륨을 회사의 신성장 아이템으로 점찍고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탄탈륨은 강도, 내식성, 내마모성, 절삭성, 생체적합성 등 특성이 매우 우수한 희소금속으로 커패시터(콘덴서), 절삭공구, 수술도구, 임플란트, 항공기 엔진, 화학공업 장치 등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IT제품의 고기능화에 따라 정전용량이 증가하면서 스마트폰에는 정전용량이 높은 탄탈륨이 커패시터 핵심소재로 적용이 확대되는 중이다.
그러나 최 대표는 탄탈륨 분말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커패시터가 아닌 의료용에 주목했다. 탄탈륨은 강도가 높고 인체친화적인 타이타늄(Ti)과 성질이 유사하나 연성이 좋아 선진국에선 임플란트, 뼈 등 의료용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탄탈륨 시장은 약 600억원으로 대부분이 커패시터용으로 의료용은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시장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 국내 소재산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도 한 몫 했다. 국내 부품업체나 완제품 업체들의 담당자들은 매우 보수적으로 기존 소재대신 새로운 소재를 사용하는 걸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후발주자로 진입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다. 이에 최 대표는 3D프린팅용 분말소재라는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로 결심했다.
탄탈륨 분말 가격·품질 자신, 블루오션 의료용 시장 도전
순도 높은 분말 생산기술 특화, 희소금속 사업 박차
이후 탄탈륨 분말 관련 전문가들을 수소문한 끝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윤재식 박사의 기술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기술이전을 받았다. 여기에 한국메탈실리콘이 그간 메탈실리콘 분말을 생산하면서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가 접목돼 시너지를 발휘하게 됐다. 회사는 진공가열기 장비를 구축하고 있어 재료를 단시간에 불순물 없이 분쇄할 수 있기 때문에 순도가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고객사가 원하는 스펙과 입도에 맞춰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3D프린팅용으로 출시되는 탄탈륨 분말은 순도 99.95%에 크기는 45~75마이크로미터(μm)로, 나노미터(nm) 또는 구형으로까지 생산 가능하며 추후엔 커패시터 등 다른 용도에 까지 맞춤형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작은 연산 1톤 규모로 향후 수요에 따라 2~3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메탈실리콘은 금속 3D프린터를 구축하고 기업지원 및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원지역본부와 협력을 통해 탄탈륨 분말로 임플란트, 뼈, 수술도구 등을 출력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중국기업과 협력을 통해 품질 좋고 저렴한 니켈, 타이타늄, 철, 텅스텐 기반 금속 3D프린팅 분말을 수입·유통한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국내 금속 3D프린팅 시장이 아직 열리지 않아 장비는 물론 소재가격도 비싸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메탈실리콘은 탄탈륨 등 금속 분말을 국산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관련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는 강소 소재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밖에도 도자기, 시멘트, 유리섬유 원료로 널리 사용되는 납석을 고품위화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술 등을 가지고 있다. 최 대표는 “분말 생산에 특화된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임을 자부하지만 장비구입에 필요한 자금문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가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투자 유치는 물론 기술협력 등을 통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소재기술이 전방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