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기술 선진국 진입, ‘표준화’에 달렸다
■ 국가표준코디네이터는
국가표준코디네이터는 국책과제의 표준화 연계업무 및 산업화 지원을 담당하기 위하여 기술표준원장이 임명한 민간 전문가다.
국책과제의 표준화 연계 및 산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국가표준코디네이터(NSC, National Standard Coordinator) 제도를 마련하고, 2011년 1월28일 운영규정을 제정하고 국가기술표준원장이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국가표준코디네이터 운영규정’을 고시했다.
국가표준코디네이터는 2014년 5월에 개정된 운영규정에 따르면 △국책과제의 표준화 연계를 위한 기획, 자문, 평가 및 조율 △해당 분야 국책과제-표준 연계를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 △국제표준화 활동 기획 및 지원 △투자관리자(MD), 프로그램 디렉터(PD)등과 협력해 국가R&D 정책 방향에 표준화 연계 지원 △기술표준원과 협력해 표준화 계획 및 정책 지원 △국책과제의 산업화 촉진을 위한 자문 및 조율 △표준기반의 정부 시범사업 등의 기획 및 자문 △기업의 제품 상용화를 위한 표준 적용 등 성과 확산 활동 △기타 기술표준원장이 국책과제의 특성을 고려해 재지정한 역할 등을 수행하도록 돼 있습니다.
■ 구체적으로 차세대 소재란
소재는 물체를 구성하는 재질 즉 물질을 뜻하지만, 생산이나 제조에 쓰이는 물리적인 원자재(원료)나 부품이라고 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에 쓰인 소재는 기계, 전기/전자, 정보통신, 화학, 바이오/의료, 에너지/자원 등 수요에 따라 구분되거나 금속, 세라믹, 고분자, 복합 재료 등의 성분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늘 그러했듯이 소재 분야에서는 신기술 개발에 힘입어 기존 소재의 고유 특성을 강화시키거나, 소재들을 결합해 새로운 특성을 구현하는 복합 소재가 주목을 받는 한편 최근 나노기술의 발전에 따라 나노를 기반으로 해 소재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나타내는 나노 융․복합 소재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차세대 소재라고 일컫는 소재는 기존에 존재하고 있던 소재이든 새로운 소재이든 관계없이 미래에 고부가가치 산업 조성에 기여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산업의 기반이 되거나 산업간 연관효과가 큰 기초물질이다.
차세대 소재 분야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기반 산업 분야이며 더불어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등 세계적으로 우리가 산업화를 선도할 수 있는, 유망 성장 산업 분야이기도 하다.
정부는 미래 산업으로 차세대 소재분야의 기술개발 및 산업화 추진 중이며 ‘산업엔진 프로젝트 표준화 방안’을 수립해 이 분야의 표준 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 왜 표준을 정하는 일이 중요한가
표준이 생겨난 것은 행위와 소통의 효율성을 높여 우리들의 개인적인 삶과 사회적 삶을 더욱 편리하게하기 위함이다.
산업적 개념에 한정해 볼 때 표준은 상품 및 서비스를 공통적이고 반복적으로 일관되게 사용함을 목적으로 재질, 공정, 용어 등에 관한 명세와 기준을 규정한 문서로 정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어떤 산업의 국제표준화 활동은 기술의 완성도나 산업의 성숙도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기술이 대량생산 체재를 갖추고 있고 국제적인 교역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국제표준의 중요성은 증대된다.
이에 세계경제의 개방화와 글로벌화가 가속되고 있는 요즈음의 상황에서 표준이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세계 무역의 약 80%가 표준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국내차원에서도 표준화가 미치는 경제 효과는 더없이 크다.
세계는 국제무역기구(WTO) 체제를 통해 국가 간 무역의 자유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각국의 기술기준과 적합성 판정 절차가 달라 또 다른 무역 장벽인 기술 장벽(TBT : Technical Barriers to Trade)이 나타나고 있다.
WTO TBT 협정에서는 국가 간의 기술 장벽 해소를 위해 회원국이 기술기준, 적합성평가 및 표준을 적용함에 있어서 관련 국제표준이 있을 경우에는 그것을 채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표준이 이러한 기술기준과 적합성 판정 절차의 바탕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 간 무역에 있어서 ‘국가 간 공동이익 도모를 위해 국제적 합의로 제정돼 범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지침’인 국제표준이 크게 부각됐고 대외무역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표준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국제표준의 제정을 주도하는 국가나 기업이 그들의 기술을 토대로 국제표준을 제정하게 되는 경우 그 국가나 기업은 세계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되므로 표준화 단계에서 초기 표준 선점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유망기술의 경우 기술발전의 초기단계부터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의 기술 특성이 반영된 국제표준 제정이 이뤄지도록하기 위해서는 국제 표준 제정에 국내 전문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국가기술표준원은 기술의 융·복합시대에 부응하고 WTO 체제에 맞는 표준정책을 구현하고자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그 중에 대표적 정책이 기술개발의 기획단계에서부터 표준과 연계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표준을 선행 개발토록 하는 표준기반 R&D 정책과 국내기술을 국제표준으로 하는 국제표준화 정책이다.
반면에 표준기반 R&D 정책을 모든 R&D 사업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주요 산업 분야의 R&D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한편으로는 민간 표준 전문가인 국가표준코디네이터를 임명해 국책과제의 표준화 연계를 위한 기획, 자문, 평가, 조율 및 중장기 전략 수립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차세대 소재, 기술개발 앞서는 선행표준 필요
로드맵 구체화 해 연구개발·표준화 지속해야
■ 차세대 소재 분야 표준기반 R&D 로드맵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차세대 소재 분야 산업 발굴 및 육성을 위한 노력은 미래 소재에 대한 수요를 바탕으로 각 소재별 융·복합을 통해 성능과 기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정부 및 산업계가 주도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 표준코디네이터사업 차세대 소재 분야에서는 차세대 소재 중에서 특히 하이브리드 나노 소재, 탄소섬유 및 응용소재,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국내외 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소재에 초점을 맞춰 국내외의 기술현황, 정책방향, 규제, 특허 및 표준의 현황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향후 10년간 차세대소재 분야에서 다루어져야 할 R&D 로드맵을 작성했다.
차세대 소재 표준기반 R&D 로드맵의 분석 대상 기술은 정부 각 부처 및 부처이외의 기관에서 도출된 주요 R&D 기술과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기술들을 대상으로 해 차세대소재 관련 산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된 분과위원회에서 논의를 통해 도출했다.
도출된 R&D 기술은 하이브리드 나노 소재와 탄소섬유 및 응용 소재 및 고성능 고분자 소재로 나누어 분석했다.
또한 차세대 소재 표준기반 R&D 로드맵은 하이브리드 나노 소재, 탄소섬유 및 응용 소재, 고성능 고분자 소재 분야의 연구 활성화, 차세대소재 기반 제품 개발 및 시장의 창출을 위한 표준기반 R&D의 효율적인 추진 및 체계적인 운영에 도움을 주고자 산업 원천기술 및 특허와 표준화 연계 방안 수립, 표준항목 선정 및 세부추진전략 등을 제시했다.
특히 도출된 주요기술에 관련된 표준항목을 제시해 표준을 염두에 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연구 개발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 한국의 차세대 소재 분야 표준화 현황은
차세대 소재 표준기반 R&D 로드맵에서 다뤄진 하이브리드 나노 소재, 탄소섬유 및 응용 소재, 고성능 고분자 소재에 국한해 설명하겠다.
하이브리드 나노소재 분야에서는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 등 나노소재의 용어, 측정, 특성평가법 등 ISO/TC 229(나노기술)와 IEC/TC 113(전기전자제품의 나노기술)에서 국제표준화가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의 표준 전문가들이 주도해 그래핀 및 탄소나노튜브 관련 국제표준을 제안·제정 중으로 이 분야의 국제 표준 제정을 선도하고 있으나 최근 중국이 그래핀 관련 방대한 양의 자국표준을 제정하고 국제 표준을 추진하고 있어 우리의 주도권 상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그래핀 및 탄소나노튜브 등 나노탄소소재 분야에서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다각도로 강구돼야할 것이며 국가 및 관련 업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탄소섬유 및 응용소재 분야에서는 일본, 독일 등 선진국 주도로 탄소섬유 자체의 물성시험 관련 표준 등 ISO/TC 61(플라스틱)/SC13(복합소재 및 강화섬유)에서 국제표준화를 진행 중이며 향후 항공, 방위산업, 원자력, 선박, 자동차, 스마트폰 등 탄소섬유 응용 제품에 대한 표준화 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항공분야 등에 사용되는 탄소섬유관련 국가표준을 제정하여 활용 중이다. TC61에는 국내 표준전문가들이 기계적 물성, 물리-화학적 물성, 열가소성수지, 발포플라스틱 등의 분야에서 국제 표준화에 참여하고 있으나 아쉽게도 탄소섬유와 탄소섬유 복합소재 분야에는 활동이 거의 없는 형편이다.
반면에 탄소섬유 및 탄소섬유 복합소재는 국내 표준전문가들의 영역범위 내인 ISO/TC61/SC13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국제 표준 개발 과정에 참여가 비교적 용이할 것이다.
또한 국내 섬유분야 표준전문가 그룹이 Textiles 분야에서 활발한 표준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관련 토목용, 건축용, 자동차용, 도로교통용 소재 등에 대한 신뢰성 평가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고성능 고분자 소재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분야에서는 ISO/TC 61/SC 9 Thermoplastic Materials를 중심으로 고강도 고내열 열가소성 플라스틱에 대한 국제 표준이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및 응용기술 전문가 그룹은 ISO/TC 61 (plastics), ISO/TC 150 (implant for surgery), ISO/TC 20 (aircraft and space vehicles), ISO/TC 22 (load vehicles) 그리고 전기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표준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를 활용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그리고 관련제품에서 세계 각국의 선발 기업들과의 품질 차별화와 신뢰성 확보를 위한 국제표준화를 ISO/TC 61 등 관련 표준 분야에서 추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최근 세계 최초의 신소재를 개발하고도 선진국에서 활용사례가 없다고 정부로부터 사용허가를 받지 못한 경우도 있는데 이는 표준화와 관계있다고 생각한다. 신소재가 새롭게 개발돼 사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소재기술의 산업화는 ‘기술개발-제품생산-판매-표준 개발-표준 확산-시장 확대 및 기술 확산-기술 발전’의 과정을 거치게 되고, 이와 같은 과정에서 표준은 제품 생산과 시장 확대의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된다.
반면에 요즘과 같이 기술의 변화와 발전 속도가 빠르고, 제품의 수명이 짧으며, 기술과 기술,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는 시대에는 표준의 중요성이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부각되고 있다.
즉 차세대 소재 분야에서도 기술개발과 동시에 연계된 표준개발 또는 기술개발에 앞서는 선행표준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했다.
세계 최초의 신소재를 개발하는 경우 산학연의 협력을 기반으로 소재의 개발과 동시에 소재 그리고 제품의 표준화를 연계하여 선제적으로 표준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며 국내 표준 전문가 그룹을 활용해 관련 국제 표준을 개발, 제안하여 시장에서의 경쟁을 유리하게 전개하도록 하여야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특히 관련 기업이 관심을 갖도록 정부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국제표준화 주도권은 지켜나가되 소재 특성에 관한 인증이 관련 산업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국내외 기술 수준 및 산업 수요를 파악하여 국제표준을 염두에 둔 국내표준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국제표준을 제안한 PEK(Polyketone)소재와 더불어 PEEK(Polyetheretherketone)의 사양 및 특성 측정법도 표준 제안 요청을 받고 있는바 독일에서 신규제안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이 일부 신소재나 기술 독점 소재의 경우에는 미국, 일본, 유럽 등 기술 선진국에서 생산되어 판매되고 있지만 국제표준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우리 소재가 개발되는 시점에서 표준제안을 할 경우 생산국가에서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 끝으로 한 말씀
차세대 소재 분야는 기존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기능을 바탕으로 최근 대두되고 있는 에너지·환경 문제의 현실적인 대안이며 경제성과 응용분야의 다양성으로 인하여 전 세계적으로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에 발표한 ‘차세대 소재 표준기반 R&D 로드맵’의 추진 시 중장기적인 표준화 전략을 통해 하이브리드나노소재, 탄소섬유 및 응용소재, 고성능 고분자소재 분야에서 관련 기술 및 산업의 미래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소재기술 선진국 조기 진입을 이룩하고 창조적 표준을 통한 글로벌 시장 선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 로드맵을 추진해 산업계, 학계, 연구소, 정부부처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각 세부분야 별 로드맵을 구체화하여 주력분야의 연구 개발 및 표준화를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한 우리의 당면 과제가 되겠다.
특히 국내 관련 기업의 기술 요소가 반영될 수 있는 국제표준의 추진을 위해서는 국내 표준 전문가 간 연계를 통한 협력이 요구되며 또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의 굳건한 제도적인 지원이 있어야 함은 물론 관련 기업의 관심과 협조가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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