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소재부품 상용화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지난 10년 이상 나노기술기업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현재 국내 나노소재부품은 바로 수요기업에 적용돼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불황의 여파로 나노 중소·벤처기업들이 사업화에 있어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을 극복하지 못하고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과 노하우가 시장에서 꽃필 수 있도록 하루라도 빨리 사업화를 지원해야 합니다.”
한상록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 전무는 조합 설립부터 참여해 우리나라 나노산업 발전을 현장에서 보고 느껴온 산증인이다. 한 전무는 뛰어난 나노기업들이 제대로 된 매출을 거두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것이 미래 국가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나노기업들의 기술이 시장에서 상용화에 실패하는 것은 우선 대부분 중소기업으로서 수요처와 어플리케이션 찾기가 어렵다는데 있다. 특히, 나노기업은 소재기업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원료 및 중간재 생산비중이 높기 때문에 융합제품화가 필수적이다.
이에 나노기업과 수요기업이 정보를 공유하고 사업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나노조합은 지난 2003년부터 매해 ‘나노코리아’를 통해 비즈니스와 기술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으며 나노조합은 나노기업의 우수 나노융합제품을 상시 전시하고 제품거래 상담 등을 통해 수요처와 연계하는 ‘나노융합기업 T2B(Tech To Biz) 촉진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러한 나노기술기업과 수요기업의 협력을 위해 나노조합에서는 나노기술·제품 판로 개척을 상시 지원하는 상설전시장인 ‘나노융합 T2B 센터(Nano Tech To Biz Center)’를 수원 영통에 위치한 조합 사무실 앞에 구축했다. 현재 135개사 187개사 제품이 전시돼 있으며 그간 600여건 이상의 제품거래 상담을 통해 제품거래 52건(매출 42억원)과 투자유치 6건(185억원)의 성과를 달성했다.
오는 2020년까지 추진중인 2단계 사업에서는 나노기술기업과 수요기업이 함께 제품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나노소재 수요연계 제품화 적용기술개발사업(산업통상자원부, 2014년 12월~2017년 11월)’을 통해 시제품제작과 성능평가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국비 총 80억원 규모로 1~2년간 세부사업 당 약 5억원 이내가 지원되는 이 사업은 수요기업들이 우수 나노소재를 보다 많이 적용해보고 사업화 성공을 통한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수요기업과 미스매치 해소 ‘난제’, ‘나노소재 제품화사업’ 기획
2017년 나노융합제품 10종 이상 시장출시, 정부지원 지속되길
나노기업은 수요기업이 원하는 물성 및 성능 등 맞춤형 기술을 개발하고 수요기업은 나노 소재부품 적용을 위한 설계 및 공정개선 등 최적화 적용기술을 찾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 전무는 “아무리 좋은 소재와 어플리케이션이 있어도 나노기업과 수요기업이 서로 요구하는 성능에 차이가 있는데다, 기존 공정을 바꾸거나 개선하는데 업체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제품화를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정부의 지원을 통해 나노기술·수요기업들의 사업화 물꼬를 트고 있고 나노기술의 새로운 수요처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향후에도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 전무는 나노업계의 제품 상용화는 우리 주력산업과 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열쇠이며 이를 위해선 보다 긴 안목으로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국내 나노 소재부품은 바로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지만 나노기업의 제품 스펙과 납기준수 등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제품화에 실패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며 “이 때문에 자사가 보유한 기술의 장단점을 확실히 파악하고 수요기업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 단점을 보완하고 수요기업도 혁신을 위해선 나노소재부품 적용을 기피하는 보수적인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무적이게도 이번 나노소재 제품화 사업에 신소재 적용에 소극적이던 대기업 1, 2차 벤더들이 참여했고 나노소재의 적용처가 더욱 확대되고 실제 매출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나노 사업화 성공모델이 제시됐다.
고효율 나노면상발열기술 전문기업 (주)티앤비나노일렉이 압력밥솥으로 유명한 PN풍년과 함께 캠핑용 온풍기 ‘tutto air’를 제품화해 출시했으며, 주식회사 나노와 의료복 전문 ㈜보광직물이 나노기술을 통해 개발한 고내구성 항균·소취 섬유가 기능성 섬유·의류 시장에 선을 보였다.
이들 수요기업들은 해당분야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인지도가 있어 나노 소재
부품이 적용된 제품의 이미지도 향상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한 전무는 “캠핑용 온풍기는 매출 20억원 이상, 고내구성 항균·소취 섬유는 매출 17억원이 기대되는 등 동 사업이 종료되는 2017년에는 최소 10종 이상의 나노융합제품이 시장에 출시돼 매출을 거둬들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보다 많은 나노 기술 및 수요기업들이 정부지원을 통해 사업화에 성공하는 모델을 정립하고 궁극적으로는 자발적인 협력으로 선순환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조합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