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소재 제품화 경험 축적, 해외시장 눈 돌려야”
“1차년도 ‘나노소재 수요연계 제품화 적용기술개발사업’은 국내 척박한 나노소재 제품화를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씨앗이 되어 보다 많은 나노융합제품이 시장에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나노소재 기업들의 시야확대와 함께 정부와 수요기업들의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나노소재 응용제품 사업 촉진을 위해 지난 2014년 1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추진 중인 ‘나노소재 수요연계 제품화 적용기술개발사업(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에서 총괄책임자를 맡고 있는 이남양 ㈜탑머티리얼즈 전문위원은 1차년도 사업에 참여한 5개 컨소시엄들의 제품화 과정을 점검하고 조언하고 있다.
이남양 총괄책임자는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에서 휴대폰용 디스플레이 제품개발, 초고순도 SiC, 방열소재, 전자파차폐재, Frit형광체 등 소재개발을 맡아왔으며 일련의 제품 생산공정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이다.
이남양 총괄책임자는 1차년도 사업에 참여한 컨소시엄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선 매출을 창출했다는 것 외에도 이들이 잘한 부분을 눈여겨보면 향후 나노융합제품 상용화의 길이 보인다는 것.
고효율 나노면상발열기술 전문기업 ㈜티앤비나노일렉과 PN풍년은 소비자가 사고 싶은 캠핑용 온풍기 ‘tutto air’를 만들기 위해 내부 디자인 3번, 외부 디자인 6번을 바꾸는 노력을 했다. 주식회사 나노와 의료복 전문 ㈜보광직물은 항균·소취의 기능이 있는 TiO₂(이산화티타늄)를 사용해 고내구성 항균·소취 섬유를 개발, 내구성 높은 항균성에 포커스를 둔 마케팅으로 의료복(간호사, 의사복) 등 기능성 의류 시장을 개척했다.
전자소재 전문기업 동진쎄미켐과 자동차 부품전문기업 아진산업은 그래핀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특성 중 열특성, 전기전도도 등에 초점을 맞춰 차량 전방위 카메라 케이스를 개발했다.
이남양 총괄은 “소재 자체로는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제품화를 위해선 더 많은 성능개선이 요구되고 가공과정에서도 성질이 달라지는 등 변수가 많이 발생한다”며 “이러한 변수를 통제하면서 실제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것에 한걸음 나아가 팔리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나노 소재부품 상용화가 부진한 이유에 대해 이남양 총괄은 우선 나노소재 기업들이 제품화 공정을 잘 모르고 제품 신뢰성과 생산성의 중요성을 간과하는데 있다고 진단했다.
제품화에 있어 시간, 신뢰성, 가격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시장이 더욱 빠르게 변하는 요즘, 제품 개발 속도도 더 빨라지면서 나노 소재부품기업들도 스펙을 조정해 나가야 하지만 인력·자금 등의 문제로 어려운 상황이다.
나노소재기업, 공정·스펙·디자인·납기 중요성 인지해야
나노 제품화 도전정신 북돋우는 정부지원 규모·기간 확대 必
수요기업 입장에서는 검증되지 않는 새로운 소재부품을 테스트하는 것이 부담이다.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장비고장과 제품불량으로 인한 책임과 보상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실제 생산현장에 있었던 이남양 총괄은 “그간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으로 먼저 나서는 것에 익숙치 않은 우리 기업문화에서 새로운 나노 소재부품을 테스트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투철한 사명감을 가진 담당자가 승인해도 새로운 소재 도입이나 공정의 변화를 꺼려하는 생산담당자의 입장 등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며 “이 때문에 제품 혁신을 위해 도전하는 최고 경영자의 의지가 중요하며 또한 회사가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옆에서 지원을 통해 명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노 소재 제품화 사업’이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이남양 총괄은 지원기간이 짧은데다 예산의 제한으로 인해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없다는데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노 소재부품에 대한 장기 신뢰성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하루라도 빨리 제품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현재 지원사업은 소규모 제품에서 시작되고 있지만 추후에는 보다 큰 제품과 시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지원기간도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을 기획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남양 총괄은 우리나라 나노 소재부품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앞선 기술과 높은 의지를 승화발전시키려면 우선 자기 기술과 제품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수시장이 날로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로 활로를 열어야 하기 때문에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기술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
이남양 총괄은 “나노조합을 포함한 기관들의 다양한 해외 전시회 지원과 수요처 연계 등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세계시장에서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며 “나노 소재부품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