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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3-05 17: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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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는 희소금속 확보 전쟁 중

희소금속은 소량만으로도 제품의 성능 및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어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우리가 익숙한 리튬은 하이브리드차나 전기 자동차 등 차세대 환경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고성능·대용량 전지에 필수적인 희소금속이다.

2000년대 이후 자동차, 휴대폰, LCD 등 희소금속이 들어가는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희소금속은 부존량이 적고 매장량도 일부 국가에 편재돼 있어 공급 연건은 악화되고 있다.

2007년 전 세계 티타늄 소비는 2003년 대비 1.9배, 니오븀은 1.8배, 리튬은 1.7배, 텅스텐과 몰리브덴은 1.6배 증가했다. 반면 중남미, 아프리카 등 매장량이 많은 국가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고 자원민족주의에 따른 공급불안 요소가 많다.

특히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인 중국의 ‘자원무기화’ 움직임에 따라 희소금속의 공급불안 우려가 더욱 확산됐다. 중국은 상당수 희소금속의 생산 1위국인 동시에 매장량 또한 최상위권이다. 2002년부터 단계적인 희토류 생산 및 수출 제한 조치를 통해 희소금속 자원을 무기화하면서 세계적인 공급불안을 촉발했다.

지난해에는 향후 6년간 희토류 수출을 연 3만5,000톤으로 제한하고, 수출한 희토류에 대해서도 25%의 수출세를 도입했다.

이처럼 최근의 추세는 미국, 유럽 등 전통적인 자원투자국 외에 중국과 일본이 희소금속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원의 블랙홀’ 중국은 고도성장에 따른 희소금속 수요증가에 대응해 해외자원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자원 메이저기업을 통해 이미 전 세계 자원에 투자해온 서구국가도 희소금속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국가차원의 정책적 지원을 강화. EU는 2008년 희소금속을 포함한 광물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강조한 ‘기초자원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희소금속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안정 확보를 위한 대책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자원외교를 강조하며 광물의 자주개발률 제고, 비축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확보대책은 중국·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미흡한 상황이다.

특히 중국의 자원투자는 광산과 자원기업 가격의 상승, 자원민족주의 흐름 강화 등을 초래해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의 희소금속 수입은 상승세를 기록 중으로 최근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수입량은 연평균 12.4% 증가했으며, 수입액은 2008년 85억6,000만달러까지 증가했다.

■신성장산업 관련 희소금속 우선순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저탄소 녹색성장은 전 세계적인 화두다. 우리나라는 그린수송과 신재생에너지, IT 융합제품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이에 필수인 희소금속에 대한 수요·공급의 세부 정보를 통해 성장가능성과 확보 가능성을 분석해 공급불안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유망산업 중 희소금속을 많이 사용하는 산업으로는 신재생에너지(태양전지, 연료전지), LED, 그린수송시스템(그린카, 2차전지) 등의 사업·기술이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전지는 2003년 이후 시장규모가 연평균 40% 이상 급성장했으며, 2015년 약 800억달러 규모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차세대 자동차(xEV)용 리튬이온전지는 2020년까지 연평균 41.5%성장하고, xEV용 2차전지 시장규모는 최대 7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희소금속이 쓰이는 IT 융합(시스템반도체, OLED), 신소재 나노융합(초경량 소재), 첨단의료산업(영상진단기기) 등도 성장이 예상된다.

수요증가가 예상되고 공급불안 가능성이 큰 희소금속을 우선 확보 대상으로 선정하기 위해 수요 측면에서 수입증가세와 주요 경쟁국 대비 우리나라의 수입수요를, 공급 측면에서는 희소성, 생산·매장의 편재성, 국가리스크를 통해 중요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수급불안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희소금속은 니오븀, 비스무스, 바나듐, 코발트, 게르마늄, 인듐, 망간, 몰리브덴의 8종이 선정됐다. 이들 금속은 상대적으로 국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희소성과 편재성이 높은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니오븀, 비스무스, 바나듐, 게르마늄은 우리정부가 선정한 10대 희소금속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새롭게 주목해야 할 품목이다.

특히, 초전도체 등에 활용되는 니오븀은 미국, 일본이 중요시하는 희소금속으로 선정돼 있으나 한국의 10대 희소금속에는 제외된 금속이다. 니오븀은 고강도저합금강(HSLA), 내열강, 탄소강의 첨가물로 향후 초경량 신소재와 IT 융합제품에 다양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저융점합금, 의약품, 촉매 등에 사용되고 있는 비스무스도 향후 바이오제약과 IT용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특수강용으로 사용되는 바나듐의 경우 생산가능연수는 길지만 생산과 매장이 편재돼 있고, 매장국의 국가리스크가 커 공급불안이 우려되고 있다. 코발트의 경우 51.2%가 민주콩고에 매장돼 있으나 정부 투명성과 경제자유도는 세계 최하위를 기록해 공급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다.

공급은 불안하나 한국의 수요증가가 상대적으로 작은 품목은 스트론튬, 텅스텐, 백금족, 탄탈륨 등으로 나타났으나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상승해 공급차질이 예상됐다. 최근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로 문제가 부각된 희토류는 상대적으로 수요, 공급 측면 모두 안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국의 전략

1. 일본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7월 ‘희소금속 확보를 위한 4대 전략’을 수립하고 산·관·학을 포괄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총 31종의 희소금속 중 인듐, 셀레늄, 갈륨, 희토류, 리튬, 안티몬, 티타늄, 코발트, 탄탈륨, 니오븀 등 10종의 금속을 핵심금속으로 분류하고 해당 금속의 안정확보 및 비축체제를 재정비했다.

희소금속 자원 보유국에 대한 엔차관 제공을 통해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자국 기업의 개발권 등 권익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희소금속 미개발 광산이 많은 아프리카, 남미 국가에 철도, 도로 등 광산 주변의 인프라 정비사업을 위한 엔차관을 제공하고 있다.

또 핸드폰, 소형가전 등 폐전자제품에서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도시광산 개발을 강화하는 한편 아시아 차원의 자원순환 시스템 구축을 모색중이다.

아울러 10대 희소금속을 대상으로 대체재료 및 사용량 저감기술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비축체제도 재정비하고 있다.

일본 - 희소금속 확보 위한 4대 전략 추구
중국 - 국내자원은 수성, 해외자원 확보 주력
구미 - 광물자원 확보 위해 정부 지원 강화

2. 중국

중국은 자국에서 생산되는 희소금속의 ‘수성’ 전략을 강화함으로써 신소재 및 하이테크 글로벌 기업의 중국 현지이전 압력을 제고하고 있다. 특히 희토류, 텅스텐, 안티몬, 몰리브덴, 인듐의 주요 생산국인 중국은 첨단산업 유치를 위해 희소금속 이용을 중국 내로 제한한 상태이다. 국내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희소금속에 대한 수출 쿼터제를 도입하고 생산량을 계획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글로벌 광물 메이저에 대한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한편 ODA, 차관, 관세혜택을 활용해 아프리카 등 제3세계 자원보유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기로 인한 자원가격 하락을 기회로 활용해 자원확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미개발자원이 풍부하나 글로벌 광물 메이저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아프리카 대륙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3. 구미

희소금속 수요는 높으나 해외의존도가 높은 EU는 희소금속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공급문제가 커다란 이슈로 부각되고 있으며 안티몬, 코발트, 니오븀, 희토류, 탄탈룸 등의 소비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EU는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자원관리 가이드를 채택했으며, ‘기초자원 이니셔티브(EU Raw Material Initiative)’를 통해 회원국들의 개별 대응이 아닌 EU차원의 공동대응책을 마련했다.

또 하이브리드 자동차(사마륨, 희토류, 백금), 2차전지(리튬, 코발트, 탈룸), LED(희토류, 인듐, 갈륨), 나노(희토류) 등의 첨단기술 및 친환경산업과 관련된 중요 금속을 전략적 희소금속으로 선정하고 안정적 공급을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오바마 행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시행으로 희소금속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그 중요성이 부각됐다. 국가연구위원회는 공급측면의 위협요인과 충격요인을 분석해 중요 희소속으로 인듐, 망간, 니오븀, 희토류, 백금의 5가지를 선정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의 대응

1. 정부의 대응

자원외교를 위해서는 저개발 자원보유국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 ODA 규모는 경쟁국에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성장산업에 필요한 희소금속 매장국에 ODA를 집중하는 등 지원대비 성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할 필요하다.

또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OFDI: Outward FDI)는 지난 2008년 128억달러(26위), 총 잔액은 955억달러(26위)로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이다. 또한 주요 투자지역이 아시아에 한정돼 희소금속 매장이 많은 중남미와 아프리카에 대한 직접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자본력이 큰 연기금과 한국투자공사(KIC)의 자금을 해외자원 개발에 투입할만 하다.

우리나라는 자원 메이저기업이 전무하며 해외자원투자를 하는 종합상사의 경쟁력도 일본 상사보다 뒤처져 있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자원 메이저 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희소금속 보유국과 적극적으로 FTA를 추진해 경제교류를 강화하고 투자환경을 개선해 자원확보에 유리한 위치를 자치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 중에서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캐나다, 호주와의 FTA 체결을 우선 추진하고 신흥국 중에서는 희소금속을 다수 보유한 브라질과 FTA를 추진을 해야 한다.

자원 보유국과의 FTA 추진 시에는 기존 FTA가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관세인하에 초점을 뒀으나, 향후에는 투자 및 교류 협정 등의 협력강화 방안도 강조해 FTA 상대국에서 자원인수 경쟁 시 선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주요 희소금속에 대해 주요 경쟁국과 비슷한 수준인 60일분(국내 1일수입량 기준) 재고 규모까지 비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리튬, 망간 등 희소금속에 대한 비축물량을 확대하고 있으나, 유사 시에 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조달청은 지난해 7월 말 현재 희소금속을 수입수요의 37.4일분인 1만8,821톤을 비축했으나 리튬, 코발트 등의 비축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조달청은 2011년까지 60일분 확대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우선 확보대상인 니오븀, 비스무스는 현재 비축대상이 아니나 미래적인 관점에서 비축대상으로 선정해 놨다.

희소금속 수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수입국가는 한정적인 상황이다. 이에 수입처를 다변화해 공급불안 위험을 낮출 필요가 있다. 특히 한 국가에 집중돼 있는 주요 희소금속 수입은 필히 수입처의 다변화가 요구된다.

IT 등 희소금속을 포함한 품목에 대한 재활용 시스템을 확충하고, 회수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희소금속을 대체할 신재료 개발 및 금속사용 절감기술 개발을 위한 R&D 지원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컴퓨터에 의한 재료설계 및 나노테크에 의한 미세구조제어 등 첨단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희소금속의 대체 및 절감 가능성이 제고할 수 있다. 일본은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인듐(LCD), 디스프로시움(모터용 자석), 텅스텐(초강도 공구)을 3대 대체대상 금속으로 선정했으며, 지난 2007년에는 ‘비철금속자원의 안정공급전략’의 일환으로 총 70억엔 규모의 ‘희소금속 대체재료 개발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 희소금속의 확보와 안정적 공급 필요
국내기업 - 공급망의 효율화, 기술개발 및 신사업 모색

2. 기업의 대응

희소금속의 안정적 공급 기반 구축을 위해 가치사슬의 상류부문(원자재조달)을 점검하고 문제발생 가능성을 조기에 점검해야 한다.

신성장산업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일수록 희소금속에 대한 투자와 관련 소재분야의 내부화를 통한 수직적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또 제조기업도 광물생산 단계와 중간소재 분야를 내부화하는 수직적통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광물이 확보돼도 국내에 중간소재 생산 기술이 없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업은 중간소재가 향후 공급 불안 요소가 될 가능성에 대비해 가능하면 소재 생산기술 개발을 보유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신성장산업의 규모가 확대될수록 희소금속 관련 소재와 재활용 분야에 다양한 사업기회가 생길 것이다. 특히 희소금속의 가격 상승과 정부의 지원으로 인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는 도시광산 사업은 많은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일본의 미쓰이물산은 희소금속을 재자원화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이 도시광산 등을 통한 희소금속 재활용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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