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세고, 빨리 충전되며, 오래가는 전지를 만들 분리막이 등장했다. 새롭게 만들어진 분리막은
전지뿐만 아니라 수처리와 바이오센서, 분리공정등 다양한 산업에 중요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UNIST(총장 조무제)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박수진·이상영 교수팀은 다양한 크기의 구멍이 수없이 뚫린 나노막을 제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같은 성질끼리 스스로 뭉치는 ‘블록공중합체’라는 고분자 재료를 기반으로 만든 이 물질은 다양한 크기의 구멍으로 빼곡한 ‘이중벌집 나노막’을 만든다.
해당 나노막으로 리튬이온배터리의 분리막제작시 기존제품보다 출력은 2.5배, 충전 속도는 3배, 수명은 4배 이상씩 높아짐을 보였다.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분리막은 리튬이온이 지나는 통로인데, 구멍이 많고 균일할수록 리튬이온배터리의 성능이 좋아진다.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막은 전체의 70%에 규칙적인 구멍이 뚫려 있다. 그 덕분에 리튬이온이 쉽게 이동할 수 있어 출력이 높고 충전도 빠르며 수명도 길어진다.
박수진 교수는 “블록공중합체라는 고분자 재료에 표면특성을 바꿀 수 있는 화합물인 ‘표면에너지 개질제’를 도입해 나노막에는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큰 구멍과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구멍이 균일하게 분포되고, 개질제 양에 따라 구멍 크기도 조절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제1저자로 논문에 참여한 김정환 UNIST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나노막의 기공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 표면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실리콘화합물 코팅 층은 리튬이차전지가 고온에서 작동할 때 나오는 불순물을 흡착할 수 있다”며 “이 덕분에 고온에서도 전지 성능이 떨어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제1저자인 유승민 울산과학대 교수(UNIST 박사 출신)는 “새로 개발한 나노막은 크고 작은 구멍이 함께 있어 정수 분야에서도 효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구멍 크기 제어는 물론 목적에 최적화된 다공성 막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므로 모든 막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영 교수는 “이번 성과는 블록공중합체 기반의 이중 다공성 막을 에너지 저장장치의 분야에 활용한 최초의 사례”라며 “지금껏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다공성 막 제조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막 과학 분야의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IT/R&D 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에서 지원받아 진행됐다. 연구 성과는 현지 시간으로 7월 24일자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사이언스 어드밴스는 미국과학협회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사이언스(Science) 자매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