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를 통해 중국산 탄소섬유의 무관세 수입이 예정된 가운데 탄소섬유업계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업계의 전주기적인 발전을 위해서 업계 현황을 고려한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해 11월에 타결된 한 중 FTA협상으로 중국산탄소섬유, 탄소섬유 프리프레그, 탄소섬유직물은 국내관세율 0% 한국산 제품들은 17.5%라는 불평등 관세를 유지하게 됨으로써 국내에서 프리프레그와 탄소섬유복합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된서리를 맞게 됐다.
프리프레그와 복합재를 생산하는 한국카본의 경우 중국 수출분에 대한 관세철폐를 예상하고 2020년까지 800억원대의 설비투자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FTA로 인한 관세 문제로 투자를 전면 보류했다.
한국카본 관계자는 이번 중국산 탄소섬유 무관세를 통해 아직 꽃피지도 못한 국내 탄소섬유산업이 과거 유리섬유산업 흥망성쇠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과거 유리섬유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 국내 기업들은 외국계 기업의 투자를 받기도 하고 해외에 수출을 하는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중국의 대량생산 이후로 기업 대부분이 중국으로 넘어가거나, 자체 수요가 있는 기업들 빼고는 사업을 접었다.
현재 저품질 탄소섬유 제품들은 중국에 바로 수출이 가능하지만 고강도·고탄성 탄소섬유는 실상태로는 수출제한품목으로 수출이 불가능해 중국에서 고급낚시대나 고급상품을 만드는 업체들은 우리나라의 프리프레그나 가공된 제품들을 구매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고품질 탄소섬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의 현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산제품에 대한 관세가 17.5%로 유지되면서 현재 거래중인 중국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한국산 제품을 계속 쓸 것인가에 대해서는 장담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저가제품이 복합재 시장을 넓히는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현재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국으로 탄소섬유 복합재와 섬유를 수출하고 있어 문제다.
일례로 국내에서 탄소섬유로 건축용 보강재를 생산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역시 중국진출은 포기하고 유럽이나 동남아시아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탄소섬유 프리프레그 생산량의 70%를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카본 역시 관세가 이대로 유지된다면 승산이 없을 것 이라는 판단으로 차후에 공장을 중국이나 동남아로 옮기는 과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업계관계자들은 양쪽 다 관세가 있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이번 불평등 FTA로는 국내 탄소섬유 시장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외 탄소섬유 회사 투자 축소로 인한 지역경제 위축은 물론, 탄소섬유 개발 연구에 대한 의지 저하와 국가 경쟁력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것.
국내 복합재료관계자들은 국내 탄소섬유 복합재료산업 발전을 위해서 탄소섬유 개발뿐만 아니라 소재/부품 가공 및 설계/평가 기술 개발을 포함하는 전주기 산업으로 정부지원 정책이 제시되기를 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탄소섬유를 WTO EGA(환경상품협정) 지정을 추진, 무관세 수출을 노리고 있다”며 이를 위해 HS코드통합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을 전했다.
한편 현재 중국 탄소섬유시장은 세계시장의 32%에 달하는 1만5,000톤으로, 2010년 이후로 평균 20%의 성장률을 보이며 성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