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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12-15 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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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중심축 원하는 ‘태국’, 韓 투자 원한다”



▲ 배종인 신소재경제신문 기자.

11월18일 서울의 날씨는 영상 2℃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직 해가 뜨기도 전인 새벽 5시의 서울 공기는 몸을 한껏 움츠리게 만들 정도로 차갑게 한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옷차림은 겨울철 필수품인 패딩도 걸치지 않은 슈트와 와이셔츠만 입고 있었다. 이번 여정은 따뜻한 남국인 태국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태국 방문은 메탈렉스(METALEX)의 취재를 요청해 온 태국 리드 트라덱스(Reed Tradex)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올해로 28회를 맞는 태국 방콕국제기계전(METALEX)은 동남아시아 최대의 기계전시회로 매년 약 7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찾고 있으며, 16개국 800여 기업이 참가해 방콕 국제무역전시센터의 전관인 6개 홀과 슈퍼돔(Superdome)을 모두 사용한다.

태국에서는 이번 메탈렉스가 한국에 많이 알려지기를 원하고 있었다. 이에 두달전에 리드 트라덱스 관계자와 태국 자동차부품 협회장이 한국을 직접 방문해 메탈렉스를 홍보하고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전시회 참가와 함께 참관단을 구성해 전시회를 방문하기를 원했다.

또한 한국 언론의 많은 홍보가 되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가장 적합한 매체로 우리 신소재경제신문을 꼽았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메탈렉스를 독점 취재하게 됐다.

9시에 인천을 떠난 비행기는 5시간을 넘게 날아가 현지 시간으로 오후 1시가 넘어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남국의 열기가 전해져 왔다. 서울에서는 계절에 맞지 않게 얇고 가벼웠던 슈트가 태국에 오자마자 한 여름에 겨울옷을 입은 두꺼운 옷으로 변해버렸다. 습한 공기와 겨울 양복은 금새 내 체온을 올리고 있었다.

메탈렉스 측에서는 태국에서 이동 수단으로 밴을 제공해 줬다. 이 밴을 타고 처음 태국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태국에 처음 도착해서 놀라웠던 점은 두가지다. 첫째, 매우 깨끗하다는 것이다.

공항에서부터 호텔까지 오는 동안 1시간 정도가 걸렸는데, 상당히 깨끗하게 정돈된 거리에 놀랐다. 건물들도 오래된 것들이 많았으나 깨끗하게 정돈돼 있었다. 역시 불교의 나라 답게 스스로의 주위를 정리정돈하면서 마음을 수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두 번째는 차량이 거의 일제라는 사실이다. 특히 토요타의 캠리와 혼다 시빅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으며, 택시는 토요타의 코롤라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나에게 제공된 차량도 토요타 커뮤터였다.

나는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중국에서는 우리나라 현대의 차량이 거의 반이라고 할 만큼 많이 보였던 것에 마음이 우쭐한 적도 있었다. 반면에 태국에서는 우리나라 차량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것에 약간 움츠려 들었고,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어쩌면 이들 태국인들에게 한국산 제품은 낯선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자국산 자동차 메이커가 없는 태국인들에게 가장 좋은 차로 인식되는 차가 일본차라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이튿날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됐다. 이번 ‘태국 방콕 국제기계전(METALEX 2014)’을 취재하기 위해 각국의 기자들이 모였다.

첫날 만난 인도네시아 기자를 비롯해 베트남 기자, 일본 기자, 대만 기자 등 각국의 기자들이 메탈렉스를 취재했다. 특히 일본은 4명의 기자를 파견했다. 처음에는 일본 기자가 타국 기자보다 많은 이유를 몰랐지만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알 수 있었다.

메탈렉스에 선보인 최고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들 대부분이 일본 기업이었다. 파낙을 비롯해, 미츠비시, 야마다, 세일로 등 일본에서는 150개 업체가 참가했다. 메탈렉스 측에 따르면 일본 제품이 전시 품목 중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본이 역사적으로 태국과 문화적·경제적으로 많은 것을 공유해 왔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익히 알고 있듯이 태국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식민지배를 받지 않은 나라다. 그 이유로는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기 때문이고, 그런 가운데 2차 세계대전 때에는 일본의 편을 들어 함께 싸우기도 했다.

이로 인해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일본의 많은 지원과 투자를 받게 됐으며, 그 결과 일본 제품 사용에 익숙해지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알려지고 있다.

또한 태국인들은 타국의 문화에 배타적인 면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점은 쉽게 다른 국가에서 문화적으로 친숙해 질 수 없는 요인이 돼 왔다. 이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태국에서 쉽게 뿌리내리지 못하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태국인들에게 일본 기업은 자국의 기업과 같이 인식돼 왔다. 특히 그러한 경향을 알 수 있는 것이 태국의 길거리를 점령하고 있는 자동차들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태국은 일본의 자동차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일본 완성차 업체가 태국에 생산 공장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일본의 공장들은 역시 자국산 기계를 쓰기 마련이다. 이에 일본의 기계가 자연스럽게 태국의 공장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태국의 기계 기술자들은 일본의 기계를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져갔다.

특히 태국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특이하게 자동차 부품 산업이 발달했다. 태국은 자국산 완성차 업체는 없지만 자동차 생산에 있어서는 세계 9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태국에서 자동차 관련 산업은 매우 비중이 높다.

이에 일본산 기계는 총 기계류 수입 규모를 살펴봤을 때 35.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이 18.6%, 독일이 9.0%, 미국이 6.9%, 한국이 6.3%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아직 한국의 기계는 점유율이 미약한 편이지만 차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 AEC 결성, 태국 기계산업 허브 자처

韓 기업 태국 투자시 긴안목과 시간 필요



이런 배경 상황을 놓고 이번 전시회를 한번 살펴봤다. 또한 태국 산업에서 비중이 낮은 한국의 기자를 왜 초청해서 메탈렉스를 한국에 알리려 했을까? 그들의 의도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봤다.

우선 내년 2015년에는 아세안 경제공동체(AEC)가 결성된다. 아세안 경제 공동체는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브루나이 등 10개국이 제품, 서비스, 투자, 자본 및 고급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5대 원칙을 토대로 총 12개 서비스 분야를 서로 개방하게 된다.

여기서 태국은 기계 부품 산업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싶어했다. 두앙데 유아익웜디(Duangdej Yuaikwarmdee) 리드 트라덱스(Reed Tradex) 본부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두앙데 본부장은 아세안에 들어와서 판매하고 투자하는 허브 역할을 메탈렉스가 하길 원했다.

특히 한국이 태국에 투자하기를 원했는데 그 이유로는 한국의 기업들은 태국에 투자하는 것을 거의 고려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메탈렉스에 와서 태국 현지 인사인 두앙데 유아익웜디(Duangdej Yuaikwarmdee) 리드 트라덱스(Reed Tradex) 본부장, 아카나 림파이툰(Achana Limpaitoon) 태국 자동차부품 제조협회 회장, 옵사쿨 베나쿨(OBSAKUL VENAKUL) 태국 프로큐어먼트 센트리社 사장 등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들의 공통적인 대답은 한국은 태국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는 태국이 베트남이나, 미얀마 등에 비해 임금이 높아 인건비가 많이 들고, 기술 또한 중국에 뒤지기 때문이다. 또한 태국인들의 배타적인 성격도 한국의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소다. 한국 기업들은 단 시간대에 투자의 성과를 거두고 싶어 하는데 태국 실정상 단시간 내에 투자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태국에는 관심도 없는 한국 기업들에게 메탈렉스를 알리기 위해서 한국 기자를 초청한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태국은 앞서 언급했듯이 AEC에서 중심축 역할을 하고 싶어 하며, 특히 아세안 10개국 중 그들이 강점이 있는 기계 분야에서 선도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 이에 한국이 베트남이나, 미얀마, 인도네시아에 바로 투자하기 보다는 태국을 허브 삼아 이들 국가로 진출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물론 경제규모가 한국보다 더 큰 나라가 많지만 동남아시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한국이 빠진다면 태국으로서는 기계산업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는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 뒤로 전시회를 돌아보니 우리나라를 이들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됐다.

반면 이들이 한국의 투자를 원하는 만큼 한국의 기업이 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지도 생각해 봤다.

우선 이들의 분석처럼 한국 기업은 태국에 투자하기를 꺼려하지만 만약 태국에 투자한다면 긴 안목을 갖고 오랜시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완성차 업체 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의 기계를 사용할 수 있는 제조 기업들의 태국 진출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제조기업들이 공장시설에 한국 기계를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태국으로의 기계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자연히 태국인 근로자들이 한국 기계에 익숙해지며 한국 기계에 대한 사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기술 교육에 대한 투자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이 직접 태국 사람들에게 기술 교육을 시킨다면 자연히 한국 기계를 교육과정에서 사용하게 될 것이고 현장에서 한국 기계사용이 늘 것이다.

또한 A/S등 서비스도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전시회에서 태국인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한국 기계가 고장 났을 때 부품 교환 등으로 기계가 한 달씩 멈춰서 있는 경우가 많다며 태국 현지에 에이전트를 고용해 기계 고장시 빠른 A/S가 이뤄진다면 한국기계 구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태국 사람들은 한국의 투자를 원하나 한국 기업들이 태국에 투자하는 것은 많은 준비와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분명한 것은 태국은 아세안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싶어 하고 그 중심축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투자가 태국에도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태국시장 상황이 신시장 개척을 꾀하고 있는 우리기업인들에게 전해져 성공적인 파트너십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 (왼쪽 다섯 번째)두앙데 유아익웜디 본부장과 세계 각국에서 메탈렉스를 취재하러온 기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 리드 트라덱스 직원들과 취재 기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 (왼쪽부터)배종인 기자, 아카나 림파이툰(Achana Limpaitoon) 태국 자동차부품 제조협회 회장, 사무엘 인도네시아 기자가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가졌다..

▲ (왼쪽부터)옵사쿨 베나쿨(OBSAKUL VENAKUL) 태국 프로큐어먼트 센트리社 사장, 배종인 기자, 엄재길 한광 해외영업부 차장이 한광의 ‘FS3015 Fiber’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왼쪽부터)배종인 기자, 싼시타 인만(Thanthita Inman) 리드 트라덱스 홍보담당, 시타(Sita) 리드 트라덱스 홍보담당이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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