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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7-08 19: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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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반도체, 수평적 협력관계 형성 필요



■ 시스템 반도체 포럼은 어떻게 만들어 졌나

시스템 반도체는 혼자하기 힘들다. 시스템 회사와 같은 수요처가 있어야 팹리스나 파운드리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 한국에는 삼성전자나 LG, 현대자동차와 같은 회사들이 세계적 수준에 있어서 이들과 팹리스들 간 커뮤니케이션을 형성해 주면, 니드를 파악해서 대중소 기업간 상호작용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자리가 마련될 수 있는 포럼을 만들자 결성을 한게 ‘시스템 반도체 포럼’이다. 구성원으로 시스템회사, 팹리스 업체들, 파운드리, 종합반도체회사들을 규합하고 회장단을 구성해 분기에 한번이라도 주제를 가지고 아침에 모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회장단은 여전히 저녁 먹으면서 자주 모여 여러 논의를 하고 있다. 정부의 국책과제들은 늘 있다. 이런 흐름을 주시하면서 향후에는 어떤 주제를 하면 좋겠다 하고 회장단 회의를 거쳐서 반도체협회를 통해 의견(안)을 제시하면 채택되기도 한다. 그러면 기획에 참여한 우리가 그 주제를 가지고 포럼을 개최해서 관심있는 팹리스 업체나 반도체 업계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게 기여하고 있다.

■ IoT분야 방향은 어떻게 보나

IoT는 과거 PC와 스마트폰에서 기능이 통합되고 확장된 개념이다. 스마트폰 다음 어떤 시장이 열릴지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있어왔는데 IoT가 가시화 됐고,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다.

과거 PC시장에서 핵심부품에 대한 요구사항(requirement)이 있었듯이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은 특성(gain)이 다르다. 기존에 특정 분야를 하고 있던 사람들은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시장을 새로운 각도로 바라볼 필요성이 있고, 이에 맞춰 positioning을 잘하면 새로운 기회(opportunity)가 많이 올 것 같다.

예를 들면 1세대 스마트폰(당시는 PDAs)이 애플에서 뉴톤(Newton)이라고 나왔는데 실패작이었던 이유가 인프라스트럭처(infra structure)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서다. 사용자(user) 인터페이스(interface)가 편리하지 않았고, 통신도 없어서 한계가 있었다. 요즘 기기들은 LTE랑 WiFi, Bluetooth를 통해 저가·고성능(Low cost·High quality) 구현이 가능하다.

현재는 클라우드 인프라 스트럭처가 구축돼 있어 고객들은 추가비용을 들이지 않고 IoT나 웨어러블 제품을 이용하기 쉽다. 기업은 디바이스만 잘 만들면 가치창출할 수 있는 효용성이 높아졌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것이다. IoT에서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인터넷 연결이 아니라 그것을 통한 정보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센터에 메모리와 프로세스가 많이 필요하다.

쉬운 예로 구글 번역기 같은 것이 모두 슈퍼컴퓨터로 구성된 클라우드에서 프로세스하고 디바이스에는 입력과 출력만 하게 돼 큰 메모리가 필요 없도록 하는 것이다. 기능을 구현하는데 제약이 없어지고, 커넥티비티와 컴퓨팅 파워가 클라우드에 있도록 설계해 사용자는 무겁고 복잡한 기기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방향으로 IoT 디바이스가 발전하게 될 것이다.

■ 우리나라와 주변국들의 시스템 반도체 성장 환경은

우리나라에는 시스템반도체를 사용하는 큰 회사가 있어서 시장이 좋다. 다시 말하면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제품을 써줄 시장이 가까이 있는 것이다.

삼성이나 LG등이 있어서 이점이면서 단점인 것은 이들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있다보니 부품업체들도 월드 베스트가 아니면 파트너쉽 형성이 안된다. 그들이 국내 기업을 육성해야 하겠다고 마음먹고 거래를 하면 국내 기업에는 좋을지 모르나, 세계시장에서 도태되고 만다. 그래서 초기 시장진입을 하려는 작은 부품 회사들은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목표로 제품 개발을 해야해 진입장벽이 높다.

중국은 초기(엔트리)모델부터 중급(mid)제품까지 있어서 시스템 반도체 회사가 물건을 저성능으로 만들어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 있다. 국내는 고급 기술력으로 고급형(high end)제품이 대다수라서 초기 시장진입이 높은 것이다. 이러면에서 성장할 수 있는 단계별(사다리형) 시장이 있는 중국 시장은 환경이 좋은 편이다. 저가제품을 생산해서 자금확보를 하고 원동력 삼아 연구개발을 통해 더 나은 제품 만들어 내는 식으로 단계별 시장공략이 가능하다. 최근 중국이 저가 시장 공략을 많이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각종 규제들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규제완화에 대한 진행은 하지만 국회를 통과해야 법이 시행되는 것이고, 또 주식시장(stock option) 등의 투자 환경도 여러 가지 제약이 많다. RSU(restricted stock units)라고 해서 주식발행(stock option)을 해주고 투자를 받아 기업이 연구개발할 동안 자금조달이 가능하도록 좋은 제도를 해외에서 들여놔도 국내에선 제약이 많다.



중소기업, 고유 아이템 선정해야


고급인력 양성·꾸준한 R&D



RSU(restricted stock units)는 일정기간 양도가 제한된 권리 제한부 주식을 발행해서 성장하는 회사들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국내 실정은 회사가 단순히 이익단체이고 이익을 위해서는 나쁜 짓도 일삼는다는 인식이 강해 규제가 많다. 그러다 보니 정말 잘 하려고 하는 사람들까지도 그 규제를 받고 있어 사업 시작에도 어려움이 있다.

대만에는 팹리스도 많고 파운드리 업체도 크다. 이유는 재벌이 없어서 치우침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1985년부터 반도체를 시작해 재벌들이 메모리에 초점을 맞춰 시작했다. 대만에서는 메모리를 하지 않고, TSMC가 파운드리를 시작하자 팹리스들이 생겨났다.

UMC가 그 당시 종합반도체 회사로 intel 486 copy도 만들고 자사제품을 전부 스핀온(spin on)시켰다. 그리고 파운드리(위탁생산, foundry)만 한다고 했다. 당시 설계 책임자였던 밍카이(Ming-Kai Tsai)는 회사를 나와 미디어텍(Mediatek)을 차렸다. 당시에는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대만의 반도체 업계에 잘된 일이다.

대만에는 대기업이 없으니까 중소기업들의 협력구축이 잘 돼있다. 파운드리는 시작할 때 자본금이 많이 필요해서 정부에서 지원을 많이 받았다. TSMC나 UMC 등이 탄탄하게 하고 있고, 그 위에 팹리스들이 서로 협력모델을 만들어서 시스템회사랑 서로 얽혀서 주식도 주고받고, 갑을 관계가 아닌 협력관계로 파운드리-팹리스-시스템회사 구조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수직적 계급구조가 형성돼 있다. 발전을 하려면 시스템회사와 팹리스들 간에 관계가 좀 양자적(bilateral)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 메모리 반도체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하고 있는데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가능할까

시스템 반도체는 성격이 다르다고 본다. 메모리산업의 승점은 생산력이다. 선행공정에 대한 투자(몇 조 규모)와 수율이 얼마나 좋은가가 관건이라서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은 산업이다.

파운드리는 구조가 비슷해서 좋은 공정력으로 높은 수율이 나오도록 남들보다 투자를 많이 하면 승산이 있다. TSMC나 이런 회사들처럼 생산성 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잘 할 수 있다고 본다. AP분야도 하나를 만들어서 많이 판매를 하면 되니까 가능한 구조다.

그러나 시스템 반도체 중에서도 설계로 들어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SOC에서는 설계자동화가 잘 돼 있어서 구조설계(architecture)가 중요하다. 그리고 SW가 또 핵심이다.

아날로그 반도체의 경우 설계가 필요한 것은 센서와 같이 하나를 만들어서 많이 팔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솔루션이 오픈화 되면서 한 제품으로 일어날 수 있는 매출이 절대로 크지가 않다.
아날로그 시스템 반도체 분야 대표적인 회사로 TI같은 경우 오랜 시간 해당 분야에 주력해 왔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꾸준히 가야한다. 시스템 반도체를 우리가 잘 하려고 한다면 결국은 인력이다. 인력과 경험을 가진 리더들. 이것은 칩을 몇 개나 만들어내고 하는 것과 다르다. SW와 비슷하게 우수 인력과 보통인력의 조합(combination)이다. 중국은 그런 면에서 인력 공급이 좋으니까 빨리 키울 수 있다.

중국은 1979~80년에 미국 실리콘밸리로 사람을 많이 보내서 15년 가량 공부하고 현장 경험을 가지고 이제 중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중국에도 이제는 개발 여건이 마련돼 있어서 산업육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1년이면 전기전자공학 나온 사람들이 몇십만명이 배출돼 앞에서 유학파가 끌어주고, 현지에서 많은 인원이 받쳐주니까 정부의 지원이 실효를 거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10명을 모으려고 하면 쉽지가 않다. 중국은 잘하는 친구들 100~200명씩 금새 모여든다. 우리나라도 한가지 아이템이 잘 된다고 해서 우르르 몰리지 말고 다양하게(spread) 개발하고 인력을 구성해야 한다. 시스템 반도체를 선별해서 집중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학생들도 흥미 있는 분야를 정하고 깊이 있게 공부를 하다보면 다른 분야 전문가와 협력(collaboration)할 기회가 올 것이다.

우리나라도 구심점(momentum)을 찾아야 한다. 기술개발만 잘 될게 아니라 평가(valuation)도 좋아야 하고, 선순환구조로 돌아가야 하니까. 상해 stock market에 일단 올려 놓으면 투자가 미국의 5배 시장이다. 투자자들이 엄청나게 몰려들어서 자금력 확보가 되는 것이다.

지난 5월에 중국을 가보니 지금까지는 돈 많이 버는 사람이 부동산에 투자했는데, 이제는 통신회사로 몰려든다. 중국의 사회 구조가 고립형(isolation)이다 보니 통신 니즈가 높다. 그 다음으로 투자자들이 몰려 드는 분야가 바로 반도체 하는 회사다. 펀드가 대거 몰려들고 있어서 신생업체들이나 연구개발 등이 잘 돌아가고 있다.

이런식으로 각계 각층의 전문가 양성을 통해 사업을 구성하고 해당 분야가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자와 연구자들 모두가 꾸준한 노력을 해야만 가능한 분야가 시스템 반도체 분야다. 때문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와 히든 챔피언의 부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자구책이 될 수 있다.

■ 업계 관계자들에게 한마디

초기에는 포럼에서 삼성이, LG가 어디어디를 하니까, 이런 분야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중소업체들에 제안을 해줬다. 요새는 SCO(system on a chip)나 AP(application processor)나, 20nm대로 작아지면서 규모의 경제를 못 갖추면 팹을 운영하기 힘들다. 환경, 바이오 센서 등 SOC칩 외에 임베디드 SW가 큰 이슈가 되면서 작은 팹리스들 보다는 대기업 위주로 흘러가기 쉬울 것이다.

흐름에 따라 센서들이 많이 필요한데, 종류도 무궁무진하고 응용력이 넓어 창의성이 필요하다. 기존 CMOS로는 힘들고, MEMS라던지 복합물반도체 등 새로운 분야로 흐름이 가는 추세다. 그래서 금년에는 센서나, 웨어러블, 복합물에 관한 것들로 기존 CMOS base칩에 가치창출(value add)을 어떻게 할것인가에 포럼 초점을 맞췄다.

포럼에 참석하는 여러 분들도 우리가 어떤 분야로 산업을 내다보고 있는지에 대해 큰 시각으로 접근해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기를 바란다. 기존 CMOS에 어떤 각도로 접근할 수 있냐를 보여주는게 올해 포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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