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가 사명을 ‘제일모직 주식회사(Cheil Industries Inc.)’로 바꾼다.
삼성에버랜드는 7월4일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변경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에버랜드는 사명이 아닌 테마파크 이름으로 남게 된다.
기존 제일모직은 7월1일 삼성SDI에 합병되고, 그 이름을 패션사업을 인수받은 에버랜드가 되살린다. 해외법인의 경우 삼성 브랜드 인지도를 감안해 지역명 앞에 삼성제일(Samsung Cheil)을 붙일 계획이다.
제일모직은 1954년 이병철 창업주가 대구 침산동에 설립한 모직공장에서 출발한 이름이다. 이 회사와 1953년 창립된 제일제당을 중심으로 삼성의 기업문화가 형성됐고, 많은 계열사가 파생돼 지금의 삼성그룹이 만들어졌다. 이학수 전 삼성물산 고문, 김인주 삼성선물 사장 등 제일모직 경리과 출신이 그룹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최고 엘리트 코스로 불리기도 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이번 사명 변경을 통해 패션부문은 글로벌 톱 브랜드로의 도약을 지속 추진하고, 건설 부문은 조경, 에너지 등 전문사업역량을 확대해 글로벌 건설사로 발돋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리조트 부문은 용인단지의 지속적 개발을 추진해 호텔, 수목원, 복합상업시설 등 신규시설 확충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제일’은 이병철 창업주가 애착을 가졌던 브랜드”라며 “삼성의 모태인 제일모직의 이름을 이어받아 정통성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제일모직은 삼성 관계사 중 유일하게 이 창업주가 대표이사로 재직(1954~1971)한 회사였으며 이 창업주는 1987년 영면할 때까지 제일모직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이 창업주는 자서전인 ‘호암자전’에서 “제일이란 이름은 알기 쉽고 부르기 쉽다는 이유도 있지만, 다짐한 결의와 큰 기개를 사명에 담았다. 무슨 일에나 제일의 기개로 임하자는 뜻, 앞으로 항상 한국 경제의 제일주자로서 국가와 민족의 번영에 크게 기여해 나가자는 뜻”이라고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