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1~8월 폴리실리콘 평균가격 추이(자료:PV insights, 단위:달러/kg).

폴리실리콘(P-Si)가격이 중국, 일본 등 태양광 설치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해 반등에 성공했다.

태양광 전문조사기관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8월21일 기준으로 ㎏당 18.23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처음 18달러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3월로, 이후 다시 하락해 5월부터는 16달러대를 유지해왔다.

이 같은 가격 반등은 새로운 태양광 설치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중국과 일본의 수요급증에 따른 것이다. 이들 양국 설치시장은 3년전만 해도 전체 시장의 10% 정도에 불과했으나 이젠 45%를 차지할 정도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세계 태양전지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은 세계 태양광시장 침체와 미국의 반덤핑 관세 및 상계관세 부과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이에 중국 제조업체들은 관세부과를 피하기 위해 해외에 거점을 설치하고 대만, 일본 등에 위탁생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자국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자국 설치시장을 늘려 태양전지 생산량 소화에 나서고 있어 폴리실리콘 수요도 지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리서치 회사인 IHS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신규 태양광 설치규모는 6.8GW로 예상되고 있으며 최근 중국정부는 향후 2015년까지 연간 10GW의 태양광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은 대지진 이후 지난해 7월 재생에너지 고정가격매입제도(FIT)를 도입하며 가장 활발히 태양광 보급에 나서고 있다. 이에 일본의 지난 1~3월 신규 태양광 설치량은 1.5GW로 전년 동기 0.4GW에 비해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에 올해 신규 설치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5.3GW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같은 중국과 일본의 태양광 시장 확대에 힘입어 양국이 4분기 세계 설치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업체들의 사업정리로 저가격 ‘악성재고’ 물량이 나왔던 폴리실리콘시장의 공급초과 현상도 완화되면서 4분기 이후 수급이 안정화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태양광시장의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기 위해선 무역분쟁 해결이 관건이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자국업체에 대한 과도한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2012 년 10월부터 5 년간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대해 18.32%~249.96%의 반덤핑 관세와 14.78% ~ 15.97%의 상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EU는 중국에 11.8%의 반덤핑 잠정 관세를 적용했다.

이에 중국도 미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해 53.3%~57%에 이르는 예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며 반격에 나섰고 EU에 대해서는 유럽산 와인에 대해 반덤핑조사에 나서는 등 무역보복을 통해 최근 반덤핑관세를 없애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무역분쟁은 아직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태양광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워 산업이 침체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태양광 전 밸류체인 가격을 낮춰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와 화석에너지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시점) 도달 시점을 앞당겨 태양광시장을 키우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폴리실리콘 업계에서는 업황악화에 따른 생산 또는 투자 중단으로 과잉공급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 국내 폴리실리콘 메이커 중 현대중공업은 사업에서 손을 뗐고 한국실리콘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며 웅진폴리실리콘은 법정관리가 불가피하게 됐다.

세계 ‘Big 3’ 폴리실리콘 메이커인 OCI는 최근 디보틀네킹(Debottlenecking: 병목구간을 없애 생산효율을 높이는 것)을 통해 군산 폴리실리콘 공장 생산캐파를 1만톤 늘리기로 한 계획을 잠정 연기하는 등 총 5만4천톤에 달하는 모든 증설계획을 보류했다. 공격적인 증설을 통해 세계 최저수준의 제조원가를 기록하던 OCI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 가격 및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