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 글리세롤 및 폐 글리세롤을 활용해 만든 글리세롤 카보네이트.

바이오디젤 부산물을 이용한 바이오화학 소재 제조 기술이 개발돼 관련 산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나경환) 친환경청정기술센터 이만식 박사팀이 바이오디젤 생산 시 발생하는 폐 글리세롤을 활용한 글리세롤 카보네이트(Glycerol Carbonate,GC) 제조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글리세롤 카보네이트는 글리세롤보다 습윤성이 뛰어나고 독성이 적으며 생분해성이 좋아 글리세롤이 활용되고 있는 화장품, 코팅제, 의약품, 도료, 계면활성제 등의 분야에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바이오화학 분야의 신물질이다. 특히 글리세롤로는 제조할 수 없었던 2차전지 전해액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해액은 2차전지 내부에 전류를 흐르게 하는 물질로, 2차전지 제조비용의 15%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 중 하나이다. 휴대폰, 노트북 등 2차전지를 장착한 전자기기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데다 전동공구에 쓰이는 중대형 전지, 전기자동차에 탑재되는 대전력 저장장치 등 미래시장 잠재력까지 더해 2015년 세계 전해액 시장 규모는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세계 전해액 시장 점유율은 약 40%에 달한다.

생기원 이만식 박사팀은 금속 산화물 촉매(메탈 옥사이드)를 이용해 폐 글리세롤에서 글리세롤 카보네이트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등에 특허출원한 상태다.

바이오 촉매를 이용한 GC 제조기술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금속 산화물을 촉매로 활용한 생산공정 개발은 세계 최초이며 기존 화학합성 방법에 비해 순도가 높고 경제성이 탁월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 박사팀이 개발한 GC 생산기술은 제조 비용이 ㎏ 당 3,300원으로, 글로벌 기업인 헌츠만(Huntsman Corporation)사 제품의 5분의 1에 불과해 특히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시판되는 경유는 바이오디젤 2%가 섞여 있는 ‘BD2’다. 2012년 바이오디젤 혼합 의무화에 대비해 2005년 0.5%에서 2009년 1%로 올린 후 매년 0.5%씩 혼합률을 높여 왔다.

폐 글리세롤은 바이오디젤 1ton 생산 시 100㎏ 정도 발생하는데, 정제 후 일반 글리세롤로 재활용하기도 하지만 최근 공급 과잉과 높은 재활용 비용으로 인해 단순 소각 처리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연간 87만톤으로 탄소배출권으로만 환산해도 100억 원 규모가 된다. 2015년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을 앞두고 CO₂감축을 위한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번 폐 글리세롤을 활용한 글리세롤 카보네이트 제조기술 개발을 통해 일석삼조의 효과를 겨냥할 수 있다는 것이 이만식 박사팀의 설명이다.

이 박사는 “폐 글리세롤을 재활용함으로써 절감할 수 있는 글리세롤 카보네이트 생산비용은 약 20%”라며 “기술 실용화를 통해 바이오디젤 업체의 소각처리 비용 및 이산화탄소 발생 문제를 덜고, 연 7,000억원 규모의 세계 글리세롤 카보네이트 시장을 선점해 바이오 화학 분야의 새로운 시장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석유화학기업들이 밀집된 울산에서 친환경 청정기술 보급에 주력하고 있는 생기원 친환경청정기술센터 측은 이번 기술 개발 성과의 보급에 힘써 석유화학산업의 친환경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한편 바이오 디젤 생산 시 나오는 부산물 재활용을 통한 바이오화학 육성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