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흐르는 종이와 섬유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첨단 섬유전자산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재료연구소 이혜문 박사와 한국과학기술원 고승환 교수는 ‘고전도성 알루미늄 종이 및 섬유소재 제조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은 종이나 실 및 천과 같은 섬유소재에 전류가 잘 흐를 수 있도록 하는 전도성 섬유소재를 개발했다. 이를 가위나 칼로 오리고, 풀칠하고, 꿰매는 등 손쉬운 과정으로 옷이나 신발, 커튼 또는 벽지 등 종이나 섬유(천)에 원하는 모양의 전기 및 통신 회로, 전자파 차폐막, RFID 안테나 등을 구현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휴대폰이 내장된 옷이나 체온 및 심장 박동 수 등을 감지해 현재 몸 상태를 알려주는 운동복, 실내 온도 및 습도에 따라 다양한 색과 모양으로 빛을 내는 벽지 및 커튼 등을 만들 수 있다.
종이나 천과 같은 섬유소재는 액체상태의 물질을 흡수하는 특성이 매우 좋아 알루미늄 전구체(AlH₃)를 기반으로 한 금속잉크용액에 담가 놓기만 해도 면 저항이 10mΩ/sq 이하인 고전도성 알루미늄 섬유전극 소재를 제조할 수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구리 전극이나 배선 수준이다.
연구진은 종이나 실과 같은 섬유소재를 알루미늄 전구체 물질 분해를 촉진시키는 촉매에 넣은 이후 10분에서 8시간 정도 알루미늄 전구체 잉크에 담가 5~250 mΩ/sq의 전기저항을 지닌 전도성 섬유소재를 제조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종이와 천을 구성하는 최소단위의 섬유까지 잉크가 침투해 표면에 높은 전기전도성을 지니는 고밀도 알루미늄 나노 구조체(나노막 또는 입자)를 형성하여 전기전도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접힘, 휘어짐, 온도 및 습도와 같은 물리·화학적 자극에도 뛰어난 내구성을 보인다.
기존의 실리콘 기반의 전자소재 기술은 휘어짐 및 접힘 특성이 좋지 않아 외력에 의해 쉽게 부서져 유연(flexible)하거나 입는(wearable) 전자소자 기술을 실현시키는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기존 니켈 및 은 전도성 섬유와 비교했을 때 100배 이상 높은 전기전도성을 보이고 뛰어난 내구성, 간단한 공정과 짧은 시간에 대량생산이 가능해 첨단 섬유전자산업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책임자인 이혜문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섬유 디스플레이 소재, 섬유 OLED 조명 소재와 방한의류용 발열히터 섬유소재, 신체 움직임 감지 섬유 센서 소재 등 인간 중심의 스마트한 사회를 촉진시키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재료연구소의 자체연구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이뤄졌으며 화학분야 저명 학술지인 앙케반데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7월호 표지논문(Back Cover)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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