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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5-29 14: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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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의 제철기업 포스코가 내우외환이다. ‘산업의 쌀’ 철강을 생산해 우리나라 전자, 자동차, 조선, 플랜트 등 국가 기간산업의 국제적 경쟁력 확보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며 국민의 긍지와 자긍심을 심어왔던 포스코가 위상과 명예를 실추시킬 오염된 구멍가게 같은 이면을 보임으로서 국민들에게 낙담과 실망을 주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포스코의 현 회장 선임이 정권 실세의 손에 의하여 이뤄지고, 경쟁 회장 후보는 모종의 압력을 받아 포기하도록 하는 등 불공정한 회장 선임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 대표 기업이나 엄연히 민영화된 포스코가 경영의 논리가 아닌 선거 승리 집단의 점유물로 추락해 정권의 바람에 휘둘리고 추악한 손의 때를 탔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선임은 필연적으로 그에 상응한 부작용을 낳게 마련이다. 우선 근자의 파이시티 비리와 어떻게 연계될 지도 모른다. 선임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 소규모의 협력업체는 매출이 수직적으로 늘어나는 혜택을 보았으며 이들과 연계된 토호들은 포스코의 각종 이권개입과 외주용역의 독식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스코의 경영이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하게 운영되었고 각종 유착과 비리가 만연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직 문화의 특성상 이번에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임을 감안해 보라.

바람직한 기업이라면 경영진의 선임은 그 기업의 내부적 법칙에 의하여 이뤄져야 하고, 인사는 능력과 성과에 의하여 공정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기회는 공정하게 부여되어야 하고, 경쟁은 정당한 절차를 통하여 이루어져야 하며, 조직의 운영은 상식과 합리에 의하여 움직여야 하는 것이 기본일 것이다. 더군다나 포스코라면 이러한 기준을 넘어선 모범을 보여야한다.

그럼에도 경영진의 선정이 정권의 임김을 받아 경영은 뒷전인 체 정치권 줄 대기에 여념이 없었을 것이고, 이는 조직의 협력의 틀을 깨어 소모적 갈등을 가져왔을 것이다. 또한 정권과의 유착을 통해 ‘받은 만큼 줘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며, 반드시 부정과 부패를 수반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이것은 일신 영달을 위하여 기업을 희생시키는 범죄행위이다. 내부 조직의 논리도, 실력과 능력 보다는 어느 줄에 섰느냐는 기회주의에 의하여 결정되게 될 것이다. 특히 공기업적 성격에서 출발된 포스코로서는 관료주의와 함께 줄서기가 경계하여야 할 제1의 대상임에도 이것을 죄의식 없이 저지르고 통용됐을 것이다.

기업 경영의 보편적 가치는 투명성, 합리성, 공정성의 원칙과 기준의 벗어나선 안 된다. 경영진과 조직원은 주주로부터 위임받은 정당한 권한과 책임과 의무를 정당하게 행사해야 함이 기본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영향을 받고 그들과 유착하는 경영체제로는 기업의 보편적 가치를 깡그리 망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의 운명은 이로 인하여 불안정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공정한 룰이 적용되지 않고 줄서기에 의한 조직 문화로는 준엄한 국제경쟁에서 버텨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현재 포스코의 경영과 시장 환경이 대단히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리한 문어발식 M&A 확장으로 유동성이 악화됐고, 원자재가 인상으로 채산성도 악화됐다. 국내 조선과 건축 경기가 불황이며, 이러한 불황으로 좁아진 국내 시장은 현대제철과 양분해야 한다.

과잉 공급상태인 국제시장에선 중국 제철사의 저가 공세에 대처하여야 하고, 고급강 시장에 일본 엔화의 약세로 경쟁력을 회복중인 일본 체철업체와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최근의 특허 분쟁 등의 여러 장·단기적 악재로 인하여 수익성의 개선이 간단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전년동기 대비 절반으로 추락한 주가가 이러한 어려운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이러한 각박한 내외적 환경에 포스코가 전사적 혼신 힘으로 쉽게 헤쳐 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경영 외적인 정치권의 비리에 더군다나 정권 말기에 추풍낙엽 같이 추락하는 정권 실세로부터 자유롭기를 기원한다.

국민적으로 포스코를 정권의 점유물로부터 해방시켜야 하고 이를 보호할 수 있도록 사회적 감시체제를 가동시켜야 한다. 회사 자체적으로도 피같은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신화창조를 이뤄낸 역사를 돌이켜 보고 숭고한 태생적 가치와 철학을 정립하고 이를 가슴에 새기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에 바탕해 냉혹한 자기성찰과 자정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자체적으로 정치권과 단절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외풍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독립적 인사 결정권을 정립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하여 조직문화를 일신하고 대외적 독립을 위한 제도 확립과 공개적 선언을 명확히 하기를 바란다.

또한 과거의 배부르고 편안한 향수에서 벗어나 비판적 현실과 곪아진 현상에 대한 외면과 안이한 대처를 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체질화된 관료주의와 기회주의에서 벗어나고 냉혹한 경쟁의 현실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와 체제의 조직문화를 갖추기를 바란다. 이를 위하여 자체적으로 구조 조정과 경영혁신을 위한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럴 경우에만 전화위복이 될 것이며 혁신하지 못하면 아무리 막강한 기업이라도 그 운명은 풍전등화에 놓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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