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해양투기가 금지되는 슬러지를 이용해 고부가 광촉매를 제조하는 자원순환기술이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됐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09년부터 3년간 추진한 환경융합신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염색공단 폐수 슬러지로부터 산화티탄을 제조하고 이를 활용해 광촉매 필터 및 선택적 환원 촉매(이하 ‘SCR 촉매’)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폐수 슬러지의 처리과정(응집→탈수→전처리→소성)에서 기존에 응집제로 주로 쓰이던 철염이나 알미늄염 대신 티탄염을 적용해 순도 95% 이상의 산화티탄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2009년부터 총 8억6,000만원의 연구비(정부출연금 6억9,000만원)를 투입해 환경전문기업 빛과환경(대표 김종호)이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염색공단(동두천, 대구)에서 실증한 결과, 동두천 염색공단에서 폐수 슬러지 처리를 최대로 가동할 경우 하루 폐수 슬러지 발생량의 1/10인 약 2톤, 연간 약 800톤의 산화티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폐수에서 생산된 산화티탄은 95% 이상의 순도를 보였고, 물벼룩 실험 결과 시판 중인 산화티탄만큼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진은 이렇게 생산한 산화티탄 분말을 재료로 소재 성질이 좋고 성능이 우수한 광촉매 필터와 SCR 촉매를 제조할 수 있었다.

더욱이 기술로 생산한 산화티탄 분말을 이용하여 제조한 광촉매 필터와 SCR 촉매는 소재 물성이나 성능, 가격 면에서 시판 제품과 동등한 경쟁력을 보였다. 이 광촉매 필터를 장착한 공기살균장치를 5개 병원에 설치해 병원 내 부유균을 조사한 결과, 부유균 농도가 기준치인 50cfu(colony forming unit)/plate 이하로 조사돼 살균 성능도 탁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산화티탄으로 제조한 SCR 촉매 역시 질소산화물 제거율이 95% 이상으로 조사돼 시판 중인 SCR 촉매와 유사한 성능을 보였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산화티탄이 대부분 수입(연간 약 12만톤)에 의존하는 유효자원인 만큼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제조 원가 절감 및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동두천 염색공단에서 폐수 슬러지 처리를 최대로 가동할 경우, 생산할 수 있는 연간 800톤의 산화티탄으로는 약 265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을 중심으로 도심의 공기질 개선(질소산화물 제거)을 위해 광촉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해외 수출 전망도 밝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실증 실험한 결과, 산화티탄 생산 외에도 폐수 처리시간의 단축과 슬러지 발생량 감축의 성과를 거뒀다. 응집조 실험에서 폐수 처리시간을 측정한 결과, 기존 응집제의 경우 14분 걸리던 처리시간이 티탄염을 응집제로 쓸 경우 10분으로 29% 단축됐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동두천 염색공단의 경우 하루에 1만2,000톤의 염색폐수에서 발생하는 일일 20~25톤(연간 8,200톤)의 폐수 슬러지를 단축된 속도로 거의 대부분 감량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티탄염 응집 후 수거한 상등액의 수질농도도 10㎍/ℓ로 국제보건기구(WHO)의 음용수 기준(0.5~15 ㎍/ℓ)을 만족할 정도로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개발된 자원순환기술은 환경신기술(NET)인증과 녹색기술인증을 비롯해 각종 국내외 특허도 받았다. 국내 특허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의 특허를 획득했으며, 추가로 일본에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