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된 3D프린팅 기술 모식도.

국내 연구진이 전기가 통하는 초미세 전자회로를 3D프린팅으로 인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국내 업체에 이전에 상용화를 추진한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전기연구원(원장 박경엽)은 나노융합기술연구센터 설승권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최근 탄소나노튜브(CNT) 및 은(Ag) 나노입자를 이용한 ‘3D 프린팅용 나노 전자잉크’와 ‘잉크 기반 고정밀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기술은 그동안 연구진이 독자적으로 개발해 온 메니스커스(Meniscus)기반 3D프린팅 기술을 더욱 발전시킨 것이다. 메니스커스는 모세관 현상에 의해 물방울이 터지지 않으면서 외벽에 곡면이 형성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연구진은 메니스커스를 일종의 통로로 삼아 내부에서만 나노 전자잉크가 적층되고 메니스커스 용액의 형상과 증발현상을 제어해 다양한 형태의 3차원 구조체를 인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3D프린팅용 나노 전자잉크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2차원 인쇄전자기술에 사용되는 전자잉크들과 유사하게 낮은 점도(<100 mPa·s)를 가지면서도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갖는 3차원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다.

또한 연구진은 다양한 형상의 기능성 3차원 인쇄를 할 수 있는 잉크 기반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잉크의 토출을 위해 잉크 방울을 형성하거나 또는 압력을 가해야 하는 기존의 프린팅 방식과 달리, 잉크의 표면 장력을 이용해 펜으로 글씨를 쓰는 것과 같은 새로운 방법으로 프린팅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다중 노즐을 적용해 생산성 향상과 함께 제작된 패턴의 해상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새로 개발된 기술을 이용하면 전기가 통하는 수백 나노미터(nm) 크기의 스마트 기기용 전자회로를 인쇄할 수 있어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전기‧전자 산업에서는 전기‧전자회로들을 유연한 기판 위에 더 작고, 더 집적화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2D 기반의 고집적화는 이미 물리적·기술적 한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3D 형상의 전기·전자회로 및 소자의 제작이 필요한 실정이다

연구진은 전자소자의 미세 3D 모듈(센싱 변환기, 에미터, 안테나, 인덕터 등) 제작에 개발된 3D프린팅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해 다양한 형상의 3차원 구조물 제작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또한 지난 8일 해당 기술을 관련 전문기업인 ㈜대건테크(대표 신기수)에 기술이전해 ‘전자소자를 인쇄할 수 있는 3D프린터’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설승권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웨어러블 소자, 사물인터넷, 스마트 공장 기술 분야 공정 기술 등 미래기술 산업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며 “향후 가정에서 자기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간단한 전자소자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며, 나아가 기성전자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그런 시대도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기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기술 개발로 3차원 패터닝을 위해 마땅한 기술이 없었던 인쇄전자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수립한 3D프린팅 전략기술 로드맵에서 설정한 2025년 3D 프린팅 전자부품 분야 글로벌 시장 선도기반 마련으로 세계 3위권 3D 전자부품 제조기업 확보라는 목표 실현을 위해 확실하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해당 연구결과들은 성과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나노 및 에너지소재 분야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ACS 나노’, ‘A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 등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