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산업 성장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화학연구원에 대해 소개해 달라
한국화학연구원은 1976년 설립된 이래 화학 및 화학기술을 연구하는 국내 유일의 화학전문 연구기관으로 화학 및 관련 융∙복합 분야의 원천기술 개발 및 성과확산, 화학기술 공공인프라 운영을 통한 화학산업 경쟁력 강화와 국가 신성장산업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의 조직은 그린화학연구단, 화학소재연구단, 신물질연구단의 3개 연구단과 13개 연구센터로 전문화하여 운영하고 있다.
△원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는데, 그간 연구원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취임 후 연구자 개개인의 능력을 결집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연구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연구 환경에서 세계적 원천기술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고 지속적인 변화를 추진했다.
첫째, 경영이념으로서 성과중심, 고객만족, 윤리경영의 의미를 가진 ‘에코경영’이념을 선포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1년까지의 세계 1등 화학원천기술 7건, 연구비 투입대비 기술료 수입 7%를 실현하고자 목표로 정했다.
둘째, 4대 중점 연구분야에 연구역량을 집중토록 하고 연구과제를 단기 전략과제와 중기 원천기술과제, 창의형 사업 등 단기∙중기∙미래형으로 체계화했다.
셋째, 평가제도를 개선해 과제수주보다는 성과창출을 강조하고 기관 경영목표와 부서 및 개인 목표가 연계되는 조직성과 관리제도를 구축했다.
△2011년까지의 경영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준비상황은
2011년까지 세계 일등 화학원천기술 7건, 연구비 투입대비 기술료 수입 7%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화학연은 ‘녹색성장 화학기술 개발’, ‘첨단 화학소재 원천기술 개발’,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화학기반 융∙합기술 선도’의 4대 중점 연구분야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하고 5개 전략과제를 선정, 추진하고 있다. 또한 최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하여 추진되는 R&D 속도전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새롭게 수립한 에코경영이념을 기관운영 전반에 적극 반영하고, 도전․창의․협력의 조직문화와 연구환경 개선에도 노력하고 있다.
△최근의 화학연구원의 연구실적은
한국화학연구원의 최근 대표적인 연구성과로는 그린화학연구분야에서 ‘중질나프타 접촉분해 기술’을 들 수 있다. 중질 나프타 접촉분해 기술은 저급 중질 나프타로부터 경질 올레핀을 제조하는 에너지절약형 기술로 2005년 SK(주)로 이전돼 상용화가 추진 중에 있다.
이 기술은 기존 열공정 대비 20%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해 연간 1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비용 절감, 연간 130만톤의 이산화탄소 발생저감 등의 효과를 내는 기술로서 기초 석유화학 유분의 수급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천연가스로부터 합성 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 GTL 파일럿 플랜트(10kg)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천연가스를 청정액체연료와 화학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로서 상업화 시 연간 16조원의 국내 경유시장과 연간 20조원 규모의 해외 GTL 플랜트 건설 사업 진출이 기대되며 한계가스, 동반가스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소재연구분야에서는 SKC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폴리이미드(PI) 필름 개발에 성공했다. 외국산 수입가 대비 30% 이상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그간 전량 수입되던 PI 필름의 수입 대체 효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저렴한 제조비용으로 고품질의 잉곳을 빠른 속도로 성장시킬 수 있어 기존 기술 대비 40% 이상 경제성이 향상된 450Kg급 태양전지용 다결정 실리콘 잉곳 양산기술 개발에 성공하여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가 예상된다.
신물질연구분야에서는 미국 대형 제약사인 길리아드사(Gilead Sciences Inc.)와 공동 개발하여 길리아드사에 기술을 이전한 ‘에이즈 치료제 후보물질’이 있다. 길리아드사는 신종플루, 조류독감의 치료제인 타미플루에 대한 특허권을 보유한 세계적 제약전문기업이다. 이 에이즈 치료제 후보물질은 독성과 부작용이 적고 1일 1회 투여로 약효와 편리성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지난 2007년 (주)카이노스메드에 기술을 이전한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은 기존 당뇨병 치료제의 저혈당, 위장장애, 체중증가 등의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 내 소통과 공감대, 외부 의견수렴 문제를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는지
지속적인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구성원간의 원활한 소통과 외부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이미 다양한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연구와 경영분야의 새로운 제도에 대한 객관적 의견수렴을 위하여 외부 전문가 20명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연구원 경영에 반영하고 있다.
또한, 화학연구원 연구현장에서 묵묵히 연구에 열중하고 있는 직원들의 제안을 직접 듣기 위하여 원장 순환근무를 실시했고 소통과 대화의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계약직을 포함한 600여명이 참여하는 부서별 워크숍도 개최하고 있다.
△산학연을 두루 경험한 독특한 경험을 가졌는데 본인만의 경영철학은
연구자로서 국방과학연구소를 시작으로 (주)LG화학 정밀화학연구소장과 (주)삼양사 중앙연구소장를 맡았었고 화학연구원에 부임하기 전에는 대학에도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산학연의 장점을 조화롭게 융합하여 화학연 경영에 반영하고자 한다.
연구개발 수행에 있어서 기업은 상용화가 목적이고, 대학은 교육과 기초연구 중심이고 출연연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원천기술 연구 중심으로 각각의 역할이 다르다.
출연연은 대학과 기업이 할 수 없는 원천기술개발과 국가 신성장산업을 창출하는 연구개발을 수행하며 산학연 협력의 중심에 서야 한다.
연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서로를 동료로 이해하고 한 가족같이 지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건전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시너지가 창출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미래 국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창의적 연구 아이디어가 있으면 실패해도 좋으니 한 번 시도해 보는 용기도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연구원들에게 하고 싶은 동기를 부여해주고, 결과가 잘 나올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는 그런 원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평소 가지고 있던 연구개발업무에 대한 소신은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선진국형으로 변해가면서 출연연의 역할과 기능도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 이러한 연구환경 변화에 따른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연구자원의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R&D정책을 수립하고 일관되게 시행하여 연구자들이 자신의 전문분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 추진 상황은
공동연구 및 인력교류를 위한 포괄적 MOU 체결은 미국, 일본, 독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중국, 인도, 체코, 베트남, 몽고 등 총 13국 30개 기관과 발효 중이며 기타 비밀유지협약 및 물질이전∙평가 협약을 포함한 일반 협약은 6개국 총 29개 기관과 발효 중이다.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과 관련해서는 올해 미국 렉산사에 항암제 선도물질 이전과 미국 릴리사와의 항암제 공동연구가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경영책임자로서의 앞으로의 계획은
화학분야는 오늘날 국가경제 성장에 많은 역할을 해 왔지만 앞으로도 국가 과학기술발전을 위해 담당해야 할 역할이 많다. 앞으로 한국화학연구원이 세계 일류 연구소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우리나라가 세계 5대 화학강국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저탄소 녹색성장 기술 등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신성장동력산업 창출, 중소기업 기술지원 등 출연연의 새로운 역할과 임무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일류의 연구기관을 향해 노력하고 발전하는 한국화학연구원을 지켜보아 주시고 격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화학연구원이 시행하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정책은
세계적 금융 위기가 지속됨에 따라 경기 침체 및 고용시장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는 환경에서 국내 중소기업에서도 경영사정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화학연구원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나아가 연구원의 위상을 새롭게 하고자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지원단을 신설하고 중소기업 연구인력 교육훈련, 중소기업 Techno-doctor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화학소재를 비롯한 부품∙소재분야의 대일 무역 적자가 심각한데 이에 대한 화학연구원의 대응은
한국화학연구원은 새로이 개발하는 완제품이나 부품에 적합한 소재정보를 정확히 찾아내는 화학소재정보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화학소재정보은행은 플라스틱, 고무, 정밀화학제품 등의 각종 소재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필요한 연구자, 개발자 등에게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화학소재의 개발이나 부품으로 가공 시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궁금한 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도 추진하고 있다.
화학소재정보은행은 화학소재 정보를 바탕으로 소재원천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개발된 소재의 사업화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목표로 국내 화학소재산업을 세계적으로 발전시켜 또 하나의 국가 성장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해 가고 있다.
△끝으로 우리나라 소재산업을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한마디 부탁드린다
화학산업은 인류의 생존과 발전에 필요한 에너지와 소재, 물질을 공급해주는 핵심 산업으로서 인간의 수명연장 뿐만 아니라 오늘날 첨단 산업발전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값싸게 대량으로 공급하는 등 오늘날 인간의 풍요로운 삶을 가능하게 한 분야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중 소재산업은 전방산업인 부품과 완제품의 성능, 품질, 가격 경쟁력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우주항공 등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세계적 원천기술 개발로 국가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이 필수적이다. 첨단소재를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선진국에 대한 기술 예속과 무역 적자를 극복하기 위해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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