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부임 이후 6개월이 지났는데
벌써 7월인가 싶을 정도로 바쁜 나날이었다.
지난 26년간의 공직 생활에서 얻은 경험으로 다시 한 번 봉사할 수 있어 바쁘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부족한 부분을 성심성의껏 도와준 직원과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성원을 보내주신 관계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혼자서는 처리할 수 없는 어렵고도 중요한 일들이 많았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 과학기술계·중앙부처에서 쌓은 경륜, 어떻게 살려나가고 있는지
어찌 보면 과학인의 한 사람으로서 역할은 일맥상통하다고 본다.
단지 경기TP의 일은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서만의 결과 도출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단체 및 기업과의 결과 도출이라는 점에서 업무의 특성이 다르다.
성과위주의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거시적인 비전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부족하나마 중앙정부 및 산하 단체에서 쌓았던 경험과 관점의 차이를 인식하고, 중앙부처와의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경기TP의 사업과 접목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상호교류뿐만이 아니라 중복 투자를 지양하고 공동 연구 및 협력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
■ 취임식에서 TP를 지역 내 인적·물적 자원 및 정보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는데
경기TP는 부지 19만㎡, 연면적 5만4,000㎡의 공간에 벤처기업 89개사와 10개 입주기관이 있으며 상주 인력만도 1,7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본 기관을 중심으로 한양대학교(800여명), 한국생산기술연구원(300여명), 한국산업기술시험원(210여명), 한국전기연구원(120여명), LG소재부품연구소(900여명), 한국해양연구원(240여명), 농어촌연구원(100여명) 등 고급 연구 인력이 포진해 있다.
이들 기관으로부터의 인적·물적 지원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경기TP가 지향하는 사업이 미래의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질 신동력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관련 기관과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분야별로 보면 전자·정보통신분야 36개사, 자동차부품소재분야 7개사, 바이오산업분야 18개사, 로봇산업분야 14개사, 지원기관 및 기타분야 15개사 등 어느 하나 경시 할 수 없는 분야다.
지원 프로그램에 수혜기업의 성과를 살펴보면 우선 ‘경기TP 최고경영자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11개 기수 4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수강생들은 경기도 내 제조기업의 CEO, CTO, 기업부설연구소장, 공공연구기관 임원 등 훌륭한 재원으로 경기TP는 이들에게 16주간, 16개 강좌를 통해 기술경영·리더십 개발 및 자기 개발 등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수강생들을 통해 더욱 활발한 기업 간 정보교류가 이루어지리라 기대된다.
이런 인적, 물적자원들을 서로 그물망처럼 엮기 위해 협의회 활동, 연계 사업 구상, 중점추진과제를 통한 일정별 진행계획 수립을 전 조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로 경기TP를 넘어서 안산사이언스밸리의 발전, 대한민국의 발전에 한 축이 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경기TP의 주요전략의 하나로 내부역량 강화, 자립기반 확립, 업무효율화를 제시한 바 있는데
우리 경기TP가 진행한 사업을 통해 성과를 올리는 기업을 보면 일의 보람을 느낀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목표로 하는 주요전략의 취지다.
경기TP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기업 발전에 기여했을 때, 바로 경기TP의 자립기반이 마련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존재의 가치가 있을 때 우리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영리 단체라 경제적인 자립은 태생 상 힘들지만 단지 운영 측면에서 입주 기업에는 수익자 원칙에 따라 적정한 사용료를 공시해 수익금을 보다 발전적인 분야에 재투자하고 있다.
경기TP에는 기획조정, 기술지원, 행정의 3개 본부와 산하의 3개 센터, 7개 팀이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서 아직까지 전반적인 조직 개편은 시기상조로 생각돼 일부의 개편만 진행했다. 추진했던 사업 하나하나가 중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사안이라 자칫하면 개편이 역기능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 따라서 지난 사업의 성과와 ‘2020 중장기 플랜’을 검토 중이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 인력과 재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 반월·시화공단 등 경기지역 산업구조의 낙후성을 지적한 바 있는 데
우리가 흔히 범하기 쉬운 잘못은 지나치게 규모나 외형에 치우치는 정책이다.
물론 1970~1980년도에 조성된 공단이라 업종이나 건물 외형, 시설 등에서 지금의 기준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하지만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생산하는 이탈리아의 소규모 기업을 보면 규모면에서도 가내수공업형태가 많으며 대대로 살고 있는 장소에 생산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면서도 당당히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지금 공단 내에 입주해 있는 업종 중에서 우리 산업에 불필요한 업종은 없다. 심지어 염색이나 도금 업종도 꼭 필요한 업종이다.
세계 어느 나라든 환경을 무시는 나라는 없다. 그러나 공해배출 업종이라고 해서 기피하기만 한다면 산업계의 한 축이 붕괴되고 말 것이다.
경기TP는 앞서가는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계에 장벽이 되고 있는 여러 사안을 극복하는 데 지금처럼 매진할 것이다.
바이오산업의 발전이 공해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며, IT산업육성은 고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다.
경기지식재산센터를 통해서는 특허기술을 보호받아 대기업과도 맞설 수 있는 기술력을 우리 중소기업이 보유할 것이다. 중소기업인에 비전과 기술력을 꾸준히 제시해 나가겠다.
경기TP 최고경영과정 400여명 배출
뿌리산업 IT 융합 주관기관 선정
■ 최근 경기지역을 포함한 수도권은 기업유치 등에서 일정부분 핸디캡을 안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극심한 지역 이기주의에 젖어 있다.
대기업이나 공기업 또는 혁신도시 유치 등의 문제로 지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양상이다.
경기지역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어 전 정권부터 지금까지 각종 규제에 묶여 대규모 신규 사업에 차질을 빗고 있음은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이전투구 속에서 우리의 권리만 주장한다면 어느 시기에 결과가 날지 아득하기만 하다.
어찌 보면 이러한 상황이 우리의 기회일수도 있다. 특히 반월·시화공단의 경기지역 재 도약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지금 안산시에서는 시화MTV부지에 대기업을 유치하기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성공적인 유치 이후에도 한계와 과제는 있게 마련이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은 오히려 중소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보다 더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의 경제 모델은 대만에서 배워야 한다.
불공정거래 속에서 고민하는 중소 기업인이 얼마나 많은가. 산업의 99%를 차지하고 고용 인력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우리나라에서는 대접을 못 받고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하고 있다.
경기TP가 추진하는 사업에는 여러 협의회와 연구회가 있다. 대기업의 높은 기술력은 중소기업인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 협의회와 연구회를 더욱 활성화해 중소기업 하나하나가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다.
몇 가지 사업을 소개하겠다. 경기TP의 ‘해외규격인증획득 지원 사업’은 지난 2004년부터 100여개 참여기업 100%가 인증획득으로 수출길이 열렸다. 그리고 인터넷 해외 마케팅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또한 해외 시장 개척단을 파견해 올 상반기에도 (주)센코, (주)클라시스, (주)두드림 등등 많은 업체가 해외 판로를 개척했다. 대기업의 OEM(주문상품부착)방식에 안주했다면 결코 이루지 못 할 성과다.
더디지만 우리의 노력이 강한 대한민국, 경기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
■ 안산정보산업진흥센터(AITA)의 각종 IT기업 지원사업이 눈길을 끄는데
사실 안산정보산업진흥센터(AITA)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3월 ‘2011년 이공계전문기술 연수사업’ 수행 주관기관으로 선정됐으며, 5월에는 ‘뿌리산업분야 산업IT융합지원센터’ 주관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1월 안산소프트웨어지원센터에서 현 명칭으로 변경한 이후 중소 IT기업의 기술개발 능력과 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해 왔다.
AITA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인재육성에 앞장서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배출된 이공계 인력이 중기에 종사하면서 기술혁신을 꾀할 것이다.
IT선도기업육성, 차세대제품화기술개발지원, 맞춤형마케팅지원, 품질인증지원, IT전문인력양성교육, SW서포터즈운영 등을 통해 108개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사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수혜기업들은 2010년 매출이 전년 대비 36%나 증가했으며, 수출은 62%가 증가했다.
또한 ‘2010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에서 이미지랩(주)이 은상을 수상하는 등 AITA의 지원을 통해 개발된 기술이 대외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 반도체 등 IT산업과 바이오산업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 같은 산업에서는 부품 및 소재, 장비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IT기업의 현황 파악을 위해 전국 2만8,229개사 중 질의에 답변한 1만6,044개사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은 지난 2009년 기준으로 120조2,397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고용 인력도 2007년 45만4,956명에서 2010년에는 51만505명으로 늘어났다.
바이오산업은 또한 생명과학분야뿐만 아니라 산업전반에 걸쳐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수익성 창출에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비해 부품 및 소재·장비 기술은 아직도 해외 의존도가 높다. 이는 대기업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물론 시장경제 하에서 수입 물품의 도입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기술혁신을 통한 시장 선점을 발 빠르게 진행하려면 협력관계에 있는 산업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2차 산업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정부차원의 지속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농경사회에서는 매해 비슷한 작업을 반복하기만 해도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됐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빠른 경제 변화 속에서는 기술력을 토대로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만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현실은 의과대 졸업생이 의사로의 진로를 선택하는 비율이 자연과학대 졸업생이 과학연구 분야를 선택하는 비율보다 월등히 높다. 공대를 졸업하고도 고시를 준비하는 풍토가 만연돼 있다.
어떠한 분야도 소중하지 않는 업무는 없다. 그러나 국가의 앞날을 생각하면 결과는 더뎌도 이공계열의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다.
1998년 경기TP가 개원할 당시만 해도 생소한 분야에 자원을 낭비한다는 따가운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그때의 판단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하는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2차 산업이든 3차 산업이든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분야가 발전해야 하며 기술력이 없이는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없다.
독일에서 우리는 배울 점이 많다. 기술인에게는 ‘마이스터’라는 칭호를 붙어 자부심을 갖게 한다. EU공동체에서의 독일의 위치를 보면 그들의 체제가 얼마나 심오한지를 느낄 수 있다.
사랑의 눈길로 우리 경기TP를 바라보시고 성원해 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무한 경쟁 속에서 저희들이 내놓은 성과에 만족스럽지 못 하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사료된다. 하지만 과거에도 그러했듯이 우리 경기TP인들은 열정을 다해 경기도 중소기업인의 성공을 위해 함께 뛸 것이다. 앞으로도 성원 부탁드린다.
신소재경제
김성준 기자 sj@am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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