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연 연구진이 암모니아 선박 배출가스 내 질소산화물과 미연소 암모니아, 아산화질소를 통합 저감하는 촉매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반응 실험을 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암모니아 선박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 미연소 암모니아, 아산화질소(N₂O)를 통합 처리할 수 있는 촉매 기술을 개발해 친환경 선박의 배출가스 처리 시스템 단순화와 비용 절감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정학근)은 대기청정연구실 황선미 박사 연구팀이 암모니아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중 오염물질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촉매와 아산화질소 분해 촉매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암모니아는 화석연료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고 운송·보관이 용이해 해운산업의 탄소중립을 위한 차세대 선박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연소 과정에서 질소산화물, 아산화질소, 미연소 암모니아 등이 발생해 배출가스 처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 지수가 300배 높은 온실가스로, 적절한 처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환경오염을 키울 수 있다.
기존 디젤 선박은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촉매로 처리해 왔지만, 암모니아 선박은 질소산화물과 함께 아산화질소 및 미연소 암모니아까지 처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기존 시스템에 별도의 촉매와 장비를 추가해야 해 선박 내 설치 공간 확보와 설비 비용 부담이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질소산화물과 미연소 암모니아를 동시에 분해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촉매를 개발했다. 여기에 아산화질소를 분해하는 촉매를 함께 개발해 신규 설비 추가를 최소화하면서 암모니아 선박에서 발생하는 주요 배출가스를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제시했다.
기존 귀금속 기반 암모니아 분해 촉매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분해 과정에서 또 다른 질소산화물을 생성하는 문제가 있었다. 아산화질소 저감용 촉매 역시 별도의 환원제를 투입해야 하고 450℃ 이상의 고온에서 운전해야 해 경제성과 적용성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촉매는 귀금속 기반 촉매 대비 최소 80%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하나의 촉매층에서 암모니아와 질소산화물을 약 99% 효율로 동시에 분해해 필요한 촉매 사용량을 최대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
아산화질소 분해 촉매는 상용 촉매보다 운전 온도를 100℃ 낮춰 실제 선박 배출가스 환경인 350℃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별도의 환원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99% 이상의 높은 효율로 아산화질소를 분해할 수 있어 배출가스 처리 시스템의 단순화가 가능하다.
특히 연구진이 개발한 두 촉매는 기존 디젤 선박에서 사용되는 배출가스 분해 장비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기존 설비와의 연계성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암모니아 선박의 배출가스 처리 과정에서 요구되는 추가적인 설치 공간과 설비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선미 박사는 “이번 촉매 기술은 암모니아 선박의 가장 큰 난제였던 다중 오염물질을 동시 저감하는 획기적 성과”라며 “장비의 설치 공간 절감, 시스템 경량화, 유지관리 효율 향상 등 현장의 요구에 정확히 응답하는 기술로, 향후 파일럿 실증을 통해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국내 조선·해운 산업이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상용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본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에너지·환경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 and Energy’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향후 개발한 촉매 기술을 암모니아 엔진과 연계한 파일럿 실증 연구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