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크 이종접합 광양극과 유사 이중층 유기 광양극간의 구조 비교국내 연구진이 태양광을 활용한 수소 생산 과정에서 전하 손실을 줄이고 광전극의 내구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 태양광 수소 생산 효율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UNIST는 신소재공학과 조한희·최문기·송명훈 교수팀은이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유기반도체 공여체층과 수용체층을 차례로 쌓아 중간에 혼합층을 만드는 기술을 적용해 고성능 광양극(Photoanode)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태양광 수전해는 햇빛을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물에 담긴 광전극에 햇빛을 비추면 광전극에서 전하가 생성되고, 이 전하가 물과 반응해 수소와 산소를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전자와 정공이 이동 중 다시 결합하면 전하가 손실돼 수소 생산 효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전하를 효과적으로 분리하고 이동시키는 광전극 기술이 중요하다.
광양극은 햇빛을 받아 물을 산화시켜 산소를 생성하는 광전극이다. 이 과정에서 광양극 내부에 생성된 정공과 전자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다시 결합하면 전하가 소실되기 때문에, 전하를 효율적으로 분리하고 각각 필요한 위치로 전달하는 것이 성능을 좌우한다.
연구팀은 유기반도체 공여체층과 수용체층을 차례로 쌓고 두 층 사이에 혼합층이 형성되는 유사 이중층 구조를 적용했다. 수용체층 위에 공여체층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공여체 용액 일부가 수용체층 상부로 스며들면서 두 물질이 혼합된 층이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기존 유기반도체 광양극은 공여체와 수용체를 물리적으로 섞어 하나의 혼합물층으로 구성하는 ‘벌크 이종접합 구조’를 주로 활용했다. 이 구조는 전하 생성에는 유리하지만 전자와 정공의 이동 통로가 복잡하게 형성돼 이동 과정에서 재결합이 발생하기 쉽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유사 이중층 구조는 두 물질이 혼합된 중간층에서 전하가 생성되고, 아래 수용체층과 위 공여체층이 전자와 정공을 각각 다른 방향으로 이동시키도록 설계됐다. 벌크 이종접합 구조의 전하 분리 장점과 이중층 구조의 효율적인 전하 이동 특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광양극은 평균 광전류 밀도 1.75mA/㎠를 기록해 기존 구조 대비 약 22% 향상된 성능을 나타냈다. 광전류 밀도는 광양극에서 생성되는 산소량과 관련된 지표로, 값이 높을수록 물 산화 반응을 통한 산소 생성량이 증가한다.
물 산화 반응을 시작하기 위해 외부에서 가해줘야 하는 전압도 기존 0.35V에서 0.15V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더 적은 전기에너지로 광양극을 작동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작동 안정성도 크게 개선됐다. 광전류 밀도가 0.5mA/㎠까지 떨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안정성을 평가한 결과 기존 대비 약 300% 향상됐다. 산화력이 강한 정공이 유기반도체를 손상시키는 현상을 유사 이중층 구조가 완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한희 UNIST 교수는 “기존처럼 공여체와 수용체를 무작위로 섞은 유기 광전극은 전자와 정공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크고 쉽게 성능이 떨어졌지만 광양극 박막 안에서 두 물질의 배열을 조절함으로써 성능과 작동 안정성을 함께 높일 수 있었다”며 “낮은 전압에서도 잘 작동하는 특성이 있어 외부 전압 없이 햇빛만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CEJ)’에 7월 16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NRF) 지원사업 및 이노코어(InnoCORE)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