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재료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친환경 무연 페로브스카이트 소재가 암모니아와 반응해 꽃 모양으로 변화하며 초저농도 가스를 감지하는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국내 연구진이 납(Pb)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기반 초고감도 암모니아 가스센서를 개발하며 차세대 수소·암모니아 에너지 안전관리 기술 확보에 나섰다.
한국재료연구원(KIMS, 원장 최철진)은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 송명관 박사 연구팀이 부산대학교 이형우 교수, 인천대학교 강영호 교수, 호주 맥쿼리대학교(Macquarie University) 김진철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친환경 무연(無鉛)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활용한 초고감도 암모니아 가스센서 개발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암모니아는 저장과 운반이 어려운 수소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차세대 수소 운반체(Hydrogen Carrier)로 주목받으며 수소경제 핵심 물질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암모니아는 소량만 누출돼도 인체에 유해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저장시설, 운송 설비, 발전소, 산업현장 등에서 미세 누출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고성능 센서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는 수십 ppm 수준의 암모니아 노출만으로도 작업자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기존 센서 대비 높은 감도와 선택성을 갖춘 감지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가스센서는 암모니아 감지 성능이 우수하지만 대부분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납(Pb)을 포함하고 있어 친환경성과 상용화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납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인 안티몬(Sb)을 적용한 무연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포름아미디늄 안티몬 브로마이드(FA₃Sb₂Br₉)’를 개발하고, 이를 암모니아 가스센서에 적용했다. 개발된 센서는 친환경 소재 기반임에도 높은 감지 성능을 확보했으며, 암모니아 농도 변화에 따른 신호 증가를 통해 정량적인 농도 분석도 가능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1ppm 수준의 초저농도 암모니아까지 안정적으로 검출하는 성능을 나타냈다. 또한 100ppm 농도의 암모니아에 대해 13초 만에 반응했으며, 센서 신호가 최대 235% 증가해 우수한 감지 성능을 입증했다.
암모니아 선택성도 확보했다. 메탄(CH₄),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 수소(H₂), 메탄올(MeOH) 등 다른 가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반응을 보여 암모니아만 선택적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
장기 안정성 평가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센서를 2개월간 보관한 이후에도 초기 성능의 약 97%를 유지해 실제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 제조 공정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개발 센서는 용액 공정을 기반으로 한 간단한 스핀코팅 방식으로 제작돼 대면적 생산이 가능하고 제조 비용 절감에도 유리한 특징을 가진다.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는 기존과 다른 암모니아 감지 원리를 밝혀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암모니아가 센서 표면에 흡착되면서 전기적 신호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암모니아 분자가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내부로 가역적으로 삽입(intercalation)되면서 p형 도핑(p-type doping)을 유도하고, 이에 따라 전기전도도가 증가해 센서 신호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는 표면 흡착 중심으로 설명되던 기존 감지 메커니즘과 차별화되는 결과로, 향후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가스센서의 감도와 선택성을 높이기 위한 소재 설계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기술은 암모니아를 에너지원 또는 수소 운반체로 활용하는 발전소와 선박, 암모니아 생산·저장·운송 시설, 비료·화학공장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미세 가스 누출을 조기에 감지하는 안전관리 센서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간단한 용액 공정 기반 제조 방식으로 대면적화와 대량생산에 유리해 향후 휴대용 감지기, 배관 부착형 센서, 실시간 유해가스 감시 시스템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현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고성능 가스센서의 국산화와 유지·관리 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성장하는 수소·암모니아 에너지 시장에서 국내 소재 및 센서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명관 KIMS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친환경 무연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해 고감도 암모니아 센서를 구현했을 뿐 아니라 센서 작동 원리를 원자 수준에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수소·암모니아 기반 에너지 인프라 안전관리와 산업현장 유해가스 모니터링 기술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KIMS 기본사업, 한국연구재단 글로벌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Small Structures(IF 8.9)’에 2026년 7월 27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