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개발한 화염 플라즈마 열분해(FPP) 공정 모식도로, 800~900℃ 화염 플라즈마를 이용해 젖은 커피찌꺼기를 별도 건조 없이 고품위 바이오차로 전환한다.국내 연구진이 버려지던 젖은 커피찌꺼기를 별도 건조 과정 없이 단 90초 만에 무연탄급 고체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고수분 유기성 폐기물의 에너지화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탄소중립형 자원순환 기술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원장 권이균)은 자원활용연구본부 박태준 박사 연구팀이 갓테크와 공동으로 수분 약 55%를 함유한 젖은 커피찌꺼기를 별도 건조나 탈지 공정 없이 고품위 바이오차(biochar)로 전환하는 ‘화염 플라즈마 열분해(Flame Plasma Pyrolysis, FPP)’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존 열분해 공정은 수분 제거를 위한 사전 건조가 필수여서 에너지 비용과 공정 부담이 컸다. 반면 이번 기술은 LPG(액화석유가스)와 압축공기를 연소해 만든 800~900℃ 화염 플라즈마를 이용, 전처리 과정을 완전히 생략해 젖은 폐기물을 바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초고온 플라즈마가 커피찌꺼기 내부 수분을 순간적으로 증발시키면서 내부 압력을 높이고, 이 과정에서 ‘팝콘 효과’로 불리는 미세 폭발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수분은 단순히 제거 대상에 그치지 않고 탄화 반응을 촉진하는 수증기 활성화제로 작용하여 다공성 구조 형성과 반응 속도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성능도 뛰어났다. 연구팀이 90초 조건에서 실험한 결과, 발열량은 원료(커피찌꺼기 21.8MJ/kg) 대비 약 33% 향상된 29.0MJ/kg으로 일반 무연탄 수준에 도달했다. 고정탄소 함량은 15.6%에서 46.2%로 약 3배 증가했고, 황 성분은 완전히 제거돼 연소 시 황산화물(SOx)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적 특성을 보였다.
또한 비표면적은 115.4㎡/g까지 증가해 향후 활성탄 전구체나 흡착 소재로의 활용 가능성도 확인됐다. 기존 열분해 공정의 문제로 지적되던 연기와 타르 등 2차 오염물질 발생도 거의 없었다.
공정 효율성도 강점이다. 기존 수열탄화(HTC) 공정(1~6시간)보다 최대 240배, 토레팩션 공정(30분 이상)보다 20배 이상 처리 시간을 줄였고, 전기 기반 플라즈마 장치보다 에너지 소비도 낮췄다.
무엇보다 고수분 원료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건조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과 공정 복잡성을 획기적으로 낮춘 점이 핵심 성과로 꼽힌다. 향후 분산형·현장형(on-site) 폐자원 에너지화 설비로의 적용 가능성이 높고, 커피찌꺼기뿐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와 슬러지 등 다양한 고수분 유기성 폐기물로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박태준 박사는 “폐기물을 단순 처리 대상이 아닌 고부가가치 에너지 자원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기술적 패러다임”이라며 “향후 음식물 쓰레기와 슬러지 등 다양한 고수분 유기성 폐기물로 적용 범위를 넓혀 상용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