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라믹기술원 이진형 박사 연구팀은 유기산을 이용해 굴패각 폐기물로부터 탄산칼슘 세 가지 상(Phase)을 조절·합성하는데 성공했다.
국내 연구진이 버려지고 있는 굴패각(굴 껍데기)에서 고순도 탄산칼슘을 환경 친화적으로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해 탄소중립 및 소재 공급망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세라믹기술원(원장 윤종석)은 이진형 박사 연구팀이 독성이 강한 염산 대신 식초나 과일, 생체 내에도 존재하는 안전한 ‘유기산(초산, 개미산, 구연산 등)’을 활용해 굴패각에서 탄산칼슘을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국내에서 매년 30만톤 이상 발생하는 굴패각은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등을 통해 재활용 방안이 마련되었음에도, 악취와 불순물 문제 등으로 인해 상당량이 해안가에 방치되며 환경오염과 생태계 훼손을 유발해 왔다.
현재 일부 재활용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고부가가치 소재로의 활용 사례는 아직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굴패각을 친환경 공정을 통해 악취와 불순물을 제거하고 고순도 소재로 정제하는 기술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탄산칼슘의 세 가지 결정상(calcite, aragonite, vaterite)을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기술은 이미 다양한 연구를 통해 보고됐지만, 대부분은 고온·고압 조건이나 별도의 첨가 물질이 있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굴패각으로부터 상온에서 칼슘을 친환경적으로 용해한 뒤, 별도의 첨가제 없이 유기산의 종류와 농도만을 조절하여 동일한 침전 공정 내에서 세 가지 결정상을 선택적으로 제어했다. 합성된 세 가지 형태는 △가장 안정적인 ‘칼사이트’(Calcite, 제지 및 플라스틱 충전제용) △독특한 구슬 모양으로 중금속을 잘 빨아들이는 ‘바테라이트’(Vaterite, 환경 정화 필터용) △강도가 뛰어난 ‘아라고나이트’(Aragonite, 보강재용)이다.
이번 공정은 독성 물질을 배제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가 많이 드는 고온 가열 과정을 생략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는 국제연합(UN)이 강조하는 ‘지속 가능한 소비 및 생산(SDG 12)’과 ‘기후변화 대응(SDG 13)’ 목표를 현장에서 직접 실현한 우수 모델로 평가받는다.
연구책임자인 이진형 박사는 “이번 연구는 처치 곤란이던 해양 쓰레기를 우리 산업에 꼭 필요한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완벽히 되살린 순환 경제의 성공 사례”라며, “이렇게 만들어진 안전하고 깨끗한 소재는 향후 첨단 코팅제, 친환경 정화 필터 등 다양한 산업에 폭넓게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구 결과는 환경공학 분야의 세계 상위 10% 이내 국제 학술지인 ‘엔바이론멘탈 테크놀로지 앤 이노베이션(Environmental Technology & Innovation)’에 게재돼 기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부에서 지원하는 한국세라믹기술원 출연사업 내 ‘미래대응 바이오융합소재 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