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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12-11 09: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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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엘 벡터 방향에 따라 뒤집히는 교자성 스핀–전하 변환 신호(출처: UNIST)


국내 연구진이 교자성체 소재 안에서 스핀의 정렬된 방향을 바꿔 변환 신호 방향을 뒤집는 실험에 성공해 저전력 스핀 반도체 소자 개발에 기여할 전망이다.


UNIST는 신소재공학과 유정우 교수와 물리학과 손창희 교수팀이 산화루테늄 교자성 소재 안에서 스핀-전하 변환을 가역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고 10일 밝혔다.


산화루테늄은 최근 반도체 분야에서 강자성과 반강자성 소재의 장점을 갖춘 제3의 자성 소재인 ‘교자성체’로 분류되며 관심을 받아온 물질이다. 해당 물질은 이론적으로 기존 반도체 소자의 속도 한계를 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스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자성 소재로 반도체와 같은 전자 소자를 만들려면 ‘스핀’ 신호를 회로가 인식할 수 있는 전류 신호로 바꾸는 과정(스핀-전하 변환)이 필수적인데, 교자성 소재의 경우 아직 확립된 제어 기술이 부족했다.


연구팀은 해당 물질 내부의 스핀 정렬 방향인 네엘 벡터(Neel vector)를 조절하면, 스핀이 전하 전류로 바뀌는 변환 방향(극성)이 정반대로 뒤집힌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즉, 물질 내부의 자성 정렬 상태를 180도 회전시키는 것만으로도 출력되는 전기 신호의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가역적으로 바꿀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이는 외부 전력 공급 없이도 정보가 유지되는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의 ‘0’과 ‘1’ 상태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제어할 수 있는 원리다. 기존 기술에서는 이러한 신호 변환을 제어하기 위해 복잡한 다층 구조를 쌓거나 강한 외부 자기장을 활용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연구팀은 자체적으로 고안한 소자를 제작해 이 같은 사실을 입증했다. 이산화티타늄(TiO₂) 기판에 산화루테늄(RuO₂), 코발트철붕소(CoFeB) 박막을 차례로 적층한 소자를 만들고, 코발트철붕소 박막에서 온도 차이로 인해 생성된 스핀 신호를 산화루테늄에 주입했다. 실험 결과 스핀 신호가 산화루테늄에서 전하 신호로 변환돼, 해당 신호를 측정했다.


공동연구팀은 “교자성체에서 스핀 신호를 가역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실험으로 확인한 연구”라며, “이러한 원리는 스핀 기반 차세대 논리 소자나 메모리 소자 설계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4년 9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계도전 R&D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기존 방식으로는 실현하기 어려운 고난도·고파급 기초과학 연구를 빠르게 추진할 수 있도록 설계된 한국의 혁신적 연구개발 시스템이다.


연구팀은 소재 합성부터 소자 제작과 측정, 논문 발표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단 1년여 만에 완수해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한계도전전략센터의 김동호 책임PM은 “이번 성과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한 혁신도전형 연구의 대표적 사례”라며, “향후 이 기술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핵심 전략기술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강력한 지원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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