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둘째 주 국제 유가가 겨울 한파에 따른 미국의 난방 수요 증가와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지정학 위기 지속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 등으로 인해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PISC)가 발표한 ‘1월 2주 주간 국제유가동향’에 따르면 대서양 유 종인 브렌트(Brent)유의 평균가격은 전주대비 배럴당 1.24달러 상승한 76.3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31달러 오른 73.76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유종인 두바이(Dubai)유는 전주대비 배럴당 0.99달러 상승한 76.74달러를, 오만(Oman)유는 1.01달러 오른 76.76달러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유가 변동 요인을 분석해보면, 석유 수급 부문에서는 미국 중부·동부 한파 지속 등이 국제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 했다.
1월 3일 파이낸셜 타임즈는 미국 북부가 10년 만에 가장 추운 1월을 맞이할 수 있다고 전하며, 한파로 난방용으로 소비되는 천연가스와 난방유 가격이 일주일 새 4~5%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가계의 47%가 난방에 가스를 사용하고 40%는 전기를 사용한다. 미 북동부 일부에서는 난방유를 사용한다.
JP 모건은 난방용 수요로 인해 1월 세계 석유 소비가 전년 대비 140만b/d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10년 평균 대비 기온이 1℉ 하락할 경우, 미국, 유럽, 일본의 난방유 및 프로판 소비가 11.3만b/d 증가할 것으로 분석해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더불어 미 시티 리서치 분석가는 한파로 인해 서부 텍사스와 북부 평원지역의 원유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히며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인도 석유부에 따르면 인도의 12월 제품 소비량은 2,066만 톤으로 전월 및 전년동월대비 각 1%, 2% 증가했으며, 연간 누적 소비량은 2.4억 톤으로 전년대비 3.9% 증가했다. 또 로이터 조사에 따른 12월 OPEC 12개국 원유 생산량은 2,646만b/d로 전월대비 5만b/d 감소했으며, UAE와 이란 생산량이 각 9만b/d, 7만b/d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지정학 부문에서는 제재와 전쟁에 따른 이란, 러시아의 원유 공급 차질 우려 등이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1월 6일 중국 산둥항 그룹은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유조선의 자사 항만 입항, 하역, 항만 서비스 제공을 금지한다는 조치를 내렸다.
산둥항 그룹은 중국 칭다오, 옌타이, 르자오 등 중국 동부 항만을 관리 감독하며, S&P Global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의 해상 수입 원유 중 31%(320만b/d)가 산둥 지역 항만을 통해 들어왔고 이 중 약 3분의 1(97만b/d)이 제재 대상 선박으로 운송됐다. 공급 차질 우려가 심화되면서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우크라이나는 1월 4일 러시아 발트해 우스트-루가(Ust-Luga)항을 무인기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동 항만의 컨덴세이트 저장설비에 공격이 가해졌으며, 저장탱크 1기가 손상을 입었고 3기가 폭발 잔해에 영향을 받아 수리에 최소 한달이 소요될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관계자는 설명했지만 러시아는 무인기를 요격했고 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에도 우크라이나 무인기가 우스트-루가항에 위치한 노바텍社의 컨덴세이트 처리시설 및 항만 터미널 설비를 타격에 수출이 차질을 빚은 바 있다. 또한 1월 8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공군기지에 연료를 공급하는 석유 저장설비를 타격해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모스크바 남동부 엥겔스 지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해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국제 금융 부문에서는 중국 경기 부양 기대 등이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설비 갱신과 소비재 이구환신(낡은 제품의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 확대 통지를 1월 8일 게시했으며 5일에는 공무원 임금 인상을 발표, 재정 부양 책이 유가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다만, 미 달러화 강세 등은 유가 상승 폭 제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미국 등 주요국의 국채 매도세가 강화되면서 미국의 장기채 수익률이 5%에 근접했고, 영국의 30년물 국채 수익률도 1998년 이후 고점에 이르렀다. 또한 미 달러인덱스도 109선을 유지해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