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 및 배터리 점유율의 확대 속도가 주춤한 사이에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LFP(리튬인산철)배터리와 각형 폼팩터 개발 및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SNE리서치가 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4년 1~10월 판매된 글로벌(중국 제외)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총 사용량은 약 290.2GWh로 전년동기대비 12.7% 성장했다.
‘24년 1~10월, LG에너지솔루션, SK on,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동기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동기대비 6.2%(75.1GWh) 성장하며 2위를 유지했고, SK on은 10.2%(31GWh)의 성장률을 기록해 3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2.5%(26.2GWh)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동기대비 2.7%p 하락한 45.6%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량 따른 국내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BMW, 리비안, AUDI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BMW의 경우 i4, i5, i7, iX에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됐고 특히, 지난해 말 출시된 i5의 판매량이 호조를 나타냈다. 리비안은 R1S, R1T가 미국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반면, AUDI는 Q8 e-Tron의 판매량이 감소해 전년 대비 AUDI에 탑재된 삼성SDI의 배터리 탑재량이 전년 대비 약 2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SK on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현대자동차그룹, Mercedes-Benz, 포드, 폭스바겐 등의 순으로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전기 상용차인 봉고3 EV와 포터2 EV의 판매량이 전년대비 각각 66.2%, 62.8% 감소하며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기 승용차인 아이오닉5와 EV6는 연초 판매량 부진한 판매 흐름을 보였으나,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판매량이 점차 회복하고 있고 기아 EV9는 해외 판매가 확대되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Mercedes-Benz는 SK on의 배터리를 탑재한 컴팩트 SUV EQA와 EQB가 전년동기 수준의 견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그 외 포드 F-150 Lightning과 폭스바겐 ID.7이 전년 대비 판매량 호조를 나타내 SK on의 배터리 사용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테슬라, 폭스바겐, 포드, 현대자동차그룹 등의 순으로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모델 중 모델 Y는 전년대비 3.2%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올해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모델3의 판매량이 급증하며 전년대비 79.3%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 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포드 머스탱 마하E, 현대차 아이오닉6, 코나EV 등이 견조한 판매량을 나타내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를 유지했다.
주로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Panasonic은 올해 배터리 사용량 28.4GWh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으나 전년동기대비 21.1% 역성장했다. 연초 페이스리프트로 인해 잠시 판매가 중단되었던 모델3의 판매량 감소와 테슬라의 올해 판매량 역성장이 겹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Panasonic은 개선된 테슬라향 2170 및 4680 셀을 출시해 향후 테슬라를 중심으로 배터리 사용량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CATL은 7.8%(76.6GWh)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또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재 테슬라, BMW, Mercedes,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등 다수의 전세계 주요 OEM들이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수시장의 공급 과잉 이슈를 브라질, 태국, 이스라엘, 호주 등 해외 수출로 해소하며 전세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10월 31일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7.8%부터 최대 45.3%까지 OEM별로 차별화된 관세를 부과를 확정했다. 대부분의 중국 OEM들은 관세 인상폭만큼 마진을 조정해 유럽 시장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로 인해 중국 OEM의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른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점유율 속도가 주춤할 수 있겠지만, 유럽 시장의 전기차 수요가 시들한 상황에서 유럽 OEM들의 전기차 판매 확대에 따른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CATL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 비해 다양한 거래선을 갖고 있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LFP부터 삼원계 각형 배터리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산 전기차 및 배터리 점유율의 확대 속도가 주춤한 사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LFP배터리와 각형 폼팩터 개발 및 도입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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