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넷째 주 국제 유가가 OPEC+가 12월 감산 완화를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 석유 공급의 증가 기대와 주요국의 제조업 업황이 여전히 위축돼 있음을 시사하는 경제 지표 부진 등으로 인해 하락했다. 다만, 중국의 경제 부양책 발표에 따른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감과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운 고조 등으로 두바이유와 오만유는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PISC)가 발표한 ‘9월 4주 주간 국제유가동향’에 따르면 대서양 유 종인 브렌트(Brent)유의 평균가격은 전주대비 배럴당 0.36달러 하락한 73.53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주대비 1.39달러 떨어진 69.82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중동 유종인 두바이(Dubai)유는 전주대비 배럴당 0.44달러 상승한 74.28달러를, 오만(Oman)유도 0.44달러 오른 74.28달러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유가 변동 요인을 분석해보면, 석유 수급 부문에서는 OPEC+ 공급 증가 기대 등이 국제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우디는 비공식적인 목표 유가인 배럴 당 100달러를 포기하고 예정대로 12월 일부 자발적 감산의 점진 완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해졌다.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은 러시아는 향후 석유 수요의 증가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고, 이를 공급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으나 시장이 필요치 않다면 과도한 공급을 하길 원치 않는다고 발언했다. 러시아는 '30년까지 석유 수요가의 현재 대비 500~700만b/d(4.5~5.5%) 증가하고, '30년에 5.4억 톤(1,080만b/d)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의 주요 산유 시설이 허리케인 영향권에 들어가 생산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도 공급 불안을 자극해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허리케인 헬렌(Helene)이 접근함에 따라 미 멕시코만 원유 생산이 일부 차질을 빚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9월20일 미국 상업 원유 재고는 4.13억 배럴('22.4월 이후 저점)로 450만 배럴 감소해 시장 예상 폭(140만 배럴↓)을 상회했다. 재고 감소세는 시장의 공급 부족 우려를 더욱 키우며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국제 금융 부문에서는 주요국 경제지표 약세 등이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9월23일 S&P Global에서 발표한 주요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약세를 보였다. △미국 47(15개월 저점) △영국 51.5(3개월 저점) △유로존 44.8(9개월 저점)로 나타났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업황 위축과 확장을 가늠하는데, 9월 주요국의 제조업 경기가 위축 국면에 있어 유가 하락을 지지했다.
또한 로이터(Reuters) 통신은 DIW Berlin 등 분석기관들의 전망을 인용해 올해 독일 경제가 약 0.1%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며, '25년 경제 성장률도 0.8% 수준으로 종전 전망치인 1.4%에서 하향됐다고 보도하면서 유가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반면, 중국 경제 부양책 발표는 유가 하락폭을 제한했다. 9월 24일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지급준비율 인하 등 대규모 경기부양책 계획을 발표했으며, 27일 인민은행은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P 인하하고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0.2%P 인하했다.
또한 24일 인민은행 총재는 지급준비율 인하로 1조 위안 규모의 장기 유동성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고 경제 상황에 따라 연내 25~50bp 추가 인하도 가능하다고 발언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발표는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감을 자극하며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더불어 미국의 금리인하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세계 경기와 원유 수요를 지탱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어지면서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9월26일 미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 경로에 있으며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으로 미뤄 볼 때 기준 금리가 중립정책금리 수준까지 지속 인하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게다가 미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전분기대비, 연율)이 3%로 앞서 발표된 잠정치와 동일하게 발표됐고 개인소비가 상향 조정되면서 1분기 경제 성장률이 1.4%에서 1.6%로 상향 조정됐다.
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9월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24~'25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3.2%로 전망해 유가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지정학 부문에서는 동부-서부 정부 간 중앙은행 총재 거취 관련 합의 소식 등은 국제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엔 리비아 지원 사절단(UNSMIL)은 리비아 동부와 서부 정부가 리비아 중앙은행 총재, 부총재, 이사회 임명을 위한 절차와 일정 등에 합의했다고 발표하며 리비아 석유 공급 증가 기대가 고조돼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운 고조는 유가 하락폭을 제한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타깃으로 공습을 가해 고위 관계자를 비롯해 5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서방과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이 공동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즉각 휴전을 촉구했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하며 기동훈련을 실시, 지상전에 대비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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