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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7-01 16:53:11
  • 수정 2024-07-03 17: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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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하면서 중소 제조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요즘 사업이 어떠시냐’고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의 대답이 ‘갈수록 힘들어진다’이다. 통계상으로는 수출이 매년 호조세를 이어가고 GDP와 1인당 국민소득은 해마다 개선되고 있는데 기업하기는 힘든 아이러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톨스토이의 명작소설 ‘안네 카레리나’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그 이유가 제각각 다르다’라는 유명한 구절로 시작한다. 기업이 성공을 하려면 먼저 수많은 실패 원인을 파악하고 극복해야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우리나라 제조기업들은 지경학적 위기, 공급망 교란, 생산성 하락, 생산인력 부족 등 날로 늘어나고 있는 실패 요인에 대응하기가 벅찬 것이 현실이다. 

이상목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은 무엇보다 1차 산업혁명 이후 260년간 제조업을 이끌어온 공급자의 생산효율성 중심의 대량생산체제인 ‘메뉴팩처링(Manufacturing)’ 시대가 저물고 있으며, 앞으로는 소비자 각각의 기호에 맞게 제품을 설계하고 유연하게 생산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는 ‘밸류팩처링(Valufacturing:가치 창출)’ 시대에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시대의 변화로 생산 영역은 날로 저부가화되고 있는데 과거와 같이 제품의 원가관리, 불량률 감소 등 생산성을 높이는데만 중점을 두고 기술개발과 투자를 하다보니 제조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갈수록 실패요인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디지털 전환, 제조업 서비타이제이션 플랫폼 비지니스 모델, 데이터 기반 지능형 공정관리 등을 시급히 도입해 제조업의 가치를 높여야하지만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특히나 지방 중소기업은 생산 인구의 수도권 집중화와 젊은 인력들의 제조업 회피로 소멸을 걱정해야할 정도로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때문에 이상목 원장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중소 제조기업과 단순 기술 이전이 아닌 상생하는 파트너로서 역할을 재정립하고 지방자치단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지역 핵심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전사적인 개편에 나섰다.

또한 제조업 서비타이제이션 전환의 기본이자 핵심이 되는 인공지능(AI) 기반 AI 자율제조를 제조기업에 도입하기 위해 AI 제조센터를 설치했으며 신규 인력 채용시 AI 전문인력을 최우선으로 채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이상목 원장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 제조업의 고도화에 필요한 점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제조업 가치 높이는 ‘밸류팩처링’ 전환 상생 파트너 역할 다할 것”




‘제조업 고도화’ 조직개편·내실화 추진, ‘메가 프로그램’ 통한 지역산업 생태계 구축

中企 시급한 탄소중립·AI 도입 적극 지원, 3D프린팅 통합 전주기 R&D·기업 지원







■지난해 6월 원장 취임 이래 새로운 비전인 ‘대전환의 중심 KITECH 2050’을 제시하고, 조직 개편 및 내실화를 진행했다


최근 우리 제조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불확실성, 탄소중립에 기반한 수출장벽, 지속적 생산가능 인구 감소 추세, 지경학적 글로벌 패권 경쟁, 개인화된 제품을 요구하는 소비자 욕구 변화 등 대내외 환경 변화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면서 특히 고객 취향 대응 맞춤형 생산으로 제조업 가치를 높이는 밸류팩처링으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설립 35주년을 맞이하는 KITECH은 ‘생산기술 대전환’을 비전으로 ‘제조산업 가치 고도화’라는 미션을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핵심가치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선정해 지난 1월 대대적인 조직 개편 및 주요 프로그램 내실화를 추진했다.

우선 생산기술 대전환에 맞춰 △지능화뿌리기술(적응제조, 유연생산) △인간중심생산기술(작업친화 제조, 고객 지향 제품·서비스) △지속가능기술(배출제로, 녹색전환) 등 3개 연구소의 명칭 변경과 함께 각 분야 핵심기술을 선정했다. 이는 기업, 연구자, 국민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지능형 생산기술이기 때문에 ‘스마일’ 생산기술로 명명했다.

또한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지역 맞춤형 산업 혁신을 위한 메가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지자체와 KITECH 연구소·지역본부가 함께 지자체 산업전략, 지역기업 생태계, KITECH 조직역량, 지역 미래산업 방향성 분석 등을 거쳐 지역 핵심산업을 1개씩 선정하고, 지자체 및 지역 제조기업과 R&D, 전문인력 양성, 1차 산업 첨단화 등을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파트너 기업 제도를 개편하고, 기업 협력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파트너 기업들의 생산 혁신 의지, 상생 노력 등을 평가해 등급을 나누고 성장단계별 맞춤 지원을 차별화했다. 또한 부가가치가 높은 단납기 맞춤형 제작시장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외 바이어와 제조기업을 연결하고 있다. KITECH은 이러한 수주 및 납품 과정에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도출해 R&D와 연계시키고 AI 분석을 통해 기업애로를 선지원하고 있다.

우리 기업에게 가장 시급한 자율제조와 탄소중립을 위해 자율제조 및 탄소·수소통합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연구 강화 및 역량 결집도 추진하고 있다. 자율제조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제조AI, 제조로봇, 로봇SI 분야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수소경제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선 녹색전환 및 배출제로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이밖에도 연구 및 정책 인력이 함께 참여하는 로봇R&D, 제조AI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원내 역량 결집을 위한 자율제조 연구회, 수소경제·탄소중립 TF, 공급망 강화 TF, 3D프린팅 얼라이언스 등도 구성해 운영 중이다.



■탄소중립이 날로 강화되는 시점에서 기업들이 준비해야 할 점과 KITECH의 지원 방향은


탄소중립이 무역 장벽화 되면서 제조업이 지속발전하기 위해서는 탄소중립 환경이슈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중소·중견기업은 고효율 생산설비 도입과 핵심공정 최적화 등에 대한 투자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실질적인 준비와 대응 역량은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디지털 제품여권(DPP),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환경전과정평가(LCA) 등으로 인해 기업 부담은 가중되고 있어, 향후 환경 및 수출 규제, 거래처 탄소감축 요구 증가 등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중소 제조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사용 에너지를 전환하고 공정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감축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자사 공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을 계산하고 공정 상 에너지 관리가 필요한 사항 등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KITECH은 4대 다배출 업종 및 산업공통 설비·장비 탄소감축, AI 기반 공장 내 에너지 통합 관리시스템(FEMS), 폐자원·바이오·금속회수 등의 자원순환, 전과정 평가 및 에코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연구 및 실증 역량을 확보하고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최근 LCA 기반 탄소관리를 위한 중소·중견용 데이터플랫폼 연구개발 정부과제에 선정되었으며, 향후 실증을 통해 참여기업의 기술사업화를 연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 지속가능기술연구소(천안) 중심으로 수소경제 전환, 탄소중립 이행에 지속 대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원내 ‘수소경제·탄소중립 TF’ 발족식을 개최했고 5월에는 기업간담회를 통해 100여 개 기업의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7월 중에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산·학·연·관 포럼을 개최해 수소경제 및 탄소중립 관련 산업계를 위한 대형 연구 아젠다를 도출하고 부처에 제안할 예정이다.



■최근 ‘AI 자율제조’가 화두로 떠올랐다. KITECH은 지난 7년여 동안 제조분야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중소·중견기업의 제조업 AI 기술 적용을 위한 연구를 해왔다. 기업의 AI 도입 필요성과 AI 접근 방법은


작업자가 없어도 제조현장에서 생산이 가능한 자율제조 방식이 부상하고 있다. 자율제조는 AI를 로봇 기반 제조,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등과 결합함으로써 변화하는 고객 수요와 작업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제조환경이다. 이를 통해 고객 맞춤형 제품의 생산성과 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현재 AI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판단형 및 생성형 AI 보다 행동형 AI가 필요하다. 행동형 AI에는 데이터 처리, 데이터 증강, AI 알고리즘, 전이학습 등이 있다.

또한 중소·중견기업이 생산 현장에 자율제조를 도입하기 위해선 최우선적으로 쓸모 있는 현장 공정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생산 현장의 생산관리 시스템 구축 △전주기 제조 공정의 합리화 △로봇SI와 제조AI 기술 탑재 등이 이뤄져야 한다.

이에 KITECH은 자체적으로 자율제조 3대 기능(탐지·이해, 사고·결정, 반영·리셋)과 8대 요소기술(통신제어 기술, SI로보틱스 인간협업 기술 등)을 재정리하고 부처와 협의를 통해 기업의 지율제조 도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KITECH은 앞으로 자율제조에 필요한 5대 기술인 △IoT 센서기술 △로봇 SI 기술 △공장 내 물류기술 △제조 AI 기술 △생산관리시스템 기반 전공정 자율제어 기술 등을 확보해 기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이를 제조환경에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공정데이터 전문가, AI 전문가, 시스템 엔지니어, 작업셀 단위 운영자 등 전문인력 양성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KITECH은 AI 제조센터를 설립했으며 KITECH의 신규 인력 채용시 AI 전문인력을 최우선으로 대규모 채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KITECH은 14대 뿌리기술 중 하나인 적층제조(3D프린팅)에 대한 기술 개발과 기업 지원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향후 발전 전략은


3D프린팅은 자유로운 설계가 가능하면서 개인 맞춤형 제품 생산 및 유연 생산에 최적화된 기술로 밸류팩처링 전환에 필요한 핵심 뿌리기술이다. 아직 장비·소재 가격이 비싸고 대량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기존 공정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공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일례로 미국은 개인맞춤형 바이오 메디컬, 국방·안보 방어체계 등에 3D프린팅을 중점 적용하고 있고 일본은 신속한 시제품 제작 및 생산 연계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 2021년 뿌리산업진흥법 제정 10년 만에 기존 6대 뿌리기술을 14대 뿌리기술로 확대·개편하면서 3D프린팅 기술을 추가했다.

KITECH은 지난 2014년 7월 구축한 ‘3D프린팅제조혁신센터’를 주축으로, 10년간 3D프린팅 기술의 상용화 및 산업 현장 확산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얼굴 맞춤형 마스크 팩 및 안경테, 인체 맞춤형 타이타늄 임플란트, 방산 및 우주·항공 부품 개발 등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나왔으며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아 미국, 독일, 싱가포르 등과 국제협력을 논의 중이다.

KITECH은 3D프린팅 핵심기술 고도화 및 전주기 기술개발과 기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에 ‘3D프린팅제조혁신센터’ 중심의 통합 운영 전략을 수립했다. 현재 3D프린팅을 지원하는 5개 본부의 센터를 일원화하기 위해 지난 4월 ‘3D프린팅 역량결집 워크숍’을 개최하고 ‘3D프린팅 통합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KITECH은 첨단제조 분야에서 차세대 3D프린팅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소재·설계·장비·공정·품질평가·규격화에 이르는 일련의 전주기 기술개발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업들이 필요한 3D프린팅 기술을 쉽게 찾고 전문가를 연결할 수 있는 통합 홈페이지를 구축함으로써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기대되고 있다.



■지속성장을 위해선 KITECH 뿐만 아니라 우리 중소·중견기업들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KITECH의 대응 방안과 함께 소부장 기업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린다


제조업 가치 사슬을 살펴보면 제품·연구 개발, 브랜드 구축, 디자인, 생산, 유통, 마케팅, 판매 및 서비스(고객대응)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과거 제조업은 생산 분야에서 높은 부가가치가 창출됐으나, 최근 들어 제조 전(前)·후(後) 단계에서 더 큰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있다.

웃는(스마일:U) 얼굴은 입 양쪽 꼬리가 올라가 있다. 이를 제조업에 적용하면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는 앞쪽 설계와 끝쪽 서비스인데 국내 소부장 기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중소·중견 제조업체는 부가가치가 낮은 생산 영역(입술 아래)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우리 제조업이 다시 웃기 위해선 고객이 원하는 니즈를 파악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연계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면서 제조 영토와 부가가치를 확장해야한다.

앞서 말한대로 KITECH은 제조업의 가치 혁명을 위해 밸류팩처링을 위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는데 전사적인 노력을 하겠다.


이를 위해 제조 전 단계의 부가가치 제고를 포함해 맞춤형 설계와 서비타이제이션을 통한 고수익 창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능화 뿌리기술에서는 유연생산 분야 주문형 협업 생산기술 개발을 통해 설계, 제조, 서비타이제이션을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협업 플랫폼 기반 기술개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인간중심 생산기술에서는 로봇의 산업현장 적용을 위한 플랫폼 모델 및 실증 기술개발, 고객지향 제품·서비스 분야 사용자 편의기술 및 안전융합기술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KITECH은 제조기업과 함께 제품 하나하나의 가치를 높이는 고임금 국가형 생산기술로 전환하는 상생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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