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토류 사용 용도(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전기차 영구자석, 반도체, 풍력터빈 등 첨단산업의 비타민 역할을 하는 희토류 최대 산지인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가격 결정권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중국산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급망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7일 희토류 73종 품목을 ‘수출보고 대상 에너지자원 품목 리스트’에 포함시킨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수출허가관리대상인 희토류 품목 73종(HS 10단위 기준)을 ‘수출보고 대상 에너지자원 품목 리스트’에 포함하고 수출거래업자의 수출 정보 실시간 보고가 의무화됐다. 보고 내용은 수출입거래업자의 정보, 계약일, 수출지, 선적 정보, 원산지, 물량, 무역방식 등이 포함됐다. 시행시기는 오는 2025년 10월31일까지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전략적 광물자원으로 활용하면서 국제 희토류 시장에서의 가격 결정권을 강화하고 있는 정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 3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리창 총리는 희토류는 전략적 광물자원임을 강조하고 희토류 산업의 첨단화·스마트화·녹색화 발전을 촉진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이의 일환으로 △희토류 자원 탐사, 개발 이용 통합적 관리 △차세대·녹색·고효율 채굴·선별·제련 기술 연구개발 응용 가속화 △불법 채굴 및 생태 파괴 행위 단속 등을 강조했다.

희토류는 원소 주기율표에서 원자번호 57번부터 71번까지의 란탄 계열 15개 원소와 스칸듐, 이트륨을 합친 17개 원소를 총칭하는 것으로, 보통 무르고 연성과 전성이 있고 온도 상승에 따라 활발한 반응성이 특징이며 물리적 성질로는 광학적, 자기적 성질을 보유하고 있어 전기차 영구자석, 반도체, LED, 풍력터빈, 광학유리, 레이저 등 다양한 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첨단산업의 비타민’이자 ‘21세기 최고의 전략자원’으로 불리고 있다.

세계 희토류 매장량은 1억2천만톤 가량이며 이중 4,400만톤이 중국에 매장돼 있다. 희토류가 들어있는 광물은 200종 이상으로 전 세계적인 희토류 매장량은 적지 않으나 경제성과 환경오염 등을 문제로 주로 중국에서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를 저가 생산하면서 시장지배력을 키워왔는데 이에 미국은 2000년 초 자국 희토류 생산을 중단하고 중국에서 수입하게 됐다. 희토류는 경희토유, 중희토류로 구분되는데 특히 중희토류는 중국에서만 생산이 가능하다. 중희토류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고성능 영구자석을 만드는데 필요한 소재다.

우리나라도 희토류 수입의 상당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발간한 2023년 희유금속 원재료 교역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희토류 수입액(금속+화합물)은 2022년 1억390만달러로 중국산이 50%를 차지했고 일본(27%), 대만(9%), 프랑스(8%), 미국(3%) 등 순으로 나타났다. 네오디뮴 영구자석의 대중국 수입비중은 88%나 된다.

첨단산업에서의 희토류 수요 확대와 함께 중국의 수출통제로 인해 국내 제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공급망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우리나라와 주요국의 희토류 공급망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안보를 위한 국가차원의 희토류 원료확보, 공정기술 개발, 비축 자원순환 등을 위한 공급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네오디뮴 등을 비축대상 광종에 포함시키는 것과 희토류의 HS코드를 원소별, 가공단계별로 세분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