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산업 수요 침체로 인해 부진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반도체 경기가 7월에는 인공지능(AI) 및 서버용 반도체 수요 확대 및 재고 감소 등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디스플레이, 철강,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 전반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KIET)이 에프앤가이드·메트릭스에 의뢰해 국내 업종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총 224개 업종에 대해 조사한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Professional Survey Index)에 따르면, 7월 업황 전망 PSI는 지난달에 이어 104를 유지했다.
업황 PSI 조사 항목으로는 개별 산업들의 업황을 비롯해서 국내시장 판매·수출, 생산수준·재고수준·투자액, 제품단가 등이 있다. 응답결과는 100(전월 대비 변화 없음)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월 대비 증가(개선) 의견이, 반대로 0에 근접할수록 감소(악화) 의견이 각각 많음을 의미한다.
7월 업황 전망은 전월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준선 100을 웃돌아 업황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내수(100)가 기준치를 유지하고, 수출(111)이 100을 상회한 가운데 생산(102)이 2개월 연속 100을 상회했다. 다만, 투자(96)는 기준선 보다 소폭 하락했다.
업종 유형별로 살펴보면, ICT부문(111)에서는 2022년 3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 100을 상회했다. 기계부문(100)은 기준치에 그쳤으며, 소재부문(98)에서는 5개월 만에 다시 100을 하회 했다. 전월대비 기준으로는 ICT부문은 상당 폭 상승한 반면, 기계부문에서는 3개월 만에 하락하고, 소재부문도 두 자릿수 하락했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119) △디스플레이(114) △자동차(106) △조선(106) △철강(108) 등에서는 기준선 100을 상회하고 △가전(93) △기계(85) 등의 업종들은 100을 하회했다. 전월 대비로는 반도체(+39), 휴대폰(+22), 철강(+16) 등 업종에서 두 자릿수 상승한 반면, 화학(-27), 디스플레이(-15), 섬유(-12), 기계(-10) 등의 업종에서는 하락했다.
7월 반도체 업황 전망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이 개선될 것으로 본 이유는 AI 및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관련 제품의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재고 레벨이 낮아져 가격 정상화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가격 하락이 올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공급과잉이 여전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게이밍 모니터 등 수요 개선과 함께 패널 공급이 감소 중인 가운데 계절적 성수기가 도래하고 패널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중국의 618 프로모션 대비 물량 확보가 종료되고 모니터 물량이 CSOT 신규 라인 증설로 공급량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부정적인 요인이다.
조선 업종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등 신조선가 지수 신고가 경신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가 안정화를 계기로 채산성이 개선되고 있다. 7월에는 국내 수주잔고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황이 개선될 전망이다.
철강 업종은 예상보다 부진한 전방산업 수요 및 중국 업황 부진에 따라 철강가격 인하 압력이 상승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7월에는 중국 경기 지표 악화에 따른 경기 부양 기대감으로 가격이 반등되고 중국 수요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철강 수요산업 침체와 저가 중국산 수입 철강재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고 있다.
화학 업종은 현재 원재료인 유가하락으로 가격 스프레드가 소폭 개선되고 있으나 상반기 정기보수 이후 재가동으로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수요 부진으로 제품 가격은 여전히 하락세를 겪고 있다. 7월 전망이 전월대비 급감한데는 석화 실질 구매 수요가 발생하지 않아 회복이 불투명하고 제조업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공급과잉이 소폭 해소되면서 가동률이 지속 개선되고 있고 가격 스프레드도 안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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