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원유 가격 추이

3월 다섯째 주 국제유가가 쿠르드의 이라크 북부를 통한 원유 수출 중단과 중국과 미국의 석유 수요 회복, 러시아의 전술핵 배치로 인한 불안한 국제 정세 등이 복합 작용하며 전 유종의 가격이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PISC)가 발표한 ‘3월 5주 주간 국제유가동향’에 따르면 대서양 유종인 브렌트(Brent)유의 평균가격은 전주대비 배럴당 3.24달러 상승한 78.58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주대비 3.92달러 상승한 73.34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유종인 두바이(Dubai)유는 전주대비 배럴당 3.14달러 상승한 77.12달러를 기록했으며, 오만(Oman)유는 전주대비 3.03달러 상승한 77.11달러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유가 변동 요인을 살펴보면, 석유수급 부문에서는 이라크 북부의 수출 중단, 미 원유재고의 감소, 중국의 석유수요 회복 기대 등이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2월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라크의 승인 없이 튀르키예 남부 도시 제이한을 통해 석유를 독자적으로 수출해 왔다. 3월 23일 국제중재재판소에서 쿠르드 정부의 석유 독자 수출은 1973년 이라크와 튀르키예 간의 송유관 협정 위반이라는 판결이 나오면서 3월 25일 이라크 북부를 통한 원유 수출이 중단,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더불어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도 유가 상승에 일조 했다. 미 에너지 정보청(EIA)에 의하면 3월 24일 기준 미국 상업 원유재고는 4억 7,369.1만 배럴로 전주대비 748.9만 배럴 감소했다.

또 중국에서도 석유 회복에 대한 기대가 속출되고 있다. 중국 CNPC 산하 연구소는 올해 중국의 정제처리량을 7.8% 증가한 1,466만b/d로 전망하며 이에 원유 수입량이 1,080만b/d로 6.2% 증가할 것이라 분석했다.

PetroChina사는 올해 중국 정제제품 수요가 2019년 대비 3%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며 원유 정제투입량을 지난해 대비 6.6%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고, Sinopec사 역시 3.3% 확대할 것이라 언급해 중국의 석유 수요 회복이 기대되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국제 금융 부문에서는 은행권 위기의 진정과 달러화 가치 하락 등이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당국이 은행권 유동성 지원 대책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와 First Citizens 은행의 실리콘밸리은행(SVB) 인수소식으로 은행시스템 우려가 완화되며 이로 인한 위험 선호 심리가 개선되면서 유가는 반등했다.

또한 독일의 인플레이션 발표 이후 유로화 강세로 미 달러화 가치가 3월 30일 기준 102.17로 하락하며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독일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7.8%로 전원 9.3%대비 둔화됐으나 시장 예상 7.5% 대비 높게 나타나자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평가했다. 더불어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또한 올해 크지 않은 추가 금리 인상과 연말에 이르러 동결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지정학 부문에서는 러시아가 벨라루스 내 전술핵 배치 가능성 등으로 불안한 국제 정세가 지속되며 유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3월 25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에 전술핵 배치 계획을 발표했고, 벨라루스도 이를 공식확인 하며 서방의 압박으로 자국 안보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 언급했다.

그간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 중국 정상 만남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모든 핵무기의 해외 배치를 자제해야 한다고 선언했던 러시아의 이러한 행보에 유럽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