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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1-10 12: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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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 기계 등 산업 중심지인 경남도는 산업 트렌드 변화로 지역산업 고도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고 동시에 우주항공과 같은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창원에 위치한 대건테크는 이러한 산업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3D프린팅 사업에 과감히 도전했으며 다양한 금속 및 고기능 플라스틱 부품 제작이 가능한 3D프린터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선도자로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대건테크 신기수 대표는 3D프린팅이 신산업의 핵심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선견지명으로 뚝심을 가지고 투자를 지속하며 지속적으로 장비를 개선 중이다. 이에 본지는 대한민국 적층제조산업을 선도하는 대건테크의 신기수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계획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기차·UAM 등 신산업 맞춤 적층제조 기업 도약할 것”



▲ 신기수 대건테크 대표가 마그네슘 3D프린터를 소개하고 있다.


■대건테크가 3D프린팅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경남 창원에 위치한 대건테크는 지난 1998년 설립된 회사로 산업용 케이블 분야 및 하드웨어 장비 제조회사로 성장해왔다. 삼성테크윈㈜ 광응용 및 광학기기 조립사업을 시작으로 반도체 장비에 들어가는 케이블, 와이어 하네스(Wire Harness) 등을 설계·제작했으며 Wire-Cut 방전가공기, 칩마운트·스크린프린터 제조, 공작기계전장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우리의 주력 제품인 와이어 하네스는 전선, 커넥터, 전원분배장치 등을 묶은 것으로 인체의 신경망과 같이 각 시스템으로 전기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전자제품의 스마트화 및 고집적화로 인해 와이어 하네스도 자연스럽게 고기능·소형화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또한 조선, 전자제품, 산업기계, 철강 등 창원의 기존 주력산업이 점점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창원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20년 창원지역 수출은 152억달러로 4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산업 고도화 및 신산업 발굴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이러한 산업 변화에 대응하고자 신사업을 찾던 중 눈에 띄인 것이 3D프린팅이었다. 3차원 형상 데이터를 분말을 층층이 쌓아 적층해 어떠한 형상의 부품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기존 주력산업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또한 그동안 축적해 온 장비 제작 노하우를 바로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우선 교육용 FDM 3D프린터를 2014년 3월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그해 12월에 산업용 3D프린터를 출시했고 2016년에는 금속 3D프린터까지 시장에 선보였다.


이후 2018년부터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마그네슘 3D프린터 ‘Mg80’, 국내 최초로 개발한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PEEK 전용 3D프린터 ‘PEEK 140’, 전자회로 3D프린터 ‘depert-E800’ 등 차별화 된 3D프린터를 개발해 출시했다.


장비 판매와 함께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3D프린팅 적용이 확대될 수 있도록 금속 부품 3D프린팅 서비스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DK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울산 ‘3D프린팅 벤처집적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하고 제조기업들과 제조혁신을 위한 협력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도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발전 6사 등이 함께 금속 3D프린팅 기술로 제작된 부품을 발전소에 실제 적용하는 ‘3D프린팅 활용 발전부품 시범사업’에 3D프린터 제조기업으로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차별화된 대건테크의 3D프린터 장비 중 기대가 큰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현재 3D프린팅이 가장 활발한 분야 중 하나는 의료다. 수술에 필요한 도구, 시뮬레이터부터 인체에 삽입하는 임플란트, 조인트 등까지 환자 개개인 마다 맞춤형으로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료 기술 혁신을 통한 인류의 행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기대 수명이 늘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의료시장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3D프린팅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대건테크는 의료용 시장을 겨냥해 PEEK 전용 3D프린터와 마그네슘 3D프린터를 개발했다. PEEK는 내열성, 내화학성, 내마모성, 기계 가공성 등에서 현존하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가운데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 의료 분야에서는 기존 소재보다 가볍고, 가수분해에 탁월한 내성을 가지고 있어, 두개골 임플란트, 인공 엉덩이와 같은 손상된 신체복원에 사용되고 있다.현재는 대부분 인공관절을 타이타늄 소재를 사용해 절삭 또는 적층으로 제작하고 있는데 타이타늄은 마모저항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표면에서 마모입자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가벼우면서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PEEK의 수요가 늘고 있으며 대건테크는 창원시의 도움으로 미국 의료시장을 겨냥해 PEEK 3D프린터를 수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마그네슘은 인체내에 삽입되었을 때 시간 경과에 따라 인체내에서 분해, 배출이 될 수 있는 생분해성 소재다. 때문에 임플란트, 조인트, 스텐스 등을 3D프린팅 할 경우 의료부분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그네슘 분말은 폭발의 위험성이 있어 그간 3D프린팅 소재로 개발이 어려웠는데 대건테크가 특허를 가지고 있는 폭발방지 기술로 극복해 마그네슘 3D프린터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우리의 또 다른 타깃 시장은 UAM, 전기차 등 미래 신산업 관련 시장이다. 마그네슘은 알루미늄보다 가벼워 자동차, 국방, 가전 등 산업에서 널리 쓰이는 경량소재로 UAM, 전기차 등 경량화가 핵심인 신산업에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구리는 우수한 전기전도도와 열전도율을 가지고 있어 전기차 등에 필요한 유도코일, 우주선 연소 챔버 및 열교환기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대건테크는 2022년 구리 적층용 3D프린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대건테크는 의료와 미래 신산업을 주력으로 차별화된 3D프린터를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해외시장에서 선도 업체와 경쟁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8년간 3D프린터 국산화 지속 투자, PEEK·Mg·Cu 등 의료·산업 장비 출시

3D프린팅 매출 100억 달성 목표, 인력양성·산학연 협력 지원 필요



■대한민국은 금속 3D프린팅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사업에 어려운 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대건테크는 중소기업임에도 8년 이라는 긴 시간동안 3D프린터 개발에 20~30억원을 투자했고, 그 결과 현재까지 금속 3D프린터를 6대 판매했다. 투자 대비 수익성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것이다. 또한 금속 3D프린팅 기술이 국내 제조업에서 아직 활발히 사용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해외 선진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후발 주자인 국산 3D프린터가 시장에서 인정받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과거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었음에도 지금 세계 강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은 오직 인적자원과 기술에 있다. 우리나라가 3D프린팅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서는 추격자여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직적 산업생태계를 구축해 끊임없이 선도자를 벤치마킹해 공정과 제품을 개선하기만 하면 선진국이 될 수 있음을 우리가 증명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제조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 능력을 갖추고 역동성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선도자가 시장을 독식하는 구조가 되기 때문에 추격자에게는 기회조차 없게 된다.


때문에 정부과 기업들은 제조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연적인 공정을 갖추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서두르고 있으며 우리는 여기에 3D프린팅의 역할이 클 것으로 믿고 있다. 제품개발 속도가 날로 빨라지는 상황에서 제조 데이터와 3D프린팅이 결합된 산업플랫폼이 구축된다면 효율적인 신제품 개발과 시장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 우리에게 사업을 문의하는 대기업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그 이유를 들여다보니 공정 혁신도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정과 원가절감 이슈도 커서 3D프린팅 수요가 급속히 늘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감안한 적합한 장비를 출시해 1년에 15대의 금속 3D프린터를 판매하고 관련 사업에서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다.


■3D프린팅을 제조업 전반에 확산시키기 위해 필요한 점이 있다면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적자원이 유일한 경쟁력이자 무기다. 그런데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교육은 이를 선도하기는커녕 따라가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일례로 과거 촉망 받았던 귀금속 세공 기술자들은 노령화되고 젊은 사람들은 이 일을 기피하고 있는데 기존과 같은 교육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주조방식으로 기존에 수작업, 몰딩, 가공기 등을 이용하여 제작해 왔던 패턴을 3D프린터로 출력하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전문교육도 기존 제조방식이 아닌 DfAM(적층제조특화설계) 교육으로 전환해 신기술로 접근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또한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과 기술을 교육에 반영하기 위해 적극적인 산학연 협력과 소통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점이 있는데 장비 수요기업과 제조기업을 연계하는 기술개발과제를 활성화하고 정부출연연구소가 신뢰성을 쌓도록 돕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는 등 지원을 강화해 달라는 것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서 볼 수 있듯이 반도체, 국방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장비의 경우 국익을 빌미로 수출을 통제하면 국산화 외엔 방법이 없다. 그런데 장비는 어떻게든 만들었다고 치더라도 이를 운영하고 최적화하는 과정은 오랜 시간과 투자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중소기업 입장에서 큰 부담이다.


실제로 지난 9월 대건테크가 국방과학연구소(ADD)에 금속 3D프린터를 공급하는 성과를 거둬 개인적으로 매우 기뻤다. 장비 한 대를 판매한 것이 기쁜 것이 아니라 ADD에서 장비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개선 요구사항 등 피드백이 매우 귀중한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당초 계약된 것들이 미뤄지면서 사업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위기는 기회가 되고 있다. 그간 정부의 기술개발사업으로 발전 수요부품 국산화를 위한 3D프린팅 상용화 기술 개발 사업, 비행체 저가화 및 성능 향상을 위한 대형 및 정밀 금속 3D프린팅 기술 및 제조 공정 개발 등을 수행하며 많은 기술 노하우를 축적했다. 또한 이러한 기술개발을 기반으로 2022년에는 800mm 크기의 부품을 적층할 수 있는 PBF 방식 대형 금속 3D프린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제조기업이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장비를 도입하고 어플리케이션이 확대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회사는 회의시간에 사원 누구나 무엇이라도 좋으니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도록 적극 장려한다. 또한 지금까지 무엇을 했다는 것보다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여긴다.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3D프린팅은 우리 산업에 의미있는 변화를 반드시 가져 올 것이다. 우리는 변화가 필요한 어느 기업과도 대화와 협력의 준비가 돼 있다. 함께 역동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성할 파트너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 드린다.


▲ 대건테크의 금속 3D프린터로 적층한 구리 헤어핀 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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