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기후 행동에 대해 미국 주요 408개 기업이 공개 서한을 보내 지지를 표명한 가운데 미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들 역시 탄소 절감에 관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2일 ‘지구의 날’에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취임 전부터 2050년 ‘Zero-emission(탄소배출 제로)’을 공약해온 데 이어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며,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의 탄소 저감 목표 상향을 요청했다.
글로벌 비영리 연합인 ‘We Mean Business’에 따르면 408개 기업이 서명한 공개 서한을 통해 408개 미국 기업 대표는 미국이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되찾기 위해 필요한 속도와 규모로 기후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서한에서 2050년까지 순 제로 배출량에 도달할 수 있는 탄소 저감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길(path)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편지에서 기업들은 미 행정부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50% 이상 낮추는 목표를 채택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정상회의에서 밝힌 탄소 저감 목표치에는 미국 기업들의 지지도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공개 서한에 서명한 기업들은 합산하면 총 4조 달러 이상의 연간수익과 총 700만명 이상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다. 규모는 중소기업에서 다국적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모든 산업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이와 같은 미국의 움직임에 블룸버그 통신은 2020년 12월 S&P 500에 포함된 미국 기업들이 그간 내세운 기후 관련 공약들이 얼마나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0년을 목표로 제시됐던 187개의 기후 관련 조치 사항들 중 138개가 이행됐고 37개는 이행 중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73.8%의 이행률을 희망적인 수치로 분석하면서도, 기업들이 다소 달성하기 쉬운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대표 기업인 애플은 2020년 7월에 이미 2030년까지 완전히 탄소 중립을 유지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발표에서 애플은 공급망, 제조 공정 및 제품 수명을 포함한 전체 비즈니스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탄소 저감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애플은 최근 ‘복원 기금(Restore Fund)’이라고 불리는 2억 달러의 투자 기금 조성을 발표했다. 회사는 이 복원 기금을 대기에서 탄소를 제거하고 건축 자재, 종이로 사용될 수 있는 나무를 생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숲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소규모 자작농 플랫폼을 도입하여 아프리카의 임업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지속가능한 마이크로 임업(Micro-Forestry)' 기업인 Komaza와 협력해 탄소 저감과 생태 다양성 보전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는 지속 가능한 개발에 기여하는 솔루션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 2조 5000억 달러의 지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신용카드 기업인 마스터카드(MasterCard) 사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 제로 라는 자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 계산기’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코트라(KOTRA)는 “친환경이 아니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시대가 오고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양한 규정과 협약이 생겨나면서 ‘온실가스 제로’ 시대를 대비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향후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기업들이 자체적인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공급망과 협력사에도 탄소 배출 저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들도 탄소 절감과 향후 지속될 친환경 노력에 부응할 수 있도록 기술과 전략을 재편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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