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충전소 2022년 100개 선제적 구축”
▲ 유종수 수소에너지네트워크(HyNet) 대표이사
■ 2019년 한 해 우리나라의 수소 산업은 상당한 발전이 있던 한 해였다. 특히 수소에너지네트워크는 2019년 우리나라 수소충전소 보급에 상당한 공을 세웠다. 2019년 수소에너지네트워크의 성과에 대해 듣고 싶다
먼저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가 정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의 한 축으로 깊숙이 자리매김한 것이 2019년의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3월초 민간특수목적법인으로 공식 출범한 이후 환경부로부터 19개소 수소충전소 설치·운영사업자로 선정돼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종 계약체결은 남겨두고 있지만 2019년 10월 고속도로 휴게소 수소충전소 설치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최대 3개소의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2019년도 총 20개소 수주가 사업목표였으니 설립 원년의 실적치로는 무난한 성적이라고 자평한다.
다만 당초 5∼6개소 정도는 2019년 말까지 완공하려고 했지만 사업 진행과정에서 설치부지와 관련된 각종 인허가 지연, 주문이 밀린 주요 외산 기자재의 절대 납기소요 등의 사유로 불가피하게 해를 넘기게 됐다. 기다리는 수소전기차 소유자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 2020년 수소에너지네트워크의 수소충전소 보급 계획에 대해 알고 싶다
우선 2019년 상반기에 수주한 10개소는 금년 상반기까지 완공할 계획이며, 하반기에 수주한 9개소도 연말 이전에 모두 마무리하려고 한다. 그리고 2020년에 새롭게 착수할 수소충전소는 앞서 말씀드린 고속도로 휴게소를 포함해 20개소 이상 수주를 목표로 잡고 있다. 환경부 등 보조금 지원기관의 심사평가를 거쳐 설치부지가 조기에 확정되고, 지자체 등 유관기관의 협조 아래 인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금년에 착수하는 수소충전소도 2021년 초까지는 전부 완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수소에너지네트워크는 2022년까지 정부의 310개소 수소충전소 구축목표를 가시화하고, 전국에 전략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이제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도 해소됐다고 본다. 후속해서 각종 행정·재정 지원에 관한 제도도 구체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
2019년 12월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H2KOREA)과 손을 잡고 수소충전소 설치에 적합한 부지를 확보하고 인허가 등 어려운 문제도 함께 풀어나가기로 했다. 이 협력은 수소에너지네트워크가 2020년 이후 수소충전소 보급계획을 달성하는데 커다란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 수소충전소 보급만큼 수소충전소 운영도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우리나라 수소충전소 운영의 어려움과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듣고 싶다
아무래도 사업초기에 불가피하게 발생되는 재무적 손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수소충전소를 운영하는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수소충전소 1개소를 운영하는데 인건비 등 연간 운영비가 최소 2억원 이상 들어간다. 수소차 보급률이 낮은 초기시장에서는 이 운영비를 충당하기도 어려운 여건이다. 수소충전소 보급에 민간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향후 4∼5년간 일정 수준의 운영보조비를 지원하거나 설치보조금 증액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길 희망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수소충전소 운영사업자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충전소까지 공급되는 수소 가격이 지금보다 많이 싸져야 한다. 수소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수소 공급가격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운송비용부터 줄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울산·여수·대산지역 3개 석유화학단지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튜브트레일러에 실어 장거리 운송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선 운송거리를 단축하기 위해 수도권 인근과 내륙 지역에도 수소가스를 생산하는 거점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천연가스 배관망을 활용한 추출수소 생산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액체수소 또는 액상수소(LOHC, Liquid Organic Hydrogen Carries) 등 저장과 운송방식의 다양화도 병행 추진돼야 한다.
수소충전소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설비의 국산화 촉진도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압축기, 디스펜서 등 주요 기자재를 외산에 의존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설비의 성능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역량을 다 갖추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현재 우리 기업들이 직접 개발해서 실증단계까지 와 있는 기자재도 많이 있다. 정부의 뒷받침 아래 기업들이 좀 더 분발한다면 빠른 기간 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확신한다.
민간참여 유도 4∼5년간 운영보조비 지원·증액 희망
액체수소 등 저장·운송방식 다양화, 설비 국산화 必
■ 수소충전소 및 수소차 보급과 관련해 일관되고 빠른 진행을 위해 특수목적법인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한 대표이사님의 생각과 국내 수소 산업 발전을 위한 수소에너지네트워크의 향후 역할에 대해 듣고 싶다
수소에너지네트워크에 힘을 실어주자는 의견에 감사드린다. 한편 우리 회사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크다고 생각하니 대표이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이 강점인 수소자동차 산업부터 육성해야 하는데, 수소전기차가 전국에서 쉽게 충전소를 찾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급선무다.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에는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고 일정 기간 운영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에 민간이 선뜻 나서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수소에너지네트워크는 초기시장의 리스크를 분담하고, 수소충전 인프라 조기확충에 뜻을 둔 회사들이 십시일반 모은 출자금으로 설립된 회사다. 2022년까지 총 100개소의 수소충전소를 전국에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차량용 수소 수요를 확대하면서 초기시장을 탄탄하게 다져나가는 역할에 충실하겠다.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운영하면서 수집한 애로사항을 유관기관에 전달하고,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파하는 임무도 함께 하겠다. 또한 수소충전소의 안전한 운영을 통해 국민들이 수소에너지를 더욱 안심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실증하고 홍보하는 데 앞장서겠다.
■ 정부의 수소 로드맵에 따르면 수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향후 몇 년 안에 심각한 수소 부족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있다. 수소 부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수소에너지네트워크가 운영하는 수소충전소들의 수소 수급 방향에 대해 알고 싶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수소는 연간 약 200만톤이며, 추가 생산 여력도 연간 약 40만톤(수소승용차 약 200만대 분) 수준이므로 당장 공급 부족을 우려할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주로 울산·여수·대산 3개 석유화학단지에 수소생산이 편중돼 있으며, 수소충전소까지 고압으로 압축한 기체수소를 튜브트레일러로 운송하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수소의 수요확대에 대비하고 가격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생산지역 편중을 해소하고, 운송비용을 대폭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소의 생산·운송·저장 부문의 정책적 지원과 투자 활성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소에너지네트워크에는 SPG수소, 에어리퀴드코리아 등 현재 국내에 수소생산과 공급망을 갖춘 주주사들이 함께하고 있다. 또한 LNG 기지와 배관망을 활용한 대규모 추출수소 생산 잠재력을 지닌 한국가스공사, 장기적으로 호주로부터 액체수소를 선박으로 대량 공급할 수 있는 우드사이드도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수소에너지네트워크가 운영하는 충전소의 원활한 수소 수급을 위해 관련 주주사들이 충분한 지원을 해 줄 것이다. 또한 수소에너지네트워크는 원활한 수급과 운송비용 절감을 위해 각 충전소마다 1대씩의 튜브트레일러를 확보해서 수소공급사가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 국내 액화수소 및 액화수소충전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액화수소에 대한 사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다
액체수소는 고압 기체수소보다 10배를 더 저장할 수 있고, 저압으로 수송하기 때문에 수소에너지의 저장과 운송의 비효율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액화수소 플랜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독일, 일본 등 5개국 정도이며, 현재 미국, 유럽, 일본에 20여 개소의 액체 수소충전소가 설치돼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나라는 아직 액화수소 플랜트 개발 경험이 없고 관련 기술도 부족한 실정이다. 다행스럽게 금년부터 지자체와 국내외 기업이 협력하여 본격적으로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소를 -254°C까지 냉각하는 액화기술 외에도 수소와 액상 화합물(톨루엔, 암모니아 등)을 결합시켜 액체상태로 저장·운송하는 액상수소(LOHC) 기술도 우리나라 기업이 상용화를 위한 실증에 나선 것으로 안다. 수소 액화기술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선박, 기차, 드론, 항공우주선, 로봇 등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일본, 유럽의 액체 수소충전소를 보면 우리나라 충전소 넓이의 절반 이하 부지에 설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액체 수소기술이 활용된다면 우리나라의 수소충전 인프라 보급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 마지막으로 새해를 맞는 신소재경제신문 독자들에게 덕담 한마디 부탁드린다
해가 거듭될수록 신소재경제신문은 소재부품산업 전문지로 굳건하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독자 여러분도 신소재경제신문을 통해 2019년 한일간 수출규제에서 등장했던 레지스트, 에칭가스라는 생소한 용어에 좀 더 익숙해지고, 소재의 원천기술이 없으면 나라 경제가 몸살을 앓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제 현실로 받아들일 것이다. 여기에도 신소재경제신문의 활약이 매우 컸다는데 이견이 없을 줄 한다.
신소재경제신문 애독자 여러분,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에도 신소재경제신문을 통해 유용한 지혜를 많이 얻으시고, 어려운 경제여건도 잘 헤쳐나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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