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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06 11: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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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시대 도래, 韓 ‘패싱’ 막기 위한 노력 절실



이제 수소경제시대는 정부의 보급 정책이 아닌 민간 비즈니스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4년말 토요타 자동차는 수소차 ‘미라이’를 650만엔이라는 가격에 출시했고 일본 가정에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에너팜’ 보급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우리나라에서도 현대자동차가 1회 충전 항속거리가 609km에 달하는 세계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넥쏘’를 출시하며 수소차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최근 성황리에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현대차의 수소전기버스가 운행되면서 수소차가 미래 수송기기로 한 몫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수소연료전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증명하듯 2월28일부터 3월2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14회 국제 수소·연료전지엑스포(FC EXPO)에는 수많은 참관객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매해 8만명이 방문해 수소연료전지 외에도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이차전지, 스마트그리드 등 동시 개최 전시회를 통해 세계 에너지시장의 흐름과 기술발전을 확인하고 있다.

수소와 연료전지산업의 발전을 위해 매해 참관단을 모집하고 있는 신소재경제는 올해도 관련 산·학·연·관 관계자들과 함께 전시회를 보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정책 강화로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반영하듯 올해는 40여명이 넘는 참관단이 모여 기대감을 더했다.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해 전시장까지 이동하면서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 준비 분위기를 도처에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일본은 올림픽 개최에 맞춰 2020년까지 수소스테이션 보급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도처에 수소스테이션을 구축하고 있다. 수소스테이션을 구축하는데는 약 25억원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도쿄에서 대기업의 경우 수소스테이션 설치비의 80% 중 정부 보조금 차감 금액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의 경우 총 설치비 중 정부보조금 차감 금액을 지원한다. 운영비로는 대기업의 경우 연간 500만엔, 중소기업의 경우 1,000만엔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의 관심과 투자의지가 부러운 부분이다.

올해 수소연료전지 박람회는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 한국 등 세계 각국에서 280여개 참가기업들이 부스를 마련했다. HySUT(수소 공급·이용 기술 연구 조합), 이와타니, 타이요니폰산소, 혼다 등 관련 선도기업과 미코, 코오롱, 에이치엔파워 등 연료전지 관련 한국업체들이 출품했다.



日 도쿄올림픽 대비 수소스테이션 구축·비즈니스 활발

현실성 있는 투자 및 기다림 통해 수소경제 선점해야



이번 전시회는 기술적 성숙도가 완성된 일본의 수소사회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는데서 의미가 있었다. 과거엔 에너팜 보급을 위한 보조금 정책과 수소 생산, 수소스테이션 건설을 위한 기술과 장비 등 개별적인 기술, 정책 등을 주로 홍보했다면, 이제는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포괄적인 방향 제시와 수소 관련 제품들의 성능 향상과 기술적 완성도 및 경량화, 고부가화를 실현하기 위한 소재, 부품들의 전시가 크게 늘어났다. 특히 수소차와 수소충전기가 전시된 혼다 부스에는 인파들이 많이 몰렸는데 수소차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함을 느낄 수 있었다. 수소연료전지 시장에는 브라더공업 등 신규 기업들의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참관단은 이번에 현지기업 방문의 일환으로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로 자연과학 전반을 연구하는 이화학연구소(Rikagaku Kenkyusho:RIKEN)를 방문했다. 과학과 기술을 개발해 대중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이전을 목적으로 지난 1917년 설립된 이화학연구소는 연구직만 3천명, 예산은 930억엔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대규모 조직을 가지고 있다. 차세대 슈퍼컴퓨터R&D센터가 있으며 미야기현 센다이,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연구소, 와코연구소, 쓰쿠바연구소, 하리마연구소, 고베연구소, 혁신연구클러스터, 컴퓨터과학발전연구소 등 일본내 9개 거점에서 바이오센서, 라이프사이언스, 생체인식, 인공지능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 영국, 싱가포르, 중국, 한국 등에도 해외 지부를 두고 있다.

이화학연구소는 일본 기초연구의 산실이다. 최근엔 모리타 고스케 이화학연구소 그룹장 겸 규슈대 교수가 발견한 113번 원소가 ‘니호늄(nihonium)’으로 공식 결정되기도 했다. 연구소에 구축된 갤러리에서는 100년간 연구소가 개발해 사회에 공헌한 결과물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의 저력은 기다림이다. 우리나라는 단기간 성과 평가에 급급해 이과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한명도 배출되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번 해 보았다.

일본이 하루아침에 수소경제시대를 선도한 것은 아니다. 투자와 기술개발을 진행하면서 기다려온 결과다. 우리나라는 수소차를 제일 먼저 개발해 놓고도 일본의 투자와 준비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가 세워놓은 2020년 수소차 1만대를 보급 계획을 실현하려면 연간 3,000대분 이상의 지원예산 반영이 필요한 실정이나 올해 예산은 수소차 130대분에 불과한 상황이다. 수소스테이션 확대를 위해선 설치비용 외에도 운영비 지원이 필요하지만 부족한 예산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수소스테이션을 2020년 100개소, 2025년 300개소, 2030년 1,000개소 건설하고 수소차의 경우 2020년 5,000대, 2030년 100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고 있고, 수소차 보조금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소경제시대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돼 있다. 수소경제시대에서 우리나라가 ‘패싱’ 되지 않으려면 정부의 현실성있는 전략 수립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원은 단순히 자금이 아닌 기술개발, 표준선점, 수소 관련 소재부품 생태계 조성 등도 뒷받침돼야 한다. 무엇보다도 ‘수소는 위험’하다는 일반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감과 선입견을 해소하는 움직임이 가장 시급하다. 수소를 모르는데 수소경제시대를 선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신소재경제가 참관단 모집과 참관기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가 숨가쁘게 움직이고 시대의 변화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집단의 지성은 매우 중요하다. 올바른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승화 발전시켜 수소경제시대라는 새로운 흐름에 대응하는 좋은 기회가 됐길 기대하며 바쁜 일정을 아무 사고 없이 소화해 준 참관단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이화학연구소에서 참관단이 설명을 듣고 있다..

▲ 일본 혼다는 수소차와 충전시스템을 소개했다..

▲ FC EXPO에는 늦은 시간에도 수많은 참관객들이 기술을 둘러보고 있었다..

▲ 이화학연구소에는 지난 100년간 개발된 주요 기술과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 참관단 저녁 만찬시간에 신동학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장을 시작으로 참관단들이 각자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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