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출기업 3곳 중 1곳은 수출 마진 확보를 위한 마지노선이 이미 무너졌거나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전국 수출제조기업 5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기업 애로와 대응방안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의 44.2%는 수출 마진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환율 수준으로 ‘1,050원~1,100원 미만’을 꼽았다. 이어 ‘1,000원~1,050원 미만’이 18.8%, ‘1,100원~1,150원 미만’이 16.3%, ‘1,150원~1,200원 미만’ 11.5%, ‘1,000원 미만’ 5.8%, ‘1,200원 이상’ 3.4% 순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최근의 환율 수준(5월 4일 현재 1,116원)을 감안할 때 수출기업 3곳 중 1곳(31.2%)이 수출 마지노선 환율을 위협받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환율 하락에 대한 대처 방안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수출기업 75.4%가 ‘없다’고 답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이 같은 응답을 한 기업이 무려 81.7%에 달해, 지금과 같은 하락세가 지속되면 하반기 국내 수출기업의 대부분이 경영난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 6월 말과 12월 말 환율에 대해서는 각각 ‘1,092원’(평균)과 ‘1,061원’(평균)으로 예상해 기업들은 현재의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산업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부품’ 업종의 87.3%가 ‘환율 하락에 따른 피해를 입고 있다’고 응답했고, 이어 ‘음식료·생활용품’(77.1%), ‘섬유·의류’(75.8%), ‘선박·기계류’(74.3%) 순으로 조사돼 업종 평균치(67.9%)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무·플라스틱·제지’(56.8%), ‘금속’(57.3%)과 ‘가전’(60.0%) 업종은 평균치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구체적인 피해 내용으로는 기업의 75.4%가 ‘원화 환산 수출액 감소로 인한 채산성 악화’를 가장 많이 꼽았고, ‘기 수출계약 물량에 대한 환차손 발생’(33.3%), ‘수출단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 및 해외 시장점유율 하락’(22.8%) 등이 뒤를 이었다.
수출기업 애로 해소를 위해 정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원자재가격 안정’(62.5%)이 꼽혔고, 이어서 ‘안정적 환율 운용’(56.9%), ‘통관·수출 관련 행정 절차 간소화’(30.2%), ‘수출금융 지원 강화’(28.2%), ‘해외 전시회 및 마케팅 지원’(18.8%), ‘기업 환 위험관리 지원’(16.9%) 등이 뒤를 이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 부회장은 “최근 수출업계에서는 가파른 환율 하락세로 인해 채산성 및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며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중소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계 상황에 봉착할 기업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아 환율 안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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