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엔지니어링’ 전문가 육성, 주력산업 재도약 핵심
▲ 이보영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
■ 국내 ‘용접엔니지어링’ 전문가가 부족한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용접기능사가 30만명에서 35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관리하는 ‘용접엔지니어링’전문가를 1인당 기능사 20명씩 관리하는 것으로 잡고 계산하면 약 1만5,000명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본 능력이 뛰어나 1인당 50명씩 관리 한다고 치면 약 7,000명이다.
아직까지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최소한의 인력으로 생각해보자면 지금 국내에서 필요한 수요는 7,000명 정도라고 본다.
하지만 지금 국내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인력은 약 1,000명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전문가들을 육성하는 전문기관도 매우 부족하다. 대학기관에서는 조선대와 한밭대에서 교육을 실시하며 올해 우리 항공대에서도 용접전문인력을 위한 교육을 시작했다. 그리고 용접 학회등에서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작년 7월1일부터 유럽은 중요한 용접 구조물을 만들 때 용접 관리자가 꼭 있어야 하는 법이 생겼다. 시공등급을 A, B, C, D 단계로 나누고 중요한 제품은 그 등급의 용접엔지니어가 만들게 하고 있다.
그래서 유럽과 일을 진행하는 국내 일부 기업들도 점차 이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제대로된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법규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용접은 모든 산업의 기호로 정유, 중장비, 조선 비행기든 모든 제조에 핵심기술이지만 정작 우리나라에는 고유의 기술이 턱없이 부족해 매년 엄청난 로얄티를 지불하고 있다. 산업계의 요구와 세계의 흐름사이에서 부족한 수요 충족으로 기술 개발을 이끌기 위해선 지금이야 말로 용접엔지니어링 전문가 육성에 힘써야 하는 때라고 본다..
■ ‘용접엔지니어링’ 전문가육성이 이토록 더딘 이유는
이는 지금까지 ‘용접엔지니어링’ 전문가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한 탓이 크다.
우리들은 용접을 단순히 물건을 붙이는 기능으로만 파악하고 있다. 공학을 가르치는 대학교수들도 조차 용접을 학문으로 봐야하는지 의구심을 가지는 이들이 더러 있는데, 일반인들의 시선은 말할 것도 없다고 본다.
용접엔지니어링(공학)은 단순히 재료를 붙이는 역할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계공학적인 측면과 금속공학을 결합해 제품의 물성을 이해해야 하는 학문이다.
설계된 제품들은 용접을 통해서 제작이 완료가 되는데, 용접을 알아야 효율적이고 더 나은 발전된 설계가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 현장에는 용접을 구조적으로 제대로 알고 있는 인력이 적어 설계가 되지 않는다. 아직까지도 우리는 설계를 사와서 베끼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1960년대 후반부터 제조업이 본격화됐는데 그 시절에는 부품을 줄여 더 빨리 제품을 만드는 데에만 주력했다. 외국사람들은 자기네가 요구하는 품질로 보다 싸게 그럴듯하게 잘 만드는 우리나라에게 기술 주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2000년도 들어오면서 저렴한 노동력을 무기로 제조업에 본격 뛰어든 중국으로 인해 달라졌다. 우리나라로 올 기술들이 중국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우리가 독자적인 설계능력이 필요한데 이런 능력은 어느 순간 생겨날 수 없다. 오랫 교육을 거쳐 학문으로 이를 탐구하는 인재들이 필요한 것이다.
엔지니어링, 설계능력을 배우기 위해서는 체계화된 교육이 필수적이지만 공대에서는 이런 학문을 가르치지 않는다. 현장에 나간다고해도 배울 수가 없다. 외국사람들이 준 기술을 그대로 쓰기만한 현장 선배들도 용접엔지니어링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나이가 있는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와 신입을 붙여 엔지니어링 기술을 전수해주곤 하지만 국내에는 이런 시스템이 없다.
국내 자동차 회사의 경우에는 2005년도부터 세계적인 품질을 갖춘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설계도면 작성을 위한 용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부분 책임 연구원들로 구성되어 2박3일정도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다른 중소기업업체들의 실정은 어떠할지 눈에 보이는 것이다.
대학은 좀 더 전문화된 과정으로 교육을 힘써야 한다. 공대만해도 한학기에 역학만 세과목이나 배우는 경우가있는 이는 천재가 아니고서야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시험도 보고 A도 나온다. 졸업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이것저것 다 배워야하는 학생들의 현실이 안타깝다.
대학에서는 교사확보율, 캠퍼스 현황, 실험기구 수준만을 강조하지 말고 전문가 육성을 위한 교육적인 커리큘럼 강화에 힘쓸 필요가 있다.
핵심기술·인재육성 관심 부족…제조업 약화 악순환
항공대, 용접 전문인력 양성 및 기술애로 해결 집중
■이런 인력 문제 해소를 위해서 항공대에서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항공대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지원 하에 산학연 용접 전문가들과 함께 용접기술에 어려움을 가지는 뿌리기업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다방면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용접·공정·배료·시공등 전반적인 용접 기본 교육이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뿌리산업 인력전문화시스템 구축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용접 전문 지식이 필요한 용접관련 중소 제조기업들의 요청에 맞춰 시간과 날짜를 조율해 용접전문가들이 각 지역의 공단이나 기업 교육장에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안산, 대구, 김포 광주 지역등을 직접 방문해 국가 뿌리산업진흥센터 지원 하에 항공대 주관으로 ‘뿌리산업 인력전문화시스템 구축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용접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것으로 주로 자동차부품재료 용접과 전반적인 용접공정 및 복합재료 소재 종류와 특성을 교육하는데 이런 제작공정, 접합기술, 품질 검사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생기는 애로점에 대해 토의를 통해 해결방안까지 제시해 기술적인 교육에서 끝나지 않고 엔지니어링 전문육성에 힘쓰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뿌리기업증명서를 보유한 기업 재직자와 뿌리기술(용접·주조·금형·소성가공·표면처리·열처리) 분야 종사자들에게는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용접산업인들과 용접을 배우고자하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한국 산업은 지금 ‘넛크래커(nut cracker)’의 위기에 처해있다. 밑에서는 후발주자인 중국에게 가격경쟁으로 밀리고 있고 위로는 선진국들은 더 이상 기술을 주지 않아 품질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이를 타계할 방법으로 독자적인 개발능력을 통한 보다 발전된 모습이 필요하다. 개발을 위해서는 엔지니어링, 전문화된 학문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다.
최근 용접학회에 용접관련 컨설턴트 상담이 많이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예전에는 일이 안되면 물어물어 해결하곤 했는데 이제는 업계에서도 전문가의 중요성을 느끼고 학문적으로 용접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아오는 것이다. 용접에 대한 현장의 인식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있다
산업 현장 인력들은 보다 깊은 연구를 통해서 이런 업계 요구 충족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며, 학생들에게는 보가 폭 넓은 기회와 전문적인 지식을 학습할 수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턱없이 부족한 전문가 육성을 위해 대학기관이나 학회와 연계한 교육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항공대 역시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는 교육과정 지원을 통해 우리나라 용접엔지니어링의 발전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