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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1-15 15: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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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표준, 韓 주도






■ 표준의 중요성


우리나라의 근대 표준은 산업부문에 적용하는 산업표준에서 출발했으나, 현재는 산업뿐만 아니라 안전, 보안, 금융, 사회·윤리시스템, 문화 콘텐츠 등 사회 전 분야로 영역이 확장돼 국민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며, 또한 국가 간의 무역에 있어서도 그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다.

산업의 발달은 기술발전과 그 궤를 같이 하지만, 그 이면에는 기술기준과 표준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술개발-제품생산-판매-표준개발-표준확산의 전통적 과정을 거치면서 산업이 발달했고, 이 과정에서 표준은 시장의 확대 및 기술의 확산 그리고 기술발전이라는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제품의 수명 주기가 짧고 기술의 변화․발전 속도가 빠르고, 또한 기술과 기술,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는 시대에는 전통적 방식에 의한 표준화로는 시대에 부응하기에 역부족한 면이 많다. 따라서, 표준의 역할에 있어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며, 이제는 기술개발과 연계한 표준개발 또는 기술개발에 앞서는 선행표준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1975년 국제무역기구(WTO) 체제가 출범한 이래 세계는 국가 간 무역의 자유화를 추구하고 있으나, 각국의 기술기준과 적합성 판정 절차의 상이함에 의한 무역의 기술장벽(TBT)에 직면하고 있고, 이러한 기술기준과 적합성 판정 절차의 근간이 되는 것이 표준이다.

이에 따라 WTO TBT 협정에서는 국가 간의 기술장벽 해소를 위해 회원국이 기술기준, 적합성평가 및 표준을 적용함에 있어서 관련 국제표준이 있을 경우에는 그것을 채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국제표준의 중요성이 증대함에 따라 오늘날 세계 교역량의 80%가 국제표준의 영향을 받게 됐고,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표준의 중요성이 더욱 강력히 대두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가표준(KS)을 총괄 관리하고 또한 ISO(국제표준화 기구,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 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 등 국제표준화기구에 대한 국가대표 기관의 역할을 하는 곳이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 원장 성시헌)이다. 국표원은 표준, 인증, 제품안전, 기술규제 등의 4대 업무를 총괄 관리하고 있으며, 이러한 업무의 근간이 되는 것 또한 표준이다.

따라서 국표원은 융합시대에 부응하고 WTO 체제에 맞는 표준정책을 구현하고자 관련 법규를 정비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대표적 정책이 기술개발의 기획단계에서부터 표준과 연계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표준을 선행 개발토록 하는 표준기반 R&D 정책과 국내기술을 국제표준으로 하는 국제표준화 정책이다.

표준기반 R&D 정책을 모든 R&D 사업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주요산업 분야의 R&D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국가표준코디네이터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국표원이 임명한 민간 표준 전문가인 국가표준코디네이터가 국책과제의 표준화 연계를 위한 기획, 자문, 평가, 조율 및 중장기 전략 수립 등의 역할을 수행토록 하고 있다.

■ 웨어러블 산업 표준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는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스마트 기기로 부상하고 있고, ICT 융합 활성화로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2014년 3월 미래 경제 성장을 이끌어 갈 13대 성장동력산업의 하나로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를 선정했다.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는 산업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 헬스, 의료 등의 분야에서 이미 다양한 기능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고 그 영역이 확대될 것이 확실하며, 기업적 측면에서는 대량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기능의 다양성을 살린 특화된 소량의 제품 생산으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중소·벤처 기업에 맞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술적 측면에서 접근하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되는 새로운 기술적 요소보다는 대부분 융합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표준도 완전히 새로운 표준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표준기술을 웨어러블 기기에 적합하게 적용하는 표준 개발이 필요하다.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자 측면에서 바라보면 어떤 표준이 필요한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난다. 웨어러블 기기는 인체에 착용 또는 부착해 외부와 통신을 하는 기기로써 내부에는 많은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

따라서 장시간 인체에 접촉해 기기를 사용하는데 따른 접촉 유해성 여부와 기기로부터 발생하는 전자파의 인체 안전성 문제 그리고 개인정보의 누출 방지를 위한 통신 보안 등에 관한 표준화가 제품 출시 전에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기기의 성능에 대한 신뢰도와 내구성 문제 등에 관한 평가방법의 표준화는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선행돼야 할 사안이며, 생산자의 입장에서도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다.

웨어러블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기술개발과 시장 확산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표준의 측면에서 선결돼야 할 사항이 많이 있다.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문제는 기기의 성능에 대한 신뢰성 보다 기기에 포함된 유해물질의 인체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더 많이 거론되고 있는 것 같다.

인체 유해성이 의심되는 유해물질로는 Ni(니켈), Pb(납), Cd(카드뮴), Cr(VI)(6가 크롬), Hg(수은) 등의 중금속류, 그리고 플라스틱 및 섬유제품의 pH(수소이온 지수로써 용액의 산성도를 가늠하는 척도), 포름알데히드, 알러지 염료, 프탈레이트(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 첨가제), DMF(디메틸포름아미드), PAHs(다핵성 방향족 탄화수소) 등의 유기성 유해물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유해물질이 제품에 어느 정도 이하로 함유돼야 안전한지에 대한 기준과 함유량을 측정하는 측정방법의 표준이 선행돼야 한다. 웨어러블 제품에 있어서 기술기준과 표준 등의 미비로 시장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항을 일부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 금속제품 인체 안전성-인체 안전성에 대한 기준이 필요

손목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나 운동량 측정기구, 태블릿PC 등에 흔히 사용되는 금속인 니켈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이 적지 않음에도 안전기준이 없다. 최근에는 손목시계형 기기 외에도 휴대전화, 노트북, 비디오 게임기 등에서도 니켈 알러지가 일어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4년 2월 건강관리용 스마트기기 제조업체인 ‘핏비트(FitBit)’는 '피부에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고객들의 항의로 제품 100만대 이상을 리콜해야 했다. 당시 접수된 증상은 염증, 발진, 가려움증 등이다. 이들은 모두 치명적이지는 않으나 적잖은 불쾌감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핏비트 측은 어떤 이유로 피부에 문제점이 발생했는지 대한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해 소비자들로부터 집단소송 위기에 몰려 있다.

‘월드 디즈니 파크 앤 리조트’는 지난 2011년 어린이용 시계 1,200개를 리콜한 사실이 있다. 역시 손목이 닿는 시계 뒷면에 니켈이 함유됐기 때문이었다.

미국 소아과학회 저널에는 최근 어린이들 사이에 니켈 알러지가 급증하고 있다며 11세 어린이들에게 가장 많은 피부 알러지를 일으키는 기기는 '아이패드' 라는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는 미국 내 전체 인구 가운데 10%~20%가 니켈 알러지를 보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신체에 닿았을 때 알러지를 일으키는 니켈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 아기의 건강상태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유아용 웨어러블 제품의 안전성 - 통기성과 세탁성에 대한 표준, 아기의 피부에 미치는 안전성에 대한 표준이 필요

‘레스트 디바이스(Rest Devices)’社의 ‘미모 베비 모니터(Mimo Baby Monitor)’는 2014년 초에 출시된 보디슈트(bodysuit) 형의 제품으로, 아기가 이 옷을 입고 있으면 아기의 호흡, 심박수, 체온 등의 건강 데이터와 자세, 수면 상태, 평상시 움직임 등의 활동 상황을 스마트폰 등의 단말기로 24시간 실시간 상태 파악이 가능하다. 정상을 넘어선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스마트폰 등을 통해 경보음이 울리게 된다.

‘아웃럿 베비 케어 사’의 양말형 웨어러블 제품(그림1 참조)은 아기의 호흡이나 자세, 수면 상태, 평상시 움직임 등의 활동 상황, 심박수, 체온 등 다양한 데이터가 24시간 체크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아기의 신체상태가 정상 수치를 넘어선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스마트폰 등을 통해 경보음이 울리게 된다. 동 제품은 출시를 앞두고 UL(Underwriters Laboratories, 소비용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 보험업자협회가 1894년부터 관장해 오고 있는 세계최대 규모의 전기·전자분야 표준) 인증을 받고 있는 중이다.

‘스프라우팅(Sproutling) 사’에서는 내년 3월 밴드형의 아기용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기기를 아기 발목에 부착할 경우 심박수와 체온, 활력징후(vital sign) 등을 체크한다. 아기의 움직임 예측도 가능하며 아기가 어떤 자세로 잠을 자고 있는지, 잠이 깬 상태에서는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24시간 아기 상황을 체크하며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모바일 앱을 통해 엄마에게 즉시 경고신호가 전달된다.
 
O 제품 성능의 신뢰성에 관한 문제 - 제품의 내구성 및 내환경성에 대한 표준 필요

2014년 3월 미국에서 개최된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 패션 전시회에 출시된 ‘BB슈트’는 와이파이, 블루투스, GPS, NFC 등의 통신 기능과 배터리를 내장해 어디서나 충전이 가능하지만, 세탁으로 인한 전자칩 손상에 따른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상용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

▲ ‘아웃럿 베비 케어’ 社의 양말형 웨어러블 제품.

웨어러블 제품이나 기술과 관련해 국가표준(KS) 또는 ISO, IEC의 국제표준이 제정된 것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IEC TC 100(오디오/비디오/멀티미디어 시스템 및 장비)에서 국제표준 추진을 위해 ‘14년 6월 Study Session을 만들고 현재 관련 전문가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국제표준화기구로써 잘 알려진 IEEE에서는 착용 가압대가 없는 웨어러블 혈압 측정 장치의 성능 평가방법에 대한 표준(IEEE 1708-2014)을 제정했다. 동 표준은 웨어러블 혈압계에 대해 제조업체가 제품을 검증하고 품질을 평가하며, 잠재적 구매자나 사용자가 구매 예상 제품을 평가해 선택하고, 건강관리 전문가가 제조 방법을 이해하기 위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 웨어러블 표준 정책

국표원은 웨어러블 분야의 표준정책으로써 IEC 국제표준을 주도하기 위한 국제표준화 정책과 국책과제의 기술개발에 표준을 연계하는 R&D-표준 연계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표준화 정책으로는, 2014년 11월 10일 동경에서 개최된 IEC SMB(표준화관리이사회)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의 신규 기술위원회(TC) 설립을 제안했고, 이런 제안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져 TC 설립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ad-hoc group(전문가 그룹)이 구성돼 검토 중에 있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2015년 6월에는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 기술위원회의 설립이 결정될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는 우리나라 주도로 다양한 웨어러블 국제표준이 제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기술을 국제표준화 하는 것은 우리나라 기술과 제품에 대한 우수성을 알리고 국제적 신뢰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SMB회의와는 별도로 개최된 IEC의 개별 TC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의 요소기술이 되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의 신규 국제표준안(NP) 11건을 제안했으며(표 1. 참조), 현재 TC의 각 작업반(WG)에서 국제표준 제정을 위한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국표원은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의 국제표준화를 위한 중기 전략을 수립하고, ETRI를 비롯한 전문기관 중심과 산업계 등이 결집한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중심의 표준개발 팀을 구성했다.

기술료사업과 표준기술력향상사업 등을 활용해 국제표준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표 2. 참조), 2016년까지 6건의 국제표준을 더 제안할 예정으로 있다. 그리고 시험인증경쟁력강화사업의 16개 유망 후보분야 중의 하나로 웨어러블 기기가 선정돼 향후 제품 성능 관련 표준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시험인증이 웨어러블 제품의 성능 향상 및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웨어러블 제품의 시험 인증과 관련해서는 창구의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있다. 이것은 웨어러블 제품이 다양한 기술의 융합이어서 시험인증 창구가 다원화 되는 것을 걱정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 표1. 웨어러블 기기의 IEC 국제표준 제안 현황.

▲ 표2. 웨어러블 기기 표준개발 국책연구과제.

한편, R&D-표준 연계정책으로는,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분야를 국가표준코디네이터사업의 7개 분야 중 하나로 선정했고, 웨어러블 분야의 표준기반 R&D 로드맵 개발을 최근에 완료했다. 동 로드맵에서는 기술개발이 필요한 주요기술 80건과 각 기술별로 표준개발이 필요한 표준화 항목 133건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개발이 시급한 것은 웨어러블 제품의 인체 안전성과 신뢰성에 관한 표준이다. 표 3과 4는 로드맵에서 선별한 인체 안전성 관련 표준 10건과 신뢰성에 관한 표준 20건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로드맵 개발을 주도한 한태수 국가표준코디네이터는 동 로드맵이 웨어러블 기술개발과 표준개발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가이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정부에서 추진하는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 산업 육성을 위한 R&D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대규모 신규 사업에 대한 예산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장관 주관으로 실시하는 사전적인 타당성 검증․평가)를 통과하면 동 사업에 적극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웨어러블 산업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에 국가표준을 신속히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표3. 주요기술과 연계한 안전성 관련 표준화 항목.

▲ 표 4. 주요기술과 연계한 신뢰성 관련 표준화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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